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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8월 근황

조직 이동 및 제품 출시 및 자동화로 업무 환경 개선하기

by 기획하는 족제비


목차

1. 제품 출시, 채용 시장에 몸을 담다

2. 시장 진입과 제품 성장

3. 팀워크와 리소스 관리의 균형 잡기

4. 취미는 자동화




1. 제품 출시, 채용 시장에 몸을 담다

8월 6일 화요일, 새로 몸을 담은 조직에서 H.X라는 제품을 출시했다.


처음에는 내가 관리하던 에이치닷 계정을 함께 쓰는 수준으로만 얽혀 있었지만, 점차 제품 준비 과정에 깊이 관여하게 됐다. 결국 더 큰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획 파트장으로 조직을 옮겼다. 그렇게 한 달 동안은 주 70~80시간씩 크런치 모드로 지낸 듯.


출시는 했지만 아직 대대적인 홍보나 이벤트는 없다. 대신 내부적으로는 고객 유치를 위한 Growth 전략을 설계하며, 세일즈·프로덕트 파트 모두가 불철주야 달리고 있다. 문제는 초기 제품이라면 피할 수 없는 ‘콜드 스타트’였다.


제품과 조직 관점에서 크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유입과 사용자 경험의 간극이다. 자연 유입된 고객들은 빠르게 이탈했다. 제품이 제안하는 가치가 실제 사용 맥락에서 설득력을 가지는지 점검해 보니,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현재는 확보된 고객 풀을 기반으로 문제를 진단하며, 초기 퍼널을 하나씩 손보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빠른 피벗과 실험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리소스의 병목이다. 특히 기획 리소스가 부족하다. 나는 기획 실무와 전략 설계를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데, 제품 운영, VOC 기반 개선, 정책 합의까지 겹치며 8명의 개발자 함께 풀어야 할 TASK를 거의 혼자 커버하는 상황이다. 기획의 병목은 자칫 개발 인력의 집중력 분산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기능 조직처럼 철저히 분리하기보다는 내가 큰 설계와 PRD를 잡고, 디자이너·개발자를 점진적으로 키워가는 방식을 고민 중이다. (자율주행..)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와 의사결정에 시간을 쓰다 보면 정작 내 일은 저녁부터 시작되는 날이 많다.


이 과정에서 얻은 배움은 분명하다.

1. 초기 Growth 전략은 ‘홍보’와 ‘이탈 사유 파악’에 적절한 비율을 찾아야 한다. 유입을 늘려도 이탈 사유가 그대로면 CAC는 치솟는다. 반대로 이탈 요인을 해결해도 고객 모수가 적으면 정확한 진단이 어렵다.

2. 제품·세일즈·CS가 따로 움직이기보다 하나의 학습 사이클로 묶여야 빠른 개선이 가능하다. 초기 단계일수록 기능 조직의 마인드보다 원팀으로 움직이는 스타트업 마인드셋이 필요하다 느낀다.

3. 무엇보다 팀이 버틸 수 있는 페이스를 설계하지 않으면, 단기 성과가 장기 성장을 저해한다. 내 리소스부터 재설계해, 내가 오히려 팀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상위 리더와 끊임없이 조율해야 할 듯.


이번 달은 ‘출시’라는 큰 산을 넘었지만, 진짜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다. 제품이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잔류 이유’를 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기획 리드인 내가 맡아야 할 역할은, 단순히 기능을 기획하는 수준을 넘어 팀의 학습 속도를 가속할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2. 시장 진입과 제품 성장

채용 플랫폼과 네트워크 효과.png ⓒ카카오벤쳐스

제품 출시 후 가장 큰 고민은 후발 주자로서 어떻게 채용 시장, 특히 '구직자 매칭/큐레이팅' 시장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경쟁사와의 차별점을 고민해 보면, 우리가 이미 국내 1위 역량검사 솔루션과 대규모 채용 ATS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전 제품들을 통해 축적된 고객풀과 브랜드 파워가 존재하는 만큼, 이는 다른 후발 주자들과의 차별화된 강점이 된다. 제품 자체는 0에서 1로의 과정이지만, 실행할 전략은 완전히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강점이라면 강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용'이라는 복잡한 시장에서 이 제품이 차지하는 위치는 여전히 도전적이다. 기존의 사내 솔루션은 채용의 일부 프로세스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했으나, 이번 제품은 구직자와 기업을 직접 연결한다는 점에서 채용 과정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채용 시장의 냉랭함'과 구직자, 기업이라는 두 개의 고객군을 동시에 다뤄야 하는 양면 시장의 고통을 함께 겪고 있다.


가장 큰 고민은 시장에 어떻게 진입할 것인지다. 어떻게 이 제품이 효과적으로 Go-To-Market 전략을 실행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지속 가능한 제품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많다. 단순히 제품 출시 이후의 마케팅이나 영업 전략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하고, 그들이 이 제품을 채용 과정에서 필수적인 솔루션으로 인식하도록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그래서 타깃 고객을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추려서 실험할 생각이다. 다음 스프린트에서 이 내용들을 챙겨 작업할 생각.



3. 팀워크와 리소스 관리의 균형 잡기

balanced workflow.png ⓒGemini

에이치닷에서 넘어오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함께 넘어온 개발자가 현재는 TPM 역할을 소화하게 되며, 리소스와 다음 작업에 대해 소통하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어떻게든 좋은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각자 실무를 하면서도 다가오는 스프린트와 배포 컨셉에 대해 고민하고 현재 상황을 분석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상적으로는 기획이 2개의 스프린트 정도를 소화할 수 있도록 미리 항목을 뽑아내어 놓고, 스프린트가 종료된 직후에는 플래닝을 통해 서브 태스크를 뽑아내어 공수를 측정하는 방식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아직 조직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달리는 법'에 적응하는 중이라, 중간중간 작업이 특정 사람에게 과중되게 부여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미리 세팅해 둔 아틀라시안 대시보드와 스크럼을 통해 체크하고 있지만, 결국 리소스에 대해 지속적으로 추적·관리할 필요가 있는 만큼, 실무 시간을 빼앗기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병목의 원인 중 하나)


항상 프로젝트 관리를 담당하게 되면, 관리와 실무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다. 관리가 지나치게 실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실시간으로 리소스를 체크하고 상황에 맞게 분배하는 과정도 필요하고, 팀원들이 부담 없이 각자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리소스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현재는 두 명이서 진행하는 만큼, 구성원이 업무에만 집중하고 달릴 수 있도록 조직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4. 취미는 자동화

현재 조직은 개발자 8명, 기획과 전략 설계를 맡고 있는 PM인 나, 사업 담당자들, 큐레이터, 리더(사업 책임자)로 구성되어 있다.


문제는 내가 PM으로서 담당하는 제품들이 H.X를 비롯해, 큐레이팅을 위한 백오피스, 구직자 플랫폼 관리용 백오피스 등 여러 가지가 있다는 점이다. 법인 매출이 N백억 원을 넘는 상황에서 정보보호 업무까지 챙겨야 하다 보니, 매월 정기적인 업무도 적지 않다. (예: 로그 검토 보고서 작성)


이로 인해 최근에는 일주일에 2~3시간씩 시간을 내서 기존의 업무들을 자동화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월 단위로 제출해야 하는 정보보호 검토 보고서 초안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구체적인 AS-IS와 TO-BE 흐름은 아래와 같다:


AS-IS

1. 백오피스 접속

2. 백오피스 로그인

3. A 메뉴에서 관리자 계정 조회

4. 테이블을 복사해 엑셀로 이동

5. B 메뉴에서 관리자별 로그 조회

6. 테이블을 복사해 엑셀로 이동

7. 수식을 이용해 특정 기준으로 집계

8. 검토 후 검토 파일을 첨부하고 결재 상신


TO-BE

1. 프로그램 실행

2. 백오피스 로그인

3. 분석 버튼 클릭

4. 연결된 API와 로직을 통해 자동으로 정리 및 분석

5. 자동 집계 및 다운로드

6. 검토 후 검토 파일을 첨부하고 결재 상신


분석 자동화.png 자동화 프로그램 예시 ⓒ작가편집

이미 몇 년 동안 운영된 제품이라 추가적인 API 개발은 필요하지 않았다. 대신, 백오피스의 로그인 및 각 메뉴별 조회 API를 활용했다. 분석 부분은 파이썬을 사용해 집계 방식에 맞는 수식을 만들어 처리했다. 사실, 기존에 사람이 수동으로 하던 작업을 시스템화한 것이기 때문에 프로세스적으론 어렵지 않았다.


이전과 가장 큰 차이점은, 기존의 수동 업무가 이제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끝난다는 점이다. 시간은 약 10배 정도 단축됐다. 이렇듯 요즘은 API를 조합해 Streamlit을 활용해 자체 백오피스를 만들거나, 프로그램을 통해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런 자동화가 PM으로서 살아남는 중요한 팁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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