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ngineer Mar 31. 2022

모나코, 몬테 칼로

2008, 2019

모나코를 처음 방문한 해는 2008년도 여름이었다.  모나코의 자선단체 젬루크에서 주최한 미술 전시회에 초대되어 전세계 갑부들이 모여 산다는 럭셔리한 모나코를 방문할 기회가 생겼다. 모나코는 인구 3.8만에 총 면적이 2.02 Km2 밖에 안 되는 아주 작은 나라로 프랑스 남부 지중해 해안가 도시 니스에서 30 Km 동쪽으로 프랑스와 이태리 국경 사이에 위치해 있다. 연중 온화한 기후와 안전한 사회, 범죄율, 실업률 0%에 가까운 안정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왕이 통치하기 때문에 왕국이라 불리며 독립 국가이긴 하지만 국방, 경제 등 여러 면에서 프랑스의 보호 아래 존재하고 있는 형편이다. 


2008년도에는 토론토 – 니스 직항이 없어서 파리를 거쳐 니스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산길을 약 30여분 달려 언덕을 넘어서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와하는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산 아래로 끝없이 펼쳐진 S자형 도로와 그 끝에 보이는 환상적인 항구 도시가 한눈에 들어왔다. 

모나코 하면 세명의 인물이 떠오른다. 축구 선수 박주영, 미국 여배우 그레이스 켈리와 007 영화의 주인공 캐릭터 제임스 본드이다.  박주영은 모나코 축구팀에서 2008~2011까지 좋은 활약을 펼쳤고 모나코 축구팀의 스타플레이어로 위키피디어에 소개되어 있다. 

그레이스 켈리는 1950년대 서부영화 하이눈에서 남자 주인공 게리 쿠퍼의 신부로 등장했었다.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게리 쿠퍼가 악당 무리와의 결투에서 모든 악당을 물리치고 신부 그레이스 켈리를 마차에 태워 신혼여행을 떠나면서 끝이 난다. 그리고 1956년 그레이스 켈리는 모나코의 왕자 레니이어와 결혼하기 위해 할리우드를 떠났다. 1950년대 모나코는 지금과는 달리 럭셔리하지도 않았고 정치나 사회 기반도 약한 힘없는 나라였다. 당시 미혼이었던 레이니어 왕자는 수년 안에 자식을 생산하지 못하면 모나코 왕국은 프랑스에 합병되는 운명에 처해 있었다. 마땅한 신붓감을 찾던 레이니어 왕자는 1955년 프랑스의 칸 영화제에 참석한 그레이스 켈리를 만나게 되었고 열열한 구애 끝에 이듬해인 1956년에 세기의 결혼식이 모나코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이태리에서 군함을 파견했고 모나코 항만에 세 개의 거대한 군함이 왕국을 호위하는 역할을 했다. 결혼 후 그레이스 켈리는(공식 호칭은 프린세스 그레이스 켈리) 모나코의 취약한 교육, 의료, 경제, 사회 기반 등을 발전시키는데 지대한 노력을 들였고 모나코를 유럽의 당당한 국가로 일으켜 세웠다. 안타깝게도 1982년 교통사고로 53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모나코를 가난에서 구한 영웅으로 온 국민들의 칭송을 받고 있다. 실제로 모나코 곳곳에 그녀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2006년도에 상영된 007 제임스 본드 영화 카지노 로얄은 모나코의 중심부 몬테 칼로 지역에 실존하는 도박 빌딩, Casino Royale을 배경으로 삼았다. 이 건물은 완벽하고 쾌적한 도박 게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온도, 습도, 산소 공급까지 조절이 가능한 첨단 에어컨디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아무리 오랫동안 게임을 해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어진 시스템이라고 한다. 오후 2시부터 새벽 4시까지 연중무휴로 운영하고 있으며 주말에는 종종 할리우드와 유럽의 스타 영화배우, 가수들을 볼 수 있다.  카지노 앞에는 롤스로이스 벤틀리 같은 럭셔리 차들과, 페라리, 램보기니, 애스틴마틴(007제임스 본드의 자동차)  같은 수퍼스포츠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카지노 고객들의 소유이기도 하고 자동차 딜러들이 광고용으로 전시해 놓기도 했다. 모나코의 또 하나의 유명 볼거리는 F1자동차 레이스이다. 우리가 도착하기 바로 전날 F1 레이스가 끝났다고 했다. 아뿔싸 일생에 한 번이나 기회가 있을법한 레이스를 노쳤음이 아쉬웠다.


모나코 거리를 걷다 보면 고급스러운 건물들과 관리가 철저하게 잘되어 있는 공원, 도로 상태 등등 돈이 넘쳐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유럽 도시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노숙자나 구걸행위도 볼 수 없었고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많은 감시 카메라가 눈에 띄었다. 경찰관의 숫자만도 500여 명이 넘어 인구비례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고 들었다. 치안 상태가 얼마나 잘되어 있는지는 전시회 오프닝이 있던 밤 여자 화가 세명이 겪은 경험담에서 알 수 있었다. 카지노에서 밤늦게까지 게임을 하고 근처 식당에 들러 요기를 하고 있었는데 건너 테이블에서 술에 취한 남자가 수작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냥 무시하고 있었는데 몇 분 지나지 않아 경찰이 출동했고 취객을 끌고 나갔다. 식당 앞에 있는 감시카메라를 통해 취객의 행동을 주시하다가 출동한 것이었다고 했다.


전시가 끝나는 날 모나코 해안가 다운타운에서 화가들과 점심 식사를 하고 카지노 근처의 화랑으로 돌아가기 위해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고 있었다. 모나코는 해안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지역이 언덕으로 이루어져 있다. 카지노 근처에 오자 관광객 십여 명이 두리번거리며 사진들을 찍고 있었다. 나도 잠시 멈춰 길가에서 약 3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카지노 건물을(사진의 뾰족한 지붕 건물) 바라보고 있는데 건물 뒷문으로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걸어 나왔다. 순간 나의 장난기가 발동했고 “헤이 미스터 본드”라고 소리쳤다. 그 남자는 멈칫거리며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고 주위에 있던 관광객들이 모여들며 , 웨어 이스 미스터 본드? 웨이 이스 히?라고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일, 이 초후 모두들 우하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그 짧은 순간 007 제임스 본드는 사람들 마음속에 실제로 존재하는 인물이 되었던 것이었다. 


Jean-Francois Maurice: https://www.youtube.com/watch?v=p4lUulQhM8M

Monaco,28 degrés à l'ombre, C'est fou, c'est trop, On est tout seuls au monde
 Tout est bleu, tout est beau.Tu fermes un peu les yeux, le soleil est si haut,
 Je caresse tes jambes, mes mains brûlent ta peau. Ne dis rien,
 Embrasse-moi quand tu voudras, Je suis bien,L'amour est à côté de toi.
 On est bien, Monaco,28 degrés à l'ombre, Tu ne dis plus un mot
 J'éteins ma cigarette, il fait encore plus chaud, Tes lèvres ont le goût d'un fruit sauvage
 Et voilà, Comme une vague blonde, 

Tu m'emportes déjà.Ne dis rien,L'amour est au-dessus de moi.
 모나코, 그늘 아래서도 28도, 미치겠다, 너무 뜨거워..
 이 넓은 세상에 우리는 혼자인가, 모든게 푸르다, 아름답다
 눈을 살짝 감아봐, 태양은 아주 높지…
 너의 다리를 쓰다 듬으면, 내손길은 너를 뜨겁게 달군다
 아무 말도 하지마, 그냥 키스해줘 너의 맘대로,  괜찬아
 사랑은 네 곁에 있지, 우리는 괜찬아, 모나코
 그늘 아래서도 28도네.. 넌 아무 말도 없고, 난 담배를 끄고
 그래도 뜨거운, 너의 입술은  야생 과일 처럼 달콤 새콤하네..
 바로 저어기, 황금빛 파도가. 나를 실어 가네
 아무 말도 필요 없어, 사랑은 도대체 알수 없는데..,

  

*모나코는 country가 아닌principality로 불린다. 모나코 왕도 공식적으로 King이 아니고 Prince이다. 이유는 프랑스의 왕이 모나코를 독립국가가 아닌 자치공국으로 인증한 역사에서 기인.

Principality: 공국(公國) 또는 후국(侯國)은 군주의 작위가 공작, 후작(또는 공작 또는 후작으로 번역되는 작위)인 나라를 말한다. 여기에 해당되는 말은 영어로는 duchy 더치[*]와 principality 프린시팰리티[*] 두 가지가 있다.(→ 듀크, 프린스) 또한 공국은 왕보다 낮은 작위를 가진 군주가 다스리는 국가를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전글 어느 발렌타인 데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