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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블리쌤 Jul 18. 2024

그래도 기본부터(Feat. 박태웅의 AI 강의)


AI에 대해 기초부터 자세하게 설명한 책을 만났다. 

청소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썼다고 저자의 말은 책을 읽을수록 사실로 증명되었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지금 모든 사람들에게 AI 리터러시가 아주 긴요합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먼저 이해해야 대응책도 찾을 수 있습니다.


거의 이미 이전에 리서치했던 내용들의 반복이긴 했어도 재미있게 책을 읽었다.

그중 결론 부분에 주목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하지 말아야 할 일>

무슨 신산업이 나타난다고 할 때마다 정부는... 자격증을 만들고, 10만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학과를 만들겠다고 합니다... 인공지능과 관련해서도 자격증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

제 주변의 IT기업 어느 곳도 메타버스나 인공지능 자격증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

관련 학과를 만드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제프리 힌턴, 요슈아 벤지오, 얀 르쿤 중 누구도 인공지능학과를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 시간에 공학과 수학의 기본을 다지는 편이 낫습니다. 신기술이 나올 때마다 학과를 만들어야 한다면 우리는 해마다 3D프린터학과, 메타버스학과, 반도체학과, 인공지능학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럴 수는 없는 일이지요. 전 세계 어디도 이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해야 할 일>

기초과학을 육성해야 합니다. 인공지능 알고리듬은 수학을 모르고선 만들 도리가 없습니다. 인공지능 과학자 중에 수학과 물리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은 것은 그 때문입니다. 

...

2019년 전국 4년제 180개 대학 중 물리, 화학, 수학, 생물학 등 자연계 기초과학 학과가 단 하나라도 설치된 대학은 92개(51.1퍼센트)에 불과합니다... 공업수학을 가르치지 않는 공대도 많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을 외면한 채 화려한 대형 프로젝트를 만들고, 자격증을 신설하고, 관련 학과를 만드는 건 그저 모래 위에 쌓는 성과 같습니다.

...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지원은 긴 호흡으로 해야 합니다.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꼭 해야 할 분야에 들어가야 합니다. 유행처럼 주제를 따라가지 말고, 연구자를 육성하는 게 목표가 돼야 합니다. 그래야 비록 실패하더라도 소중한 경험을 쌓은 연구자는 남기 때문입니다.




조급함의 이유는 현실과 거리가 있는 욕심 때문이다. 괴리가 클수록 조급함은 더 짙어진다. 

모두가 속도 경쟁에 익숙하니 눈에 보이는 성과에 더 치중하게 되는 것이 당연해 보인다.

마치 뿌리내리기에는 관심이 없고 모두가 꽃꽂이에 집중하는 것 같다. 그래서 공부할 때 진도나 양치기로 위로받으며 진정한 실력을 쌓아갈 타이밍을 놓치고 있다.

우리나라 스포츠도 비슷하다. 엘리트 스포츠의 성과는 과소평가되어서는 안되지만, 투자한 시간만큼만의 성과가 있는지는 확신할 수 없다. 

외국의 국가대표 선수가 약사나 전문 직업을 갖고 있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고, 스페인 유소년 축구 과정에서는 하루 종일 공부하고 훈련은 저녁에 2시간가량만 한다는 이야기에 경악했다.

학교에서 프로선수처럼 수업을 제대로 듣지 않고 하루 종일 훈련하는 것이 당연해 보이는 스포츠 선수 몰빵인 삶은 프로선수 드래프트에 포함되지 않을 때의 더 큰 좌절로 나타난다. 부상으로 인해 교실로 완전히 돌아오게 된 중도 이탈 선수들은 학업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던 안타까운 기억도 있다.

과도한 경쟁은 실력을 쌓는 것보다 당장 필요한 성과에 조급하게 한다. 

스포츠 감독은 선수들의 실력보다 경기에서 이겨야 살아남는다. 학원도 실력보다 성적을 올려줘야 고객을 놓치지 않는다. 성적은 실력과 상관관계가 있지만 원리와 이해 중심의 학습 없이 암기만으로 일회성에 가까운 성적을 올리는 것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것은 곤란한 일이다. 

인공지능학과나 자격증이라는 급조된 개념은 기초보다 성과주의의 관점이다. 기초과학이 중시되지 않는 사회 분위기도 같은 맥락이다. 메디컬을 바라본다고 공학조차 기피하는데 순수과학에 대한 관심을 가질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입시제도를 계속 손보면서 기초과학에 필요한 최소한의 수학도 이수하지 않게 되는 현상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비극적인 일이다.

나의 이야기를 학교 학생들이나, 교사나 학부모님들이 낯설어 한다. 시대에 역행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입시제도가 아무리 바뀌어도 (국영수를) 잘 하는 성실한 학생들을 선발한다는 기본 원리는 바뀌지 않는 것처럼,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가장 기본적인 학문에 대한 중요성은 달라지지 않는다.

알파고가 등장한 이후와 챗 GPT가 등장한 이후 난 아래와 같은 주제로 영어교사 대상으로 강의를 했었다. 

AI와 맞짱 뜰 수 있는 인간 교사의 경쟁력...

상대가 누구이고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달라지지 않는 본질이 있다. 하찮아 보여도 그게 강점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기본을 건너띈 성과에만 집중하고 있으니 오히려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더 큰 경쟁력이자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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