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gineer Feb 26. 2022

19. Summer Job 여름 알바

한 달간 일했던 도로공사가 끝나던 날 새로 이사 간 G company에 유라를 픽업하러 갔다. 얼마 전 유라가 일하는 출판사 G cpmpany는 본사와 미술부를 합쳐 새로운 건물을 짓고 이사를 갔는데 한 번도 유라를 픽업하러 갈 수가 없었다. 도로 공사가 해 질 때까지 일하기 때문인데 온태리오의 여름은 밤 9시 반이 넘어야 어두워진다. 공사가 끝나는 마지막 날은 공사 장비와 기계들을 수거하고 서류 작업만 하면 되기 때문에 오후 일찍 모든 일이 끝났다. 


G company는 스카보로 북쪽에 큰 부지를 매입해 2층 건물을 지었다. 아래층은  warehouse로 모든 책을 분야별로 보관하고 캐나다 전역으로 포장 운송하는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했다. 처음 가보는 G Company는 예상보다 부지도 크고 건물 규모도 컸다. 유라를 친동생처럼 대해주는 메리한테 인사도 할 겸 미술 부서를 찾아갔다. 메리는 예전 장소에서 한두 번 인사를 나누어 조금은 알고 있는 사이였다. 2층에 있는 미술 부서의 문 앞에서 잠시 서성거렸다. 퇴근까지는 시간이 10여분 더 남아 있어서 혹시 작업하는 직원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들어가지 않았다. 메리가 나를 보았는지 문을 열고 나왔다. 

How are you Charle? 

I am fine thanks Mary. I hope I am not disturbing anything…..

Oh no, you are not. Charles, Yura told me you’ve just finished the road construction work. Can I introduce you our warehouse manager? He told me he wants to hire summer students. 

Oh, please do Mary. Thanks.

Ok, let’s go see him. His name is Jim.

Mary가 나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가 Jim을 소개해 주었다.

Hi Jim, this is Charles, Yura’s boyfriend. He’s a brainer, goes to U of T engineering school. He may help you to solve some of your headaches….. hhh..

Mary가 Jim한테 농담을 던지며 나를 소개해 주었다. 똑똑한 놈이니 잘 써먹으라며….

Thanks Mary. 

I’ll tell Yura you are with Jim.

메리가 나를 Jim에게 소개해 주고 2층으로 돌아갔다. 유라한테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해 주겠다며.. 

Welcome Charles. Let me show you what we do here. 


오십대로 보이는 Jim은 이 회사 창립 때부터 일한 멤버였고 책 관리와 북미 전역의 초등학교로 보내는 책 배송 업무의 책임자였다. 창고에서 일하는 정규 직원은 4명이었는데 여름방학이 가장 바쁜 시기라고 했다. 9월 초에 시작하는 새 학기에 맞추어 많은 학교에서 책 주문이 폭등해 여름방학 동안에는 아르바이트생을 4,5명을 임시 고용한다고 짐이 알려줬다. 한 달 전부터 일을 시작한 4명과 내가 마지막으로 합쳐 5명이 함께 일하게 되었다. 우리들이 하는 일은 책 픽업 리스트와 책을 운반하는 카트를 배정받아 창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책을 수집하는 일이었다. 창고 안에는 여러층으로 나누어진 랙들로 열거해 있고 그 위에 책들이 보관되어 있었다. 랙들은 각기 다른 색깔과 번호로 구분되어 카트를 끌고 다니며 쉽게 식별할 수 있게 설계되어 있었다. 우리들이 수집한 책들을 박스에 담아 포장 부서로 연결된 컨베이어 벨트에 올려놓고 스위치를 작동하면 책들은 포장 부서로 이동했다. 아이들이 사용하게 될 책들이라 책에 상처가 안 나도록 포장 담당 직원들이 각별하게 신경 써서 포장하고 있었다. 튼실하게 포장된 책들은 캐나다 전역과 미국의 초등학교로 보내졌다. 


나와 함께 일하게 된 아르바이트생들은 대부분 G company직원들의 자식이거나 식구들이었다. 그중에 제이콥이란 이름을 가진 아르바이트생은 워털루 대학의 수학과에 다니고 있었다. 내가 토론토 공대에 다니는 것을 알게 되자 가끔씩 은근하게 나를 테스트하려고 이런저런 질문을 해왔다. 질문마다 내가 어렵지 않은 듯하게 대답을 해 주자 한 번은 작정을 한 듯 이번 질문은 하버드대 수학 시험에 나온 내용이라며 쉽지 않을 건데 라는 운을 떼며 질문을 던졌다. 나한테 3분 안에 대답하면 너의 수학은 최상급이라는 말과 함께… 그는 거의 5분이나 걸려 쉽지 않다는 하버드대 문제를 설명했다.. 나는 그의 설명이 아리송하여 다시 한번 설명하라고 주문한 뒤 천천히 들으며 생각을 해보니 묘한 트릭이 걸린 문제였다. 그 트릭만 이해하면 그냥 산수 문제였던 것이었다. 내가 1,2분 생각하고 대답을 하자 그 친구는 놀랜 표정을 지으며 이 문제를 2분 만에 맞힌 사람은 너밖에 본 적이 없다…  나는 속으로 몰 그 정도 가지고 놀래기는.. 유사한 문제들이 토론토 공대에서도 한두 번 접한 적이 있어 그리 생소하지 않았을 뿐이었다. 그 후 제이콥은 더 이상 나를 테스트하지 않았고 토론토 공대의 위력을 한번 더 확인한 듯했다. 


제이콥 외에 이름이 챈스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챈스는 창고 매니저 짐의 조카였다. 그의 이름이 챈스인 이유는 그의 아버지가 대학 복싱 챔피온였던데서 유래했다고 들었다. 챔피언 아버지가 결혼 후 챈스가 태어났고 병원에서 출생증명서 작성 시 아버지가 챔피언을 줄여서 챔스라고 이름 지었는데 스펠링을 챈스로 잘 못 쓴 덕분에 챈스가 되었다고 했다.. 그 스토리를 듣고 웃어야 할지 아닐지 잠시 망설였던 기억이 있어 챈스는 내 머릿속에 영원히 저장되어 있다. 헤어 스타일이 사자 머리 같은 챈스는 인상이 비틀스의 링고 스타 같은 느낌을 주었는데 그의 취미도 록 기타 연주였고 꽤 훌륭한 수준이었다. 점심시간에는 창고 뒷마당에서 챈스의 록 기타 콘서트가 열렸고 모든 아르바이트생들과 유라까지 합세해 챈스의 열정적인 연주에 맞춰 당시 유행하던 비틀스, 비지스, 등등의 노래를 함께 부르며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멋졌던 여름이 후다닥 지나갔고 9월 초 나의 토론토 공대 2학년의 공부 지옥이 기다리고 있었다.


 

                                               

Boogiemachine 70s

작가의 이전글 18화 유라의 졸업, 취직, 토론토 공대 여름방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