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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대위 May 25. 2024

스쳐가는 인연을 대하는 깊고 넓은 자세

비상금 털어서 깨달은 고급 정보입니다.


결혼하기 전부터 야금야금 모아 두었던
비상금에 손을 댔다.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후회 없이 첫 직장을 떠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동료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아낌없이 전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군대(군 생활)로부터의 해방감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서는 관계의 좋고 나쁨을 떠나 '단절'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렇게 시작된 선, 후배 동료들과의 만남은 1월에 시작해서 4월은 화룡점정, 그야말로 만남의 연속이었다.




조금씩 이상해지는 것을 느꼈다.

정말 대인관계를 정리하는 것이 답일까?

내가 올바른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일까?

이제까지 함께해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만들었던 자리에서 되려, 그들로부터 아낌없는 응원과 진실됨 그 이상의 것이 돌아왔다.

떠나기 전인데 벌써부터 그리워해주는 분도 있고, 마지막 출근 날을 기억했다가 다시 연락을 주시는 분들도 있고,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적었던 나의 짧은 편지를 읽고 눈물을 흘리며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고 말해주시는 분도 있었다. 이 얼마나 소중한 인연인가.

집에서 쉬며 많은 생각을 했다. 내 그릇이 너무 작았구나, 어떻게 만난 인연인데 그 어려운 시절 함께했던 경험들이 내 20대 세월의 전부인데 그걸 어떻게 그냥 놓아버리려고 했던 것인지.

다시 붙잡아 보기로 했다
생각이 날 때면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되어서 앞으로도 함께 하기로.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실수를 저지르곤 한다. 예를 들면, 나를 괴롭혔던 것은 한 가지인데 그것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려 하는 것. 또는 제대로 소통해 보려는 노력 없이 나만의 생각을 가미하여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오해하게 되는 것.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면 인정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것도 엄청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비록 비상금은 동이 났지만, 그럼에도 가장 소중한 것을 지킬 수 있게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 그들이 앞으로도 나와 함께해 주었으면 좋겠고, 그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 나만의 보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순 #양귀자

P.127 사람들은 작은 상처는 오래 간직하고 큰 은혜는 얼른 망각해버린다. 상처는 꼭 받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은혜는 꼭 돌려주지 않아도 될 빚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생의 장부책 계산을 그렇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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