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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숲을 찾아서

"구부러진 나무가 아름다운가, 똑바로 선 나무가 아름다운가.
자기 숲에 선 나무가 아름답다."

- 뮤지컬 <박열> 중에서



 버지니아 울프는 모든 여자들에게는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시절에는 여권이라는 개념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여성이 자신의 글을 쓰기 위해서는, 한 인격체가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기반으로서의 '돈'과 독립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방'이 필요했다.


 오늘날, 우리들에게는 자기만의 숲이 필요하다. 온갖 정보가 넘치고, 독립적인 공간에서도 연결이 가능한 디지털 사회에서 우리는 '자기다움'을 찾고, 그것을 회복해나가는 공간이 필요하다. 자신을 자신답게 돌볼 수 있도록 때로는 채우고 때로는 비우는 공간. 자기 숨을 쉬고, 자기 속도를 찾아가는 공간. 자신만의 사유를 하고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가는 공간. 모든 사람에게는 저마다의 숲이 허락되었을 것이고, 때때로 나는 그 숲들이 궁금해진다.


 나에게도 그 숲이 있을 것이고, 이 곳은 내 안에 있는 숲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그것은 내 안의 이야기들을 정리하는 형태로도, 또 다른 이의 숲을 엿보며 내 안의 무언가를 찾아가는 형태로도 나타날 수도 있겠다. 어떤 방법으로든, 나는 나만의 숲을 찾아갈 것이고 그 숲을 가장 나다운 숲으로 꾸미려 한다. 이 공간이 누구에게나 열려있으므로, 내가 숲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다른 이들도 자신의 숲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것이 누구라도, 자기 숲에 선 나무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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