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기획하는 족제비 Feb 28. 2023

현명하게 아이디어를 기록하기, 제텔카스텐 방법론

더 이상 우리의 소중한 생각이 휘발되지 않도록


인트로

생각은 머릿속에서만 머물면 휘발되기 나름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생각을 입 밖으로 내뱉는다. 발화 과정을 거친 생각은 실체를 가질 수 있는 힘을 얻는다. 머리 밖에 나온 생각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여러 사람의 생각을 통해 자신의 몸집을 불리거나 혹은 종이 위에 써내려 져서 그 존재의 의미를 부여받는다. 이처럼 사람은 수없이 많은 생각을 세상으로 끄집어낸다.


존재를 가지게 된 생각들은 모두 정보가 된다. 정보의 깊이는 제각각일지라도 결국 정보의 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많아지게 될 것이다. 하지만 구분되지 않는 수많은 정보들은 되려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정리되지 않은 정보들을 시간이 흐른 뒤 확인하게 되면 어떤 정보인지 존재를 기억해 내는 데만 해도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이번 글은 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좋은 방법론인 제텔카스텐 방법론에 대한 내용이다. 방법론에 대한 개념을 복기하고자 작성한 학습 글이기도 한 만큼 피드백이 있다면 부디 편하게 말해주었으면 좋겠다. (피드백 대환영)




제텔카스텐 방법론이 뭘까?

제텔카스텐 방법론은 1960년대 독일의 사회학자 니클라스 루만 교수가 만들어낸 방법론이다. 제텔카스텐Zettelkasten은 독일어로 ‘슬립 박스’ 혹은 ‘카드 인덱스’를 의미한다. 이름처럼 이 방법론은 정보를 구조화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노트 작성 방법으로써 연관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보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기반을 두고 있다.

니클라스 루만 교수의 Zettelkasten (Slip-box)



특징

이 방법론에서 정보는 개별적인 아이디어 혹은 개념 단위로 분해하여 메모에 구성된다. 각 메모에는 메모를 구별할 수 있는 식별자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결국 메모는 하나의 식별자와 함께 하나의 아이디어 혹은 개념을 포함하게 된다.


식별자를 가진 메모는 비슷한 식별자를 가진 메모와 관계를 가지게 되고, 이들의 관계에 따라서 물리적으로 보관하거나 디지털 시스템으로 카테고라이징 수 있다. 우리는 이를 통해 각 메모를 쉽게 검색하고 교차 참조를 할 수 있게 된다.

메모 상자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 출처: wikipedia.org )


제텔카스텐 방법론의 또 다른 특징은 문제를 해결하거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일련의 단계(문제정의→정보수집→분석→계획 설정→결과 도출)가 존재하는 선형적 사고(Linear)가 아니라, 아이디어와 개념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하고 나중에 다른 아이디어와 연결하는 등 단계가 뒤집힌 비선형적 사고(non-linear)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결국 문제정의가 선행될 필요 없이 문제와 해결책을 동시에 디벨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즉, 해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 조금 더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 기획자인 내가 어떤 기획을 더 잘하는지를 알려면 그 기획을 한번 해봐야 알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비선형적 사고가 필요한 이유



사용 방법

제텔카스텐 방법론은 되게 루틴하고 간단하다. 아래의 세 가지 방법을 기억하자.


1. 글로 짧게 정리한 메모를 작성한다. 매일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개념을 누가 봐도 이해할 수 있도록 짧게 작성해야 한다.

2. 메모를 기존에 작성해 놓은 메모에 배치하여 연결한다. 식별자를 태그(#)로 관리해 보자.

3. 특정 주제로 묶을 수 있도록 메모가 충분히 쌓이면 이를 통해 글을 작성한다.



메모 배치 방법

방법론의 사용 방법 2번에서 언급한 메모 배치에 대한 내용이다. 메모 배치는 아래와 같은 기준으로 하면 편리하다.


1. 메모를 작성한다.

2. 방금 작성한 메모와 관련된 기존 작성한 메모가 있다면 그 기존 메모 다음에 배치한다.

3. 관련 있는 메모가 없다면 가장 마지막에 배치한다.


이 배치 방법을 고양이 예시를 통해 설명한 좋은 글이 있다. 글이 너무 이해하기 쉬워서 방법이 헷갈린다면 이 글을 한 번 읽어보는 것을 추천한다.


https://brunch.co.kr/@labica/67#comment



제텔카스텐이 IT에 적용된다면?

1. 옵시디언

제텔카스텐에 기반한 대표적인 툴이 있다. 바로 옵시디언Obsidian이라는 툴이다. 노션과 비슷하게 노트를 관리하는데 중점을 둔 툴인데, 노션이 협업을 위한  All-in-one workspace라면 옵시디언은 단지 자신을 위한 노트 툴이라고 볼 수 있다.


옵시디언은 그래프 뷰를 제공하고 있다. 현실이라면 서랍을 드르륵 열면 띠지로 구분한 메모가 꽂혀있겠지만, 디지털에서는 보통 이런 형태로 표현되곤 한다. 메모끼리 백링크를 통해 관계를 가져가고, 이를 그래프 뷰에서 마우스 호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옵시디언의 그래프 뷰 ( 출처: https://thesecondbrain.tistory.com/entry/옵시디언-사이드바-기능 )


2. 타입드

내가 작년부터 좋아한 툴 중 하나인 타입드Typed에서도 이 제텔카스텐 방법론의 흔적을 볼 수 있다. 타입드의 경우에는 문서들끼리 백링크를 걸고, 이를 옵시디언의 그래프 뷰처럼 확인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저 문서의 꼭지가 ‘프로젝트’로 묶이게 되고 프로젝트 진행 시 관련한 문서들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타입드의 지식 네트워크 ( 출처: https://typed.do/features )


3. 그 외

예를 들어 생활코딩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는 관계 네트워크 도식 등 저 두 툴 외에도 찾아보면 꽤 있을 것이다.

생활코딩 ( 출처: https://opentutorials.org/course/1 )


그래서?

제텔카스텐 방법론은 결국 많은 정보를 관리하고 추적하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론이다. 이를 잘 사용하면 정보를 연결한 시스템을 스스로 구축하여 연관된 정보를 쉽게 찾고, 기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재밌는 상상들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잘 관리하는 효과적인 삶을 위해 한번쯤은 써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메모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습관을 이제 들여봐야겠다는 사람이라면 강추!




참고

https://tkim.co/2020/09/15/zettelkasten/

https://brunch.co.kr/@labica/67

https://www.mk.co.kr/news/business/7921495

https://www.zklab.kr/

https://coconx.tistory.com/m/485


ⓒ 327roy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