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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이 Mar 06. 2023

용녀

용녀 

 


아주 머나먼 옛날, 평안도의 어느 마을에 이지성이라는 이름의 선비가 어머니와 함께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이선비는 자신이 좋아하는 악기인 퉁소를 즐겨 불렀고 그 부는 솜씨가 특별히 뛰어났다.

어느 봄날, 지성은 갑자기 그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로 소문난 선녀 폭포까지 산책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포 소리에 맞추어 퉁소를 불고 싶었던 것이다. 효자인 그는 어머니를 모시고 가겠다고 제의했지만 어머니는 친절하게 거절하고 친구들과 함께 가기를 권유했다.

어머니가 아들을 대문까지 배웅하면서 주의를 주었다.

— 산에서는 일찍 어두워지니 해가 지기 훨씬전부터 산을 내려오기 시작해야 한단다.

— 알았어요, 어머니. 어머니 말씀 명심하겠습니다.

이선비는 몇몇 친한 친구들을 불러 모아 함께 유명한 폭포가 있는 낭림산을 향해 떠났다. 이 씨는 자신의 퉁소를, 다른 친구들은 술병과 안주거리를 챙겼다. 마침내 목적지인 폭포에 이르자 그 장관 앞에 산을 오를 때의 피곤함이 깨끗이 사라졌다. 선선한 바람에 실려온 물안개가 땀으로 젖은 그들의 몸을 시원하게 식혀주었다.

물가에 둘러앉은 친구들은 술을 마시며 대화를 나누었고 시를 짓기도 했다. 그러다가 한 친구가 지성에게 청했다.

— 자네, 우리를 위해 퉁소 한 곡 좀 불어 줄 수 있겠나? 이렇게 경치 좋은 곳에서 자네의 퉁소 연주를 듣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즐거움이라네. 자네들도 나와 같은 생각이지?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찬성했다.

— 그럼 그럼! 정말 큰 기쁨이지.

그러자 흡족한 미소를 가득 머금은 입술로 이선비가 대답했다.

— 고마우이, 친구들! 안 그래도 내가 오늘 여기온 것은 바로 이 아름다운 폭포 가에서 퉁소를 불고 싶어서였다네. 그런데 자네들까지 이렇게 내 연주를 듣고 싶다고 간청하니 내 열정은 더욱더 불타오를 뿐이네.


말을 마치자마자 지성은 퉁소를 입에 물고 불기 시작했다. 맑고도 아름다운 소리가 산으로 천천히 퍼져 나갔다. 그 멜로디가 온갖 종류의 새의 지저귐및 폭포음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특유의 협주곡을 이루었다.

— 오, 정말 감미롭구나! 자네는 정말 퉁소의 천재일세.

한 친구가 감탄했다.

— 맞는 말이네. 자네의 연주를 듣고 있으면 자네 음악에 아주 홀려드는 기분이야. 자네 음악이 마치 내 영혼의 저 깊숙이까지 감동을 주는 마술적 힘을 가진 듯 하이.

다른 한 친구가 맞장구를 쳤다.

— 나 역시 너무 감격해서 온몸이 떨릴 정도이네. 과장이 아니고 정말이네. 내 팔을 한번 만져보게. 떨리는 걸 느낄 수 있을 거네.

세 번째 친구가 칭찬을 했다.

친구들의 격찬에 더할 수 없는 기쁨을 느낀 이선비는 다시 자신의 음악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의 청중들은 눈을 감고 그의 음악에 더욱더 심취해 갔다. 정말로 즐거운 순간이었다.

시간은 바람처럼 지나갔고 해는 이미 산너머로 지려하고 있었다. 하늘이 붉게 물들었다. 그때 친구 하나가 마치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 정신을 차린 듯 말했다.

— 오, 곧 어두워질 것 같은데…… 어둠 때문에 고생하지 않으려면 지금 산을 내려가야 하네.

다른 친구가 말을 받았다.

—그래 맞아. 우리가 이선비의 음악에 너무 심취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네. 일초도 지체 말고 서둘러 내려가세.

그러나 지성은 친구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도 듣지 못한 것 같았고, 가지고 온 물건들을 챙겨 서둘러 일어서는 것도 보지 못한 듯했다. 눈을 반쯤 감은채 자신이 내는 멜로디에 완전히 도취해서 오로지 퉁소를 부는데 만 집중했다. 그의 얼굴은 너무도 행복으로 충만해서 마치 해탈의 경지에 도달한 것 같았다.  그 모습이 너무도 경이롭고 심지어 성스럽기까지 해서 세 친구들은 감히 그를 방해할 수가 없었다. 친구 중 한 명이 난처한 표정으로 물었다.

—   어떻게 하지? 저 친구가 저렇게 행복해하는데……

다른 한 친구도 중얼거렸다.

—저런 즐거움을 깨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일세. 어쩔 수 없는 일이네. 일단 우리가 먼저 내려가기 시작하면 저 친구도 곧 뒤따라 내려올 걸세.

—하지만 곧 어둠이 내려앉을 텐데…… 저 친구를 혼자 내버려 두고 가는 게 별로 내키지 않네.

—저 친구는 원래 길눈이 밝고 또 여기에 처음 오는 것도 아니니 길 잃을 위험은 없을 걸세.

결국 세 친구들은 지성을 혼자 두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해가 졌고, 창백한 초승달빛이 주위로 퍼져나가는 가운데 이선비는 정신없이 매혹적인 멜로디를 연주하는데 여념이 없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한 편의 그림이었다.


폭포수 아래에는 암컷 용 한 마리가 살고 있었는데, 이지성의 음악에 단잠이 깨이자 처음에는 신경질적으로 인상을 찌푸리더니 곧 아름다운 소리에 경탄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 누가 이토록 기막히게 퉁소를 불지?

천년동안 이곳에서 살아왔지만 한 번도 이처럼 심금을 울리는 멜로디를 들어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뭐라 표현할 수 없는 묘한 향수와 경쾌함이 동시에 어우러지면서 뭔가 아주 신비스러운 마음의 동요를 불러일으키는 소리였다. 그 소리에 매혹되어, 용은 천천히 물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폭포 근처의 바위 위에 앉아 자신의 음악에 몰두해 있는 한 실루엣을 바라보았다. 달빛 아래의 그 모습이 너무도 경이적이고 성스러워서 처음 봤을 때 신선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은 다름 아닌 한 남자의 실루엣이었고 암컷 용은 바로 그의 매력에 반해서 중얼거렸다. “아, 정말 아름다운 남자이구나! 게다가 퉁소는 어찌 저리 잘 부는고! 저 남자와 폭포 아래에서 영원히 함께 살고 싶구나.” 용은 미모의 여인으로 변신해서 하늘거리는 연분홍색 드레스를 살랑살랑 흔들며 이선비에게 다가갔다.

마침 자신의 음악에 대한 심취로부터 막 깨어나려던 이선비는 가까이서 인기척을 느끼고 눈을 떴다. 그리고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저토록 아름다운 여인이 이 세상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지성은 너무도 놀라 입을 딱 벌린 채로 물었다.

— 당신은 선녀인가요? 내가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요?

여인이 매혹적인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 나는 선녀가 아니에요. 그리고 당신은 꿈을 꾸고 있지도 않고요. 그런데 왜 퉁소 연주를 멈추는 거지요? 계속하세요. 당신의 음악은 마음을 홀리는 힘이 있어요.

— 선녀가 아니라면 당신은 누구인가요?

— 당신은요? 당신부터 누구인지 밝혀주시고 왜 이 밤에 퉁소를 불고 있는지요?

— 나는 여기서 약 10리 떨어진 한 마을에서 살고 있는 이지성이라고 하오. 이곳이 무척 마음에 들어 가끔씩 들러서 폭포소리에 맞추어 퉁소를 불곤 하지요. 오늘은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이 사람들이 내 음악에 너무도 감탄해하는 바람에 아마도 나 역시 내 멜로디에 도취해 버린 게 아닌가……

말을 채 끝맺지도 않은 채 이선비는 친구들을 찾느라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 어, 이 친구들이 모두 어디를 갔지? 분명히 여기서 내 연주를 듣고 있었는데…… 나를 두고 자기들끼리 가버렸나?

이지성은 좀 실망한 듯했다. 그리고 여인에게 이제 자신을 소개할 차례임을 눈짓으로 말했다. 여인이 향수에 젖어서 대답했다.

— 저는 개성의 양반집 가문에서 태어났어요. 그런데 아버지가 정치적 음모에 휘말리는 바람에 제 가족이 하루아침에 몰살되어버렸습니다. 겨우 저 혼자 살아남았는데, 세상에 정이 떨어져서 이 산속으로 피난을 왔지요.

— 당신 가족일은 정말 안 됐군요. 그런데 이곳에서 정말 혼자 살고 있단 말인가요?

이선비는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여인은 매혹적인 웃음을 흘리더니 장난기가 있는 음성으로 말했다.

—제 말을 신뢰하기 힘들다는 표정이군요. 하지만 사실이에요. 정 의심스러우시면 저와 함께 저희 집을 한번 방문해 보시지요. 당신과 같은 훌륭한 음악가를 저희 집에 초대하는 것은 저로서는 영광입니다.

이지성은 혹시 잘못 들은 게 아닌가 싶어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한순간 멍하게 있었다. 이렇게 어여쁜 여인이 낯선 사내인 자신을 집으로 초대하다니! 그것은 관습상 금기된 사항이 아닌가! 뭐라고 대답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고 있는데 여인이 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 어떻게, 저를 따라오시겠어요? 결코 실망하시지 않을 겁니다. 그건 제가 약속드리지요.

이선비의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용녀는 바로 그를 잡아 이끌었다. 여인의 손이 그의 손을 잡는 순간부터 이상하게도 지성의 마음은 기쁨으로 넘쳤고 이성적으로 사고할 모든 능력을 상실해 버렸다. 그는 여인이 안내하는 대로 순순히 복종할 뿐이었다.

— 허락 없이 당신의 손을 잡은 것을 용서하십시오. 땅바닥이 고르지 않고 더구나 어두워서 당신이 넘어질 까 염려스러워서요……

여인이 수줍은 목소리로 이렇게 사과를 하자 이선비는 떨리는 마음으로 떠듬거렸다.

— 괜…… 괜찮습니다.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몇 분 간 걸어가자, 그들은 폭포수가 쉴 새 없이 떨어지는 호숫가에 다 달았다. 밤의 정적 때문인지 물 떨어지는 소리가 낮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울려 퍼졌다.

—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여인이 말하자 이선비가 놀라서 되물었다.

— 예? 당신의 집이 어디에 있는데요? 제 눈에는 폭포밖에 보이지 않는데……

— 사실은 제가 이 호수 밑에 살아요. 저 물아래에 아주 아름다운 제 궁전이 있지요. 가보면 알아요. 당신 마음에 드실 거예요. 확신해요.

여인은 이 씨의 팔을 잡고 점점 더 강하게 조였다.

— 하지만…… 전 수영도 못하는데, 어떻게 물속으로 들어가라는 거지요?

이선비의 목소리는 두려움으로 떨렸다. 용녀는 그의 등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속삭였다.

— 너무 두려워 말아요. 그냥 눈을 감고 저를 따라오기만 하면 됩니다. 아무 문제도 없을 거예요. 자, 준비되었지요? 갈까요?

여전히 겁에 질린 채 이선비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였다. 그러자 용녀가 마침내 자신의 정체와 자신의 사랑을 고백했다.

— 조금 전에 제 소개할 때 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괜히 당신에게 겁주기 싫었어요……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인간이 아니라 저 호수 밑바닥에서 천 년 전부터 살고 있는 암컷 용입니다. 당신의 기막힌 음악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났는데, 그 멜로디가 너무도 감동적이어서 도대체 누가 이 소리의 주인공인지 보고 싶은 호기심 때문에 물 위로 올라오지 않을 수 없었어요. 그리고 당신이 연주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그만 당신의 매력에 끌려 단번에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당신을 제 궁전으로 초청해서 당신의 음악을 들으며 영원히 당신과 함께 살고 싶었어요. 원컨대, 제발 저의 사랑을 거부하지 말아 주세요.

아름다운 여인의 이러한 다정한 고백과 간절한 눈길을 마주하니 이지성은 이제까지의 두려움이 씻은 듯 사라짐을 느꼈고 드디어 결심한 듯 말했다.

— 좋소. 당신의 궁전으로 데리고 가주오. 당신과 함께라면 어디든 가겠소.

지성의 마지막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용녀는 그와 함께 호수로 풍덩 뛰어들었다. 격한 소용돌이가 일었고 성난 물길이 으르렁거렸다. 아아아! 하는 외침이 오랫동안 멀리까지 울려 퍼졌다.

호수는 다시 잠잠해졌고, 시간은 변함없이 흘러갔고 밤이 서서히 새벽에 자리를 내주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이선비의 친구들이 지성의 어머니와 몇몇 마을 사람들을 동반하고 폭포로 올라와 그의 이름을 부르며 주변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선비의 어떤 자취도 찾을 수가 없었다. 늙은 어머니는 호숫가에 주저앉아 아들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다. 친구들은 이지성을 혼자 남겨두고 간 것을 깊이 후회했지만 이미 늦은 일이었다. 그들은 슬픔에 찬 어머니를 위로해서 집까지 모셔다 드렸다.

너무 울어서 녹초가 된 어머니는 잠이 들었다. 그녀가  폭포가에 앉아 울고 있는데 아들이 호수에서 나와 그녀에게로 천천히 다가오는 게 아닌가. 그리고는 그녀 앞에 무릎을 꿇고 말했다.

— 어머니, 어머니를 너무 갑자기 떠났고 어머니의 남은 여생을 더 이상 돌봐드리지 못하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정말 불효막심한 자식입니다. 어머니의 권고를 명심해서 해가 지기 훨씬전에 친구들과 함께 산을 내려갔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음악에 너무 몰두하는 바람에…… 하지만 어머니,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제가 더 이상 이승에 속해있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불행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저는 무척 행복스럽습니다. 제 사랑하는 이와 함께 사니까요.

이지성은 용녀의 출현에서부터 호수 밑에 있는 그녀의 아름다운 궁전 방문에 이르기까지 모든 걸 어머니에게 이야기했다. 이야기를 끝낸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어머니를 불렀다.

— 어머니, 부탁하나 드릴 게 있어요. 보름달이 뜨는 밤 제 친구들과 함께 폭포로 다시 와주세요. 그날 밤, 제 몸이 물 위로 떠오를 거예요. 그러면 제 육신을 건져 이곳 근처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세요. 그래야만 제가 제 사랑하는 이와  영원히 살 수 있습니다. 저는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니고 이승과 저승 사이의 중간 세계에서 살아요. 단 한 가지 제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은 어머니 옆에서 어머니를 모시고 살 수 없다는 점입니다. 어머니, 부디 당신의 건강을 챙기십시오. 저 역시 멀리서나마 어머니를 보살피겠습니다. 약속드립니다. 

이렇게 말한 뒤, 이지성은 그가 걸어 나온 호수의 깊숙한 곳으로 유유히 돌아갔다. 어머니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를 붙잡기 위해 온갖 몸짓을 했으나 몸이 마치 마비된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다.

— 아들아…… 나의 아들아……

어머니는 울면서 외치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이상한 꿈이었다. 어머니는 아들의 세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했고, 마침내 문제의 밤이 오자, 그들은 반신반의하며 산으로 올라가서 폭포 근처에서 기다렸다. 얼마 후 보름달이 폭포와 호수를 비추자 환상적이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모두가 집중해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데,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고 물이 찰랑거리더니 이지성의 몸이 물 소용돌이 속에서 솟아오르는 게 아닌가. 그것을 본 어머니는 통곡하며 제자리에서 쓰러졌고, 세 친구는 놀라서 잠깐 멍해 있다가 이지성의 시체를 건져내기 위해 달려갔다.

이지성이 원하는 대로, 어머니와 세 친구는 가장 양지바른 곳을 골라 묘를 썼다. 그리고 귀갓길에 올랐는데 갑자기 너무도 황홀한 퉁소 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 여긴 그들은 무덤으로 다시 돌아가봤지만 아무 특별한 점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런데도 음악은 계속해서 들렸다. 물론 이지성이 연주하는 소리였다. 도대체 어디서 연주하는 걸까? 호수 밑바닥에서? 도무지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 멜로디를 들을수록 마음이 따뜻해지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들을 짓눌렀던 슬픔이 사라져 간다는 것이었다. 결국 그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마을로 돌아올 수 있었다. 특히 이지성의 어머니는 마치 아들을 되찾기라도 한 것 같은 강렬한 행복감을 느끼기까지 했다. 아들이 바로 그녀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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