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원 Apr 14. 2024

철없는 당신이 욕실을 꽃밭으로

철없는 당신


몇 살이냐고 묻지 않겠습니다

공자는 말했죠

불혹은 세상에 미혹되지 않고 지천명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이순은 귀에 들리는 소리에 거슬리는 바가 없다고!

그러나 세상에는 나이만 많은 애어른들이 많기 때문에 나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저는 최근에 알밤을 가져가려는 약탈자들과 맞서는 기분으로 알밤을 품은 밤송이처럼

마음의 가시를 품고 불편해졌습니다.

브런치를 3년 전 시작했을 때부터 나를 위한 작은 공간에서 나의 내면과 소통하고

작가들과 공감하며 지냈습니다.

지금은 브런치에 응원댓글이라는 것이 생겨났습니다.

대중성과 상업성이 자본이 되는 현대사회에서는 일찌감치 '자본'이 '신'(神)을 밀어내고

신의 자리보다 더 높이 올라갔습니다.

돈이란 인간에게 '신'보다 훌륭한 유혹입니다.


네, 저는 지독한 개인주의자입니다.

'타인을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좌우명이 필요하지 않을 만큼 남의 일에 관심이 없습니다.

전문지식이 필요하면 대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에 가서 자료를 찾아보면 되고

좋은 글과 책이 필요하면 서점을 이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글을 사랑하는 공간에 자본이 유입되고 금전이 오가는 브런치가 현재 불편하군요.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모든 작가들에게 수익을 주겠다고 알려왔을 때, 많은 글을 삭제하고

브런치를 떠나 스스로 동굴로 들어가는 작가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아직 철없는 당신입니다.

세상에 미혹되지 않고 온갖 소리에 거슬릴 바 없는 성인의 경지에 이르지 못해 불편합니다.

허기진 마음을 달래기 위해 근교 농원에 가서 제가 좋아하는 야생화들을 잔뜩 사 왔습니다.

그리고 야생화들로 작은방 욕실을 꽃밭으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아들내미가 욕실을 사용하기 불편하다고 투덜대도,  당분간 거실의 욕실을 이용하라고

말하는 저는 꽃을 사랑하는 철없는 당신입니다.


들꽃들은 각양각색의 빛깔과 향기를 내고 있습니다.

어떤 꽃들은 돋보이려고 우쭐대고 뽐내며

어떤 꽃들은 은은하게 수수하게 빛을 냅니다.

우리도 제각각의 모양과 빛깔과 향기로 옹기종기 살아갑니다.

저는 이제 사람들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싶습니다.

미혹에 흔들리지 않고 주변의 소리에 거슬리지 않는 철든 당신이 되려고 합니다.

잠시 멈추면 비로소 보일까요...  예쁜 꽃들이 다 지기 전까지

잠시 쓰는 것을 멈추고 그동안 읽지 못했던 작가님들의 글을 많이 읽어보겠습니다.


작은방 욕실을 꽃밭으로 만들었어요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꽃!  이름- 버베나(꽃말: 기쁜 소식)


노란 꽃 이름- 서양물레나물꽃(꽃말: 영원한 사랑과 희망),  보랏빛 꽃 이름- 로즈메리(꽃말: 나를 사랑해요)

오른쪽 다육이에서도 빨강꽃이  폈습니다.



안개꽃 (꽃말: 순결, 무죄, 완벽, 믿음, 사랑스러움, 겸손, 친절, 천국, 빛  - 좋은 의미는 모두 갖고 있네요!)


일지매화( 호주매화 꽃말: 순수, 치유)


프리뮬러( 꽃말: 자만, 부귀)


제비꽃 (꽃말: 순진한 사랑)


캄캄한 욕실에서 햇빛을 보여주기 위해 낮에는 베란다로 옮겨 온 야생화들


작가의 이전글 오늘도 우울해서 사랑을 줍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