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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르슬라 Mar 06. 2024

최근 본 영화 간단 리뷰

최근 집에서 편하게 본 몇 개의 영화를 들고 왔다. 하나씩 리뷰할 정도까지는 아니어서 간단히 정리해 본다. 


감독 : 남대중

출연 : 강하늘, 정소민, 조민수, 김선영


작년 추석 무렵 개봉한 영화로, 입소문을 타 꽤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보았다는 여러 기사를 본 바, 디즈니플러스에 올라왔길래 궁금해서 봤다. 너무 웃긴 것까진 아니고, 그리고 돌아다니는 짤들을 많이 봐서 그런가, 딱 예상했던 그 정도. 아주 재미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랑이 시작될 때는 매력으로 다가왔던 것들이 함께 살기 시작하면서 빛바래고, 매력에 가려 보이지 않던 것들에 실망하게 되면서 사랑의 온도도 점점 낮아진다. 같이 살기 힘들어진 지경까지 와 이혼을 결정한 부부에게 주어진 30일이라는 시간. 사랑했던 기억마저도 지워진 불가항력의 사고를 겪은 그들은 상대를 처음 만났을 때 끌렸던 그 지점으로부터 다시 마음이 생긴다. 사랑은 다시 시작되었어도 이 사랑이 또 언제까지 유지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어쨌든 해피엔딩.


감독 : 린타로


이 애니메이션은 나조차 어렸을 때 나왔던 건데, 본 것 같긴 한데 내용이 잘 생각이 나지 않아서 어떤 내용이었지? 하고 궁금해서 보았다. 와.. 근데 내용이 너무 이상함.. ㅎㅎㅎ 뭐 이런 게 다 있지? 정도.

남주 테츠로가 일단 너무 비호감. 호감을 살 구석이 1도 없음. 근데 왜 얘를 등장인물들이 다 좋아하지? 의아.. 이 애니메이션 잘 아는 친구에게도 물어봤는데,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아이를 통한 대리만족이라고.. 근데 난 그다지 와닿지 않고.. 기계인간에게 죽임을 당한 엄마의 복수를 위해 은하철도 999를 꼭 타야만 하는 테츠로를 긴 금발머리 여자가 주시하는데.. 안드로메다까지 가는 여정에 만나는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자기 힘으로 하는 건 하나도 없고, 훨씬 대단한 사람들의 도움을 받는데 단 한 번 실패하지 않고 다 성공함. 최종목적지에 갔더니 자기가 멸망시키려고 했던 행성의 공주님이 바로 메텔.. 게다가 메텔은 테츠로의 엄마의 육체를 입고 있었음.. 마지막에 사랑을 고백하며 입맞춤까지. 도대체 이게 뭐지???


감독 : 마이클 만

출연 : 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발 킬머


이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크나이트'를 찍을 때 여러 번 보면서 레퍼런스 삼았다고 얘기를 해서 궁금해서 보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장르이기도 하고 배우들이 심지어 로버트 드니로에 알 파치노라 기대를 하고 봄. 러닝타임이 꽤 긴 편인데 그 안에서 이야기가 복잡하게 얽혀서 이리저리 튀고 이런 게 없이 단선적으로 흐른다. 어쨌거나 두 분을 한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볼 가치가 충분한 영화. TV화면도 아니고 노트북으로 보는 건데도 화면을 뚫고 나올 것 같은 카리스마 후덜덜. 또 보면서 아, 이 장면을 딴 거구나 싶은 장면도(다크나이트에서) 찾을 수 있어서 그것도 하나의 재미요소. 하지만 미친 몰입감을 준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등장인물들 간의 개인 가정사, 인간관계에 대한 스토리도 있어서 어떤 사람들에겐 캐릭터를 이해할 수 있는데 도움이 되었을지 몰라도 나에겐 좀 늘어지는 감이 있었다는 거.

범죄단의 리더인 로버트 드니로와 강력계 경찰 알 파치노와의 대결. 역시 강대강이 부딪치는 영화는 카타르시스가 있다. 결론이 어떻게 될까 싶은데 결국엔 범죄자의 죽음으로 대단원..


감독 : 나홍진

출연 : 하정우, 김윤석, 조성하


이 영화를 봄으로써 과작 감독 나홍진 연출작 3 작품을 모두 다 보았다. 어떤 통찰이나 선명한 주제의식이 있는 게 아니어도 나는 나홍진 감독의 영화가 좋다. 미친 완벽주의자. '택시기사'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촘촘히 쌓은 영상들을 보면서 쿠엔틴 타란티노의 '장고'를 떠올렸다. 나는 곡성-추격자-황해 순으로 그의 작품을 본 것인데, 연도순으로 보면 곡성이 맨 마지막 작품. 앞의 두 작품에 비하면 차원이 다른 완성도. 성장이 있는 감독이라 더 좋다. 나는 호흡이 느리고 디테일을 차분히 보여주는 스타일의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에 (너무 빠른 영화를 보면 놓치는 게 많아서) 나홍진 감독 스타일이 맞는 것 같다. 지나치게 잔인하기도 하고, 뭘 이렇게까지 끝이 안 나고 몰아붙이나 싶어 지칠 수도 있지만 나는 이렇게 뚝심을 갖고 밀어붙이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듯. 

사는 동네에 상관없이 범죄라는 것은 항상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왜냐하면 죄를 짓는 인간은 어디에나 있기 때문에. 중국 연변이라는 상대적으로 황폐한 지역에서도, 높은 빌딩들, 커다란 집들이 즐비한 서울의 부자동네에서도 '돈'이라는 것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더러운 짓을 하는 인간들은 존재하는 것이다. 거기에 그저 약하기 때문에 범죄 아사리판 중심에 서게 된 남자 한 명이 있었다. 그저 삶을 선택한 것이다. '자포자기하고 다 죽자'가 아니라 소식이 끊긴 아내를 다시 만날 희망, 어린 딸과 노부모를 생각하며 그럼에도 살기 위해 궁지에 몰린 한 남자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것. 하지만 만사는 많은 사람들과 여러 이권에 복잡하게 얽혀 있을 수밖에 없어 순진한 사람에게는 늘 덫이 된다. 




<히트>, <황해>는 공들여 잘 만든 영화이지만 내용상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영화는 아니어서 간단히 리뷰한다. 조용하게 흘러가도 이야기할 거리가 많은 영화가 있지만 엄청 공들여 찍었다고 많은 걸 함의하고 있는 것은 또 아니다. 후자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종류의 영화들도 나름의 가치가 있기에) 그냥 넘어가기엔 아쉬운 영화들이어서 일기 쓰듯 간단히 리뷰했다. 


듄2를 두 번 봤는데 이것도 엄청 공들여 만든 영화지만 리뷰를 따로 쓸 것이 있을까 싶다. 

올해 좋은 영화들이 속속 개봉되고 있어서 신나게 극장 예매하는 중.

이번 주는 인생 최초로 3편의 영화를 보러 3번 극장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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