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회사 김대리 Nov 16. 2020

돈이나 모으자 3

평범한 직장인의 현금 1억 모으기 - 3. 잦은 이사로 배운 미니멀리즘

직업 특성상 장기 파견이나 출장이 잦았다. 집과 회사가 편도 2시간이어서 회사 근처에서 자취를 시작했지만, 1년 즈음되었을 때 다른 지역으로 장기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첫 장기 파견 때에는 바짝 긴장한 채로 정신없는 6개월을 보내느라 오히려 돈 쓸 틈이 없었다. 프로젝트 막바지에는 생활비가 10 ~ 20만 원가량 남을 정도였다.  첫 장기 파견 프로젝트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대전으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다. 대전에 구한 숙소는 오피스텔 원룸으로 자취방에서 사용하던 물건을 모두 가져가기에는 모자란 공간이었다. 이사하던 당시에 매우 많은 짐을 버리고 또 많은 짐을 본가로 옮겼다. 


이때 느낀 것은 '앞으로 호기심에 물건을 사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였다. 잦은 이사로 SNS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아기자기한 싱글 라이프 로망이 깨진 상황이었고, 놈코어 인테리어나 오래 쓸 물건을 잘 고르는 것도 그만큼의 관심과 노력,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대전에서 서울로 복귀하고 나서 집과 본사 거리가 너무 먼 관계로 다시 자취를 시작할까도 싶었으나 그간 본사가 비싸지는(?) 땅으로 이전하면서 주변 원룸이나 오피스텔들도 너무 비싸져버렸다. 게다가 첫 자취, 장기 파견 등으로 잦은 이동에 지친 나는 멀더라도 본가에서 출퇴근을 하기로 하였다.  


왕복 4시간이 걸리기는 하였으나, 집에 드는 돈이 줄어드니 당연히 조금씩 더 모을 수 있었다. 대신 매달 50 ~ 60만 원을 본가에 냈다. 월세인 셈이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비싸지고 있는 땅으로 이사한 본사 주변의 시세와 비교하면 아주 저렴하였다. 


결혼을 하거나, 다시 지방으로 파견을 나가지 않는 이상 본가에서 지낼 생각이다. 2 ~ 3년 간의 잦은 이사로 얻은 교훈은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산다'이다. 그래서 옷, 신발, 가방 등이 망가지거나 더 이상 못쓰는 상태가 되지 않으면 거의 사지 않는다. 코로나 때문에 마스크를 매일 써야 하므로 화장도 하지 않아서 매일 쓰는 에센스, 크림, 립밤만 구매한다. 전자기기에도 관심이 별로 없어서 핸드폰도 멀쩡하기만 하면 3 ~ 4년을 사용한다. 


돈을 모으기 위한 가장 기초적이고 쉬운 방법은 불필요한 곳에 돈을 '쓰지 않는 것'이다. 하긴, 나도 자취와 잦은 이사, 불필요한 쇼핑 등을 많이 해봤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몸으로 깨달았다. 흔한 말인데도 저 사실을 체득하는 데에 아이러니하게도 시간과 돈을 많이 썼다.  

매거진의 이전글 돈이나 모으자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