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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미 Mar 03. 2022

피피티에 POWER가 부족해

마케터의 지옥에 도전하게 된 마린이 (7)

'마감은 내일모레예요'


1차 컨펌인 목요일, 전체적인 내용 정리 후 팀장님에게 전달했다. 내용은 다 들어갔으니 디자인을 보기 좋게 해 보라고 하셨다. Adobe 조차 결제해주지 않는 회사가 디자인을 논할 줄이야,


항상 포토샵으로 디자인을 정립하고 피피티로 옮겼던 나는 ppt 기본 기능들로 만들기 시작했다. 기획안에 참여하는 모두가 야근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는 연차를 간 사원까지도 여행지까지 노트북을 챙겨가 일을 하기 시작했다. 대행사는 다 이렇게 일하는 걸까 하는 생각에 측은함도 들었다. 어떻게든 그분의 연차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담당한 부분을 둘이서 연차인 한 명의 몫까지 마무리 지어보려 했다. 


2차 컨펌인 금요일, 디자인도 수정했고 팀장님께 컨펌을 요청했다. 디자인이 맘에 안 든다고 했다. 'power가 부족해' 정말 굉장히 디테일한 피드백이었다. 뭐 어쩌란 거지 엿멕이는 건가 정해준 템플릿을 가지고 내용 채우고 시각화했는데 왜 자꾸 디자인 이야기를 하는 걸까 모두가 통일해서 하는 게 템플릿 아닌가 6명 정도가 각자 맡은 부분을 하고 있는데 디자인이 다 달라야 한다는 말인가 어떤 부분이 마음에 안 드는지 알려주질 않으니 정답 없는 고민만 계속해서 해 나가고 있었다.


기획안을 많이 써봤던 나는 그럼 디자인을 아예 우리가 잡는 걸로 하고 디자인 작업을 할 테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고 템플릿 톤 앤 매너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디자인을 다시 잡고 다시 전체를 수정하기 시작했다. 제대로 된 피드백이었다면 진작에 끝났겠지만 몇 개의 버전을 만들어 보여줘야 하는 지경이니 시간은 어마어마하게 지났고 결국 10시가 넘었다.


'저는 먼저 들어가 볼게요. ㅎㅎ'

내 사수는 혼자 다른 부분을 맡았고 다해서 퇴근을 한다고 단톡방에 올렸다. 문득, 내 사수는 어떤 부분을 맡았고 어떻게 했는지 궁금했다. 거기서 힌트를 얻어 제작하면 빨리 퇴근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뭐야 미친 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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