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학교라고 단점이 없는 건 아니다. 그래도 그 경험은 유익했다.
- 원글 (2024년 10월 22일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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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미션스쿨이라고도 부르는데, 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기독교학교를 다녔다.
(해당 대학에 해당 고등학교 출신은 꽤 있었고, 아예 모임도 있었다. 지금도 있는진 모르겠지만..?)
- 고등학교는 종교 수업, 수업 시작 전 경건회, 목요일 오전 채플이 있었다.
특히 경건회는 내 기억으로는 선생님 없이 학생들끼리 알아서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시간이었기에, 하루를 경건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당시에는 잘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보면 그렇게 쌓인 찬양과 기도 덕에 인생의 중요한 시기 중 하나인 10대 후반부를 신앙을 지키며 살지 않았을까 싶다.
- 대학교는 수요일 오후 채플, 일정 학점 이상의 기독교 과목 수강 의무가 있었다.
그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수업이 있는데, 독서 과제로 cs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mere christinity)를 읽는 것이었다. (근데 그 책 어딨지.. 팔진 않은거 같은데)
'신앙인으로써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하는가. 졸업하면 이제 보호막도 없을텐데' 의 고민에 대한 해답을 줬다. (물론 지금은 생각이 안 나요. 아니면, 이미 알게 모르게 내 사고에 작용하고 있을지도)
기독교학교의 장점에 대해서 '신앙을 항상 기억하고 유지하면서 살 수 있다' 라고 먼저 이야기하긴 했지만..
기독교학교가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1. 보호막이 어쩔 땐 고착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세상의 변화에 둔감해지는 면이 있다)
2. 보호막이 어쩔 땐 무조건적인 용서를 강요하기도 한다. (아.. 이건 경험해 봐야 아는 영역이다.)
3. 기독교인이라면 특히 비기독교인을 이해하기 더 어려워진다. (상대적으로 기독교인들과 많이 붙어있기 때문에)
4. 세상에서는 평범한 일이라고 지나갈 것들을, 기독교학교에서는 지나칠 수 없어 생기는 실망감이 커진다
(다르게 말하면 기준치의 상승?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기독교 학교면 이래야되는거 아니야? 하는.)
그래서 나는 기독교학교를 무작정 좋다고는 못하겠다. 특히나 보호막을 벗어나 (주로 졸업) 세상에 나아갈 때 그 세상은 너무나 야생 같기에 많이들 적응을 힘들어 하고는 한다.
그럼에도 기독교학교를 가겠다고 결심했다면 세상에 둔감해지는 것을 경계하고, 기독교 학교는 잠시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훈련받은 곳임을 항상 떠올릴 필요가 있다. 특히 기독교학교는 무결하다는 기대를 버리는 것이 좋다. 기독교학교는 오히려 부족함을 품는 곳이기에 연약한 모습이 더 잘 보이는 측면도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