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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면 May 16. 2024

표면

표면을 갖고 싶다


빛을 그러쥐고 움켜쥐고 놓아주지 않고

시꺼먼 숯처럼 덩그러니 서서


반듯하고, 흉지지 않은 표면을 갖고 싶었다


때로는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투명인간처럼 걸으며

시간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때로는 밤에 홀로 서서

하얀 달빛처럼 흔들리며

조수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며


우글쭈글한 손등에

시간은 조수간만을 새기고

콧잔등에 걸친 안경만 반듯할 뿐


표면을 갖고 싶었다


가진 적 없건만

눈 감으면 보이는 빛의 윤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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