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용은 아닐 것인데
각종 영화와 게임, 만화 따위에서 대장장이를 묘사하는 일이 많다. 편평한 모루 위에 벌겋게 달아오른 쇠붙이를 놓고 망치로 쾅, 쾅 때리는 모습이 익숙하다. 그러나 머릿속으로 모루를 생각하면 그저 직사각형이 아니다.
어느 한쪽으로 뿔처럼 뻗은 구석이 있다. 그것은 무얼 위한 것인가 꽤 오래 궁금했더랬다. 내가 이해한 결론으로는 쇠붙이를 둥글게 단조하기 위함이다.
원리를 단순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달군 쇠를 때리면 휜다. 그런데 무얼 바닥에 대고 때리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진다. 동전을 종이 아래 깔고 연필을 쓱 그으면 그 모양이 남듯, 모루의 각각을 이용해 쇠를 달리 휘게 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