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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ri Sep 03. 2022

24시간의 가치 <살아있는자 수선하기>

심장과 심장이 연결되는 시간 24시간 



제목이 참 길기도 한 '살아있는 자를 수선하기'

파도와 한몸이 되어 누구보다 신나께 뛰었을 시몽 랭브르의 심장은 주인의 몸을 떠나 클레르의 몸에서 다시 힘차게 뛰기 까지의 24시간.

1인 다역을 맡은 배우는 시몽부터 그의 심장을 움직이는 부모님, 주치의, 코디네이터, 이식의사, 시몽의 여자친구, 클레르 등 시몽의 심장을 연결고리로 다양한 사람들의 삶과 심정을 설명하며 이어간다. 극 중 심장 소리가 간혹 들린다. 그리고 심세동기의 소리도 들린다. 


누군가의 죽음이 누군가에겐 희망의 빛이 된다는 것, 누군가의 죽음과 삶을 연결하는 사람들은 여자친구 눈치를 보며 병원으로 달려가고 헬기에서 축구경기 결과에 환호하는 평범하기 그지 없는 삶을 살아간다.

방금 어린 아들을 잃게된 부모는 타인을 살릴 결심을 하게 되고, 그 결정으로 오랜 시간 죽음과 함께 살아온 사람은 다시 한 번 삶을 얻게 된다. 



배우 1명이 2시간의 시간동안 끊임없이 울고 웃으며 죽음과 삶을 이야기 한다. '삶에서 죽음까지'를 기본 사이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극은 죽음에서 삶으로 끝나는 독특한 흐름을 커다란 전자시계와 함께 만들어 간다. 방금까지 아이를 잃은 부모의 심정을 이야기 하다 첫사랑의 이야기를 하며 두근거리는 여학생, 축구 보며 소리 지르는 배우를 보며 그 유연함에 카타르시스까지 느낄 정도로 보며 행복한 공연이다.


하루 24시간이 잠 몇 번 자면 없어질 시간이기도 하고, 가끔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아가지.. 하며 고민이 되기도 하는, 또는 침대-패드와 한 몸이 되어 날려버릴 수도 있는 시간이기도 한.

그리고 누군가에겐 죽고 사는 시간이 될 수 있는.


숫자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하나씩 머리속에 기록해 보면 생각보다 긴 시간이기도 하고 짧은 시간이기도 하고




하루 24시간. 

나에게 오늘 하루는 어떤 시간이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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