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MC를 바라보는 투자자세
가장 안전하다고 믿고 있는 미국 주식시장이 휘청인다. S&P500 기준으로 1일부터 지난주까지만 7%가 넘게 하락(1월 3일 4773pt open, 1월 18일 4397pt close) 하였고, 그제는 나스닥이 하루에만 장중 5% 하락, 어제는 종가 2% 넘게 하락하였다. 눈여겨볼 만한 점은 장이 개장한 16일 중에 단 5일만 시장이 상승하고 11일은 하락하였다는 것인데, 12월 말에 잠시 나타난 단기 산타렐리가 준 기대감과 4분기 실적에 기반한 1월의 상승에 기대를 건 투자자들이 많았기에, 지금 시장은 ‘변동성의 먹구름’으로 덮여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금리인상, 테이퍼링 단축 등의 정책적 악재를 고려한다면, 이는 이미 11월부터 뉴스 및 전문가들의 입을 통하여 귀에 못 박히도록 들어왔고, 1월 초 파월 의장의 Quantitative Tightening을 고려하더라도 이는 며칠 안되어 국채 금리 플레트닝에 대한 대응으로 이해되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한 측면이 많았다고 본다. (QT는 긴축이라고만 생각하지만, 사실 장기금리를 상승시켜 연준 입장에서는 굳이 금리인상을 하지 않아도 금리 측면에서는 효과적인 본래 계획했던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연준이 작년부터 뉴욕 연준을 통하여 단기 금리 및 유동성 조절을 잘 해온 상황을 이해해한다면 더더욱 QT는 금리 인상에 더하여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닌 오히려 금리 인상을 급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여 시장 하락이 이해가 잘 안 된다.
또 이상한 점은 요 며칠 새 장중 1.9%를 넘어서서 2%로 향하던 미국 10년 국채 금리가 하락을 시작하여 1.8%를 하회하고 있는데도, 주식시장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간의 의견대로 주식의 적정 가격을 산출하는 데에 있어 미래 가치를 현재로 당겨오는 할인율을 좌우하는 금리가 올라 시장이 흔들렸던 것 아닌지 그럼 채권과 주식이 함께 빠지는 것은 큰 손 작은 손들 가리지 않고 주식을 팔고 채권 시장으로 몰려가는 것인지 단순한 의심마저 해본다.
<미국 10년 국채금리(green)와 S&P500(red) 및 Nasdaq 100(blue)>
* 표시 상자 : 1월 19일 장중 1.9%를 넘어섰던 미국 10년 물 금리는 현재 하락하여 1.77%를 기록 같은 기간 S&P500은 약 200pt 하락하였고 나스닥 100은 약 800pt 하락
아직 주식 배당 평균 수준에 머무르는 1.7%의 국채 금리가 매력적이어서 기회비용을 무릅쓰고 한다고 생각하기는 좀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미국 주식 시장에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이 다가오고 있어서, 또는 실적에 대한 비관적인 의견이 형성되어 주식 시장을 떠나는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달러, 엔화, 스위스 프랑, 금 등의 안전자산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아직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뻔한 얘기일 수는 있지만 문제는 인플레이션으로 다시 귀결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주식 시장에 여실히 반영하는 것이 실질금리라고 본다. 명목금리는 단기적으로 횡보 또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실질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된 것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 다시 말해 향후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발생을 생각하는 투자자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심리에 단서가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실질 금리(10년 국채금리 - 인플레이션)>
* 연말 -1% 수준(21.12.31 -1.03%)에 머물던 실질금리는 한 달도 안돼 -0.50%로 반토막 수준
* 코로나 이전은 + 수준이었음 0.08%
인플레이션은 경기가 성장하는 가운데, 임금과 소비가 상승하면서 발생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경제가 락 다운되었고 정부에서 지급한 보조금으로 경제가 살아나는 가운데, 코로나 또한 백신과 치료제를 기반으로 아직 극복되는 과정에 있다. 물론 이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데에 충분한 동기를 제공하였고 공급망 이슈는 확실히 인플레이션 상승에 촉매제 역할을 하였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너무 과도했다. 그래서 연준은 테이퍼링 중단, 금리인상, QT 등의 방법으로 인플레이션을 조속히 극복하려 하는 것이다. 다소 교과서적 이야기지만, 만약 현재 미국 경제가 고점을 지났다면, 그래서 확장 사이클이 놓이지 않았다면, 연준이 굳이 반시장 적인(?) 정책을 서둘러 쓸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 든다. 실제 미국의 물가를 나타내는 소비자 물가지수와 생산자 물가지수 그리고 소매판매 지수는 모두 월간 성장률에서 12월, 1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물가가 상승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폭이 둔화되었다는 뜻이고, 심지어 소매판매는 전월대비 하락하였다. 미국 경제가 좋기는 하나 더 좋을지는 의문이라는 것이고 그 관점에서 볼 때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일은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본다.
<미국 CPI 추이 _ 전월대비 성장률>
<출처 : 네이버>
<미국 PPI 추이_ 전월대비 성장률>
<출처 네이버>
<미국 소매판매 _ 전월대비 성장률>
<출처 : 네이버>
22일 S&P500은 종가 기준 200일선을 하회하였다. 심지어 12M Forward PE는 20배를 깨고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분명 조정장이다. S&P500은 작년 하반기부터 실질금리와 유난히 높은 역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충분히 차트 비교만으로도 확인이 가능하고. 작년 2, 3월의 -0.6% 수준을 넘어서 -0.5% 수준으로 급등하였으니 주식 시장에 쇼크가 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미국 실질금리(10년 국채금리 - 인플레이션, blue), S&P500(red)>
출처 : FRED
미국 경제가 아직 코로나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물가 지표 상승 속도의 둔화가 목도되는 현재, 빌 에크먼이 언급한 대로 50bp 금리 상승이 필요하고 JP Morgan의 제이미 다이먼이 말한 것처럼 올해 6-7회 금리인상을 하는 것이 과연 물가를 잡고 미국 경제를 다시 성장 국면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한, 일부 우량 기업을 제외하고 마진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이러한 급진적인 정책이 도움이 될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 이는 더 나아가 미국과 글로벌을 이끄는 기업들의 실적 또한 영향을 줄 가능성 또한 낮지 않다고 본다. 주말에 IMF가 미국의 금리인상이 다른 국가에 경제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은근슬쩍 경고를 한 점도 살펴볼 만하다(IMF는 글로벌 성장률을 어제 4.4%로 0.5% p 하향 조정했다)
FOMC가 주목받는 이유도 잘못하면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형국이 될 수 있는 국면’에서 미국 최고 현인들의 혜안을 기다리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럼 월요일에 공포에 질려 미국 주식 시장에 내던진 13.6억 달러의 주인공들은 어떻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