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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드니우주인 Nov 03. 2021

신개념 롤러코스터 탑승.

아기가 나를 엄마로 만들어주었다.

첫째를 한 겨울에 낳았다.


체내에 있지 않았던 모성애를 짜고 짜내느라 고군분투 하던 겨울이 지났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과 함께 봄이 찾아왔다.


아기와 함께 제법 먼 곳으로 나들이를 갔다.


나들이 에너지는 하루 일과 중 1초도 놓치지 않고 100미터 육아 달리기를 하는 것만 같은 초보 엄마의 불끈 지은 두 주먹을 살짝 놓아보게 해 준다.


살랑거리는 봄바람과 찾아온 길가에 가득한 라벤더를 꺾어 보았다.


자연스럽게 아기에게 라벤더 냄새를 소개해 줄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겼다.



잠시 동안 라벤더 콧수염이 생긴 아기도 엄마와 함께하는 100미터 달리기 육아 놀이에서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라본다.  


애기가 나에게 선물한 인생이란 연극의 새로운 역할.


엄마.


모성애란 전혀 없을 것만 같던 이기적이었던 나였다. 그런 내가 어느새 맡은 역할에 맞혀 서서히 변해만 간다.


그랬다.

처음 내 아기를 안았다고 해서 낳자마자 아이의 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잠 못 이루는 날들과 함께 내가 낳은 아기에게 젖을 물리고, 내 새끼가 포동포동 살이 오르는 것을 보며 내 마음의 다른 방 하나... 모성애라 불리는 새로운 방의 문이 서서히 열렸다.


"아가야. 내게도 모성애가 있더라. 밤낮없이 젖 달라 입을 쩝쩝대는 너의 얼굴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예뻐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아서 눈물까지 나더라. "


육아는

나처럼 해외에서 독박 육아를 하는 사람이던

친정엄마나 시엄마..  그리고 가족들의 도움을 지속적으로 받는 사람이던

혹은 전업주부로 풀타임 육아를 하는 사람이던

출산 후 몸만 추스르고 당장 생활전선으로 다시 뛰어든 사람이던


똑같이 고통스럽고 행복하고

눈물 질질 나고 웃음 가득하며

신경쇠약에 시달리면서도 해피에너지 충만하게 한다.


육아는

수면부족에 다크서클과 함께 하지만 아기 생각만 하며 피부 생기 가득하게 하고...병 주고 또 약도 주는 24시간 휴식기 없는 신개념의 롤러코스터임이 분명하다.


아기를 키우며 매일매일 롤러코스터 타는듯한 감정에 소용돌이에 휩싸여도... 맘 놓고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도 없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당해도... 하루 24시간 1분 1초도 놓치지 않고 아기와 함께하는 것이 참 좋았다.


아기가 내게 선사하는

내 인생에서 빠질 수 없는

행복이란 양념 때문에

나의 하루는 나날이 풍요롭고 맛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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