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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와디즈 콘텐츠팀 Oct 05. 2021

콘텐츠 장인 jtbc스튜디오에게 콘텐츠를 제안했습니다

에디터와 콘텐츠 디렉터의 경계에서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는 법

'jtbc 스튜디오요?’


콘텐츠 디렉터로 일하다 보니, 살면서 전혀 접점이 없을 것 만 같았던 방송국과 함께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됩니다.

와디즈와 jtbc 스튜디오의 스튜디오 룰루랄라(이하 스룰라)가 콜라보 프로젝트로 <아이디어 판다>라는 프로그램을 열었습니다. 세 명의 MC와 아이돌 게스트가 만나 기업의 의뢰를 받고, 아이디어를 모아 브랜드 굿즈를 제작하는 컨셉의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이었는데요. 


약 10주간의 긴 호흡으로 진행했던 스룰라 프로젝트는 6월 16일에 첫 회차 방영을 시작으로 8월 25일 마지막 10회 방영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올여름을 꽉 채워 함께했네요. 


와디즈 펀딩을 통해 실제로 제작되고 배송까지 완료된 제품에 대한 리뷰(만족도 평가)가 하나둘씩 올라오고 있는 시점에서, 에디터와 콘텐츠 디렉터의 경계에서 담당했던 스룰라 프로젝트에 대한 짧은 리뷰와 함께 콘텐츠팀의 에디터가 콘텐츠 디렉터로 성장하는 과정을 소개해 보려 합니다.

담당 프로젝트 제품의 별점이 좋으면, 에디터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집니다





콘텐츠 디렉터의 또 다른 직업, 에디터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에게는 두 가지 미션이 있습니다.

하나, 직접 스토리를 기획하여 작성한다.

둘, (메이커가 작성하여 제출한) 스토리를 디벨롭할 수 있도록 수정을 제안한다.


콘텐츠 디렉터는 ‘디렉팅’을 통해 콘텐츠를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기획하기도 하지만, 메이커가 이미 작성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더 풍성한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제안’하는 ‘에디팅’의 역할을 할 때도 있습니다. 콘텐츠 팀에서는 이 직무를 에디터 또는 스토리 디벨로퍼라고 부르고 있어요.

와디즈 콘텐츠팀의 디렉터들은 에디팅과 디렉팅을 오가며 진정한 ‘콘텐츠 디렉터’로 거듭나게 됩니다. 필수 커리어 패스는 아니지만, 우리는 스토리 디벨로핑을 통해 와디즈 인사이트와 콘텐츠적인 감(?)을 강화하고 디렉터로서의 역량을 키웁니다.



방송과는 또 다른 세계, 크라우드 펀딩


디렉팅을 하게 될지, 에디팅을 하게 될지. 콘텐츠팀 담당자가 마음대로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각 프로젝트를 담당하시는 와디즈 PD님과 메이커님, 마케팅 관계자, 프로젝트 총괄 담당자, 콘텐츠 제작 대행사 등의 의견과 전체적인 진행 일정을 바탕으로, 에디터의 투입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제가 스룰라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것은 두 번째 펀딩이 막 완성되어 공개된 시점이었습니다. 방송국 제작진이 직접 운영하는 펀딩 프로젝트였던 만큼, 프로젝트 스토리 역시 방송된 내용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요.


초기 프로젝트는 방송 회차의 <다시 보기>와 같이, 다양한 짤들과 간략한 제품 소개 이미지 위주로 작성되었습니다.


방송을 재미있게 봤던 시청자라면, 또는 해당 회차에 나온 연예인의 팬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스토리가 맞을 겁니다. 하지만 콘팀의 브런치를 쭉 구독해 주셨던 분들이라면 와디즈 서포터는 그렇게 만만(?) 한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와디즈의 주요 고객, 서포터가 궁금하신 분들은 콘텐츠팀의 고민이 담긴 이 글을 읽어보세요. 강력 추천★) 


역시나 엄청난 파급효과를 예상했던 스룰라 아이디어 판다의 펀딩 역시 와디즈 서포터님들의 간택을 받는데 난항을 겪게 됩니다. 더구나 방송분 촬영과 제품 확정 이후, 스토리를 작성할 수 있는 절대적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양질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데 어려움이 있기도 했어요.

에디터님 도와주세요!!!!

그렇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세 번째 프로젝트부터 에디팅 업무를 맡게 되었습니다. (사실 너무 재밌어 보여서 꼭 하고 싶었어요. 방송국이라니!!)



에디터의 업무는 대략 이런 식으로 구성됩니다.


1) (메이커 작성) 스토리 콘텐츠 확인 및 제품 파악
2) 레퍼런스 서치
3) 재구성 기획안 작성
4) 스토리 최종본 확인


1) 스토리를 통해 제품의 USP, user selling point를 파악합니다.

아마 콘텐츠 디렉팅과 가장 큰 차이는 이 출발 지점에 있지 않을까 합니다. 에디터는 제품의 실물이나 메이커 미팅이 아닌, 메이커님께서 1차적으로 작성하신 스토리를 통해 제품을 만나게 됩니다.


콘텐츠 디렉터가 진행하는 서면 인터뷰도, 대면 미팅과 샘플 확인 단계가 휙- 하고 축소되어 더 쉽다고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단편적인 콘텐츠에 의존하여 제품을 파악해서 풍성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고민하는 시간은 결코 짧아지지 않습니다. 스토리를 읽으며 제품을 파악하는 단계는 단순히 '제품이 무엇인가'를 이해하는 과정이 아닌, '서포터에게 어떤 어필 포인트가 있는가'를 탐색하는 단계이기 때문이에요.


메이커님께서 제공해 주시는 한정적인 이미지로 제품을 파악하다 보니, 실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사진이 부족한 경우도 생기기 마련인데요. 이런 경우에는 상상력을 총동원하여 머릿속으로 제품을 그려보고, 제품을 사용하는 내 모습을 떠올리며 어떤 강점이 있는지 고민해 보곤 합니다.

어린 시절 상상력을 키워준다는 그림책 좀 더 열심히 읽을 걸 그랬습니다. 7세의 나... 반성해....


2) 찾고 찾고 또 찾습니다. (펀딩 프로젝트 사례를요.)

제품 파악이 완료되었다면 리서치의 시간입니다. 저는 에디터의 업무를 할 때는 가급적 와디즈 내에서 레퍼런스를 찾아 기획안에 담고 있습니다.


와디즈 성공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째는 스토리 콘텐츠(스룰라 프로젝트의 경우, 방송 콘텐츠 기반의 스토리)에 와디즈라는 필터를 씌우는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이고요. 두 번째는 '스토리 디벨로핑'이라는 작업은 콘텐츠 담당자가 직접 뜯어(?) 고치는 작업이 아닌, 메이커님이 수정해 주실 수 있도록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와디즈의 수많은 펀딩 성공사례들

와디즈에서는 이런 흐름이, 이런 이미지가, 이런 내용이 인기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줄 수 있는 근거. 다양한 와디즈 성공 사례 제시는 에디팅의 필수 단계 입니다.



3) 스토리 디벨롭의 단계입니다.

제품 파악과 리서치를 통해 와디즈 콘텐츠 디렉터에 의해 재해석된 스토리를 시각화 하는 단계입니다. 스토리 디벨롭을 하며 스토리의 구조를 바꿔보자는 제안, 제품 카테고리 별 필수로 들어가는 내용에 대한 안내, 또는 소제목 카피를 직접 작성하여 제안해 드리기도 합니다.


업사이클 장바구니 파우치가 메인 리워드였던 <현대트랜시스 업사이키링> 프로젝트는 제출 당시 '업사이클 소재'에 초점이 맞춰있는 콘텐츠로 구성이 되어 있었는데요.

기존 스토리 흐름은 ③ → ① 순서


서포터분들이 효율적으로 반응할 수 있는 '② 고급 카시트를 제작하는 가죽 소재를 그대로 활용'했다는 점을 오프닝에 추가하고, '① 간편하게 키링으로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인트로의 흐름을 변경 제안을 하기도 하였습니다.



에디터의 힘, 이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콘텐츠팀 에디터의 손길이 한차례 거쳐지면서, 프로젝트들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초기 프로젝트의 펀딩 달성 금액이 약 6~8백만 원 사이를 오갔던 반면, 최고 1천 6백9십만 원 까지 모집되는 프로젝트도 생기기도 했고요. 프로젝트의 평균 체류 시간에는 큰 변화가 없으나 유입 대비 펀딩 전환율이 약 1.6배 이상 증가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최다 서포터, 최고 펀딩 금액은 <슈스함> 프로젝트가 달성했습니다 (역시 쿠키런 팬덤의 힘!!)


물론 이 모든 성과는 스토리뿐 아니라 담당 PD님의 전략과 마케팅, 메이커님과 콜라보 기업의 피나는 노력의 결과물입니다. 뛰어난 홍보 전략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좋은 스토리'는 펀딩의 필요충분조건인 점. 입이 닳도록 강조해도 모자란 중요 팩트★랍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스룰라 프로젝트는 약 10주간의 장거리 달리기 같은 느낌의 긴 프로젝트였지만, 길었던 여정에 비해 세부 스케줄을 굉장히 타이트했습니다. 방송 일정 상, 1주일 간격으로 새로운 제품이 개발되었고, 매주 새로운 펀딩 프로젝트를 라이브 하기 위해 하루하루를 쪼개 분 단위, 초 단위로 긴밀하게 움직여야만 했어요. 네, 힘들었어요.

본 방송 라이브 시간인 수요일 17시에 맞춰 매 주 프로젝트가 론칭됩니다.


에디터는 '제안'하는 역할을 할 뿐, 직접 고치거나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타이트한 일정 때문에 '제안'하고 싶은 내용을 메이커님과 충분히 논의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없던 것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에디터가 제안한 내용을 충분히 반영할 시간적 여유도 부족했고, 제품 개발 기간 자체도 긴 편은 아니었기 때문에 제품을 직접 만져보고 체험해 보지 못한 채 스토리를 기반으로 기획안을 작성해야 했던 부분도 장벽으로 작용되기도 했던 것 같아요.


이런저런 핑계를 댔지만 결국 제 역량의 한계일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잠시 현실 타임....) 자고로 뛰어난 콘텐츠 담당자는 무에서 유를 창조할 줄도 알아야 한다는데 말입니다. 역시, 제가 더 분발해야겠습니다.





콘텐츠 디렉터는 오늘도 이렇게 성장합니다.


이번 스룰라 프로젝트는 제가 맡았던 프로젝트 중 가장 길면서 가장 짧은 호흡을 동시에 경험하게 했던, 어쩌면 가장 특별한 프로젝트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디터와 콘텐츠 담당자의 경계에서 경험할 수 있었던 정말 특별한 프로젝트였고, 아쉬움도 많이 남는 그런 경험이었는데요. 주어지는 제한적인 스토리 초안을 바탕으로 제품을 파악하고, 빠르게 스토리 전략을 도출하여 기획안을 보내는 과정. 그리고 어떻게 하면 메이커님이 더 쉽게 피드백을 이해하고 반영하실까에 대한 고민을 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에디터의 '스토리 디벨로핑' 업무는 실력 있는 콘텐츠 디렉터가 되는 여정에 좋은 양분이 되어줍니다. 프로젝트가 종료된 지 두 달이나 지난 오늘 이 시점에서, 리뷰 브런치를 작성하며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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