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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인 Feb 25. 2022

봄이 오면 다시 가보렵니다.

뮤지엄 SAN


이제 정말 코로나가 pandemic에서 endemic으로 가나?라는 생각이 들 만큼 

오미크론의 확산속도가 빠르다. 

코앞까지 온 느낌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3월 좀 지나서 여행을 갈 수 있을까? 

가깝게 국내 여행이라도 1박 2일 갈까? 아니면 당일치기라도? 

혼자 생각하기도 하고 친구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도 "우리 진짜 어디 가자"라고 마무리를 하고 끊는다.   

   

그래 봄 되면 어디라도 간다라고 생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른 곳이 바로 원주에 있는 뮤지엄 SAN이다. 

뮤지엄 SAN갈래? 라면 산(山)을 생각하는 친구들도 있지만 

뮤지엄 SAN의 약자는 S(space) A(art) N(nature)의 줄임말이다.   

   



골프장 안에 박물관이......     


뮤지엄 SAN은 1997년 한솔문화재단이 설립한 종이박물관을 시작으로 

2013년 미술관인 청조 갤러리가 개관하면서 종합 박물관이 되었다. 

노출 콘크리트, 빛, 물이 어우러지는 건축물의 특징만 봐도 안도 타다오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오크밸리 골프장 안에 있는 이 박물관은 삼성그룹 창업주의 맏딸이자 한솔그룹 고문의 소장품을 중심으로 

개관하였는데 아무래도 안도타다오가 삼성가와 인연이 많은가라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안도타다오의 건축물은 제주도의 본태 미술관, 글라스 하우스, 유민 미술관, 

그리고 서울에서는 혜화동의 재능교육 건물 등이 있다. 


개관 후 2014년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미술관으로 뮤지엄 SAN을 선정하였다. 

그러다 2019년 한솔그룹의 오크밸리 골프장이 매물로 나오면서 HDC 현대산업개발에 팔렸지만 

뮤지엄 SAN은 여전히 한솔그룹 소유로 남아있다.       

         



뭘 보면 될까?     


박물관에 도착하면 먼저 웰컴센터에서 관람권을 구매한다. 

그런데 관람권 구매도 예사롭지가 않다. 

자 천천히 살펴보면 관람권이 4가지가 있는데 그냥 야외 정원이랑 종이박물관, 청조 갤러리를 보는 기본권

기본권에 명상관에서 명상체험을 할 수 있는 명상권

기본권에 제일 안쪽에 있는 제임스터렐관 관람을 할 수 있는 제임스터렐권 

그리고 명상도 하고 제임스터렐관도 갈 수 있는 통합권으로 나뉘어 있다.  

    

 이미지 출처 : 뮤지엄 산  


그럼 뭘 사면 될까?


초행이라면 기본권만 구매해도 충분히 볼거리가 많고 하루 종일 놀다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 

두 번째 간다면 제임스터렐권을 구입해서 제이스터렐관을 관람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또 간다면 이번에는 명상권을 끊어 약 30여 분간 명상에 참여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렇다면 통합권은? 에너지가 아주 넘치는 분들에게 권한다. 

나는 명상관과 제임스터렐관을 하루에 다 본다면 뭔가 받았던 감동이 분산될 것 같은 생각에 

통합권 구매는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대부분 늘 기본권만을 구매하여 놀고 오는 편이다.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 찾아보기      


이제 구매한 표를 들고 웰컴센터를 지나면 뮤지엄 샵이 나오고 

그 문을 열고 나가면 야외정원으로 가는 입구가 있다. 

플라워 가든에 있는 첫 번째 조형물. 작품이 돌아간다. 찬찬히 보면 새 같다. 

마크 디 수베로라는 작가가 시인 제라드 맨리 홉킨스의 <황조롱이>라는 시를 읽고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마크 디 수베로는 쇠막대기, 자동차 타이어를 이용하는 작가로 크레인을 

작업에 처음 사용한 예술가라고 한다. 

감동을 받기에는 나의 영감이 좀 부족한 것으로 하고......     


마크 디 수베로 <제라드 맨리 홉킨스를 위하여>


나무를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는 자작나무 숲길을 지나면 

저 멀리 앞쪽에서 뮤지엄 SAN의 시그니처 조형물이 보인다. 



담을 돌아가니 주황색의 거대한 조형물이 워터가든 위에 멋지게 세워져 있다. 

알렉산더 리버만의 아치웨이. 

커다란 쇠 파이프를 날카롭게 잘라 절단면의 뾰족한 끝이 워터가든 위에 지탱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하늘을 날 것처럼 가벼워 보인다. 

세계적인 미술관에 이 작가의 작품 하나는 있다는 리버만.  

    

알렉산더 리버만 <아치웨이>


일단 이 조형물을 배경으로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다. 

막 찍어도 인생 샷이 될 만큼 색이나 구도, 조형물 뒤의 박물관 본관 그리고 워터 가든의 물과 

병풍처럼 둘러있는 주변의 산과 하늘 이 모든 것들이 너무나도 잘 어우러져있다. 

혹시 내 손에 핸드폰이 아니라 캐논 EOS가 들려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수없이 셔터를 누르게 된다. 


그런데 이 산속에 게다가 담까지 있는 이 워터 가든에 어떻게 이 조형물을 설치했을까? 

박물관 본관은 이 설치물을 이미 염두에 두고 세워진 걸까? 별 생각이 다 든다. 

아마도 안도타다오의 머릿속에 이러한 조형물들의 자리를 생각해서 설계가 되었겠지? 

이 조형물이 세워지고 담도 만들었겠지?라고 생각해본다. 


워터가든은 겨울에는 물을 다 빼버리기 때문에 겨울 관람은 다소 아쉬울 수 있다. 

그러니 꽃피는 봄이 올 때나 단풍이 드는 가을에 방문하기를 적극 추천한다. 

     

이제 본관 건물에 도착하면 표를 검사한다. 

주섬주섬 주머니에서 표를 꺼내 보여주고 로비로 들어서니 여기저기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헨리무어와 20세기 최고의 조각가로 수천억 원의 작품가를 자랑하는 자코메티 작품까지. 

로비에서 스치고 지나치지 않기를........

슬슬 걸어 여기까지 오는 것만도 1시간은 걸린다.   

   



이제 본관을 즐기자     


종이박물관을 먼저 들어간다. 종이의 역사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았다. 

중경과 같은 아담한 정원에 파피루스 나무가 심어져 있고 종이와 관련된 유물들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다. 종이박물관이라 그런지 유독 판화 작가들에게 많은 전시 기회가 주어지는 듯하다. 


종이박물관을 쓱 돌아 나오면 정말 어디 앉을 곳을 찾게 된다. 

눈앞에 카페가 보인다. 

공유의 커피 광고 배경이기도 했고 최근에는 드라마 <마인>의 재벌 집으로 등장했다.

 여기에서 커피 한잔 마시는 시간이 힐링 그 자체의 시간이다.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자연을 보기만 해도 참 좋다. 


가끔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 사방에서 찍어대는 사진기가 조금은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러니 평일 관람을 추천할 수밖에.

카페를 둘러싸고 있는 물 위에 산과 나무 그리고 박물관 건축물이 그대로 비추고 있다.    

  

좀 쉬었으면 청조 갤러리를 들어가 본다. 

백남준 < 커뮤니케이션 타워>

미술책에서 또는 뉴스에서 한 번은 들어봤을 만한 어지간한 작가들의 작품들이 있다. 

김환기. 박수근, 장욱진, 유영국. 게다가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까지. 

여기까지 어떻게 한두 시간에 볼 수 있겠나?

그러니 쉬면서 보고 또 함께 간 친구와 이야기 좀 나누고 다시 작품을 감상하고 

자연을 감상하면 시간이 어찌 흐르는지 모를 일이다.  



 

스톤 가든이 남았다.     


청조 갤러리까지 보고 나오면 스톤 가든이 이어진다. 

스톤 가든의 바로 앞에는 조지 시걸의 작품이 있는데 그는 

일상생활의 환경을 순백의 석고상으로 작업하는 작가로 앤디워홀과 같은 시대의 조각가이다.   

   

이제 스톤 가든을 지나면 제임스터렐관이 나오고 

명상관까지 볼 수가 있다. 

빛과 공간의 예술가라고 불리는 제임스터렐. 

빛을 일으키는 효과와 받아들이는 방식에 관해 

작업을 한다고 하는데 뭐라 

글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일단 경험을 하고 나면 과학자일까 예술가일까를 

고민해보게 되는데 어둠 속에서 새어 나오는 

빛을 보며 관람자들은 저절로 

명상에 잠기거나 감탄이 나오게 된다.   

   








뮤지엄 산을 즐기는 데에는 시간을 정할 필요가 없다. 

시간이 된다면 하루를 보내며 힐링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어서 봄이 와서 나만의 힐링 시간을 갖길 기대하며.........   



 

추신: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으니 뮤지엄 산을 들어가기 전에

골프장 입구에 있는 식당에서 배를 두둑하게 한 후에 입장하기를 추천한다. 


#뮤지엄SAN #원주 #박물관 #미술관 #안도타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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