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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y Soul Sep 16. 2024

서태지와 아이들: K-pop의 시작?!

1990년대 한국 음악 산업과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

K-pop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글로벌 음악 브랜드로 자리 잡았지만, 그 기원과 진화 과정에는 중요한 역사적 순간들이 있다. 그중에서도 1990년대는 한국 대중음악에 큰 변화를 가져온 시기로, 서태지와 아이들의 등장은 K-pop의 탄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글에서는 1990년대 한국 음악 산업의 변화와 함께 서태지와 아이들이 K-pop에 미친 영향, 그리고 그 이후의 K-pop 진화 과정을 살펴본다.


1. 1990년대 한국 음악 산업의 변화


1990년대 초반은 한국 사회와 음악 산업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난 시기였다. 이 시기는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고(1989), 민주화가 시작되었으며(1993), 경제가 성장하면서 소비문화와 개인주의가 확산되던 시기였다. 또한 새로운 방송사 SBS와 케이블 채널들(Mnet, KMTV)의 등장은 음악 관련 미디어 경쟁을 촉발시켰고, 이는 더 다양한 음악이 대중에게 노출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나 CD 플레이어의 보급으로 인해 개인화된 음악 소비가 가능해졌고, 이 당시 새로운 세대인 '신세대'가 대두되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한국 대중음악의 흐름은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으며, 이는 단순히 미국 음악의 영향을 받은 것만이 아닌, 한국의 독자적인 청소년 문화를 반영한 것이었다.


2. 청소년 음악의 부상과 "서태지와 아이들"


1990년대 초반부터 음악 제작 과정에서 디지털 녹음 장비와 디지털 악기들이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기술적 발전은 음악의 창의성과 다채로움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이 변화의 시기에 등장한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들은 트로트와 발라드가 주류였던 당시 대중음악과는 매우 다른, 새로운 음악적 스타일을 선보였는데 서양의 힙합, 록, 뉴잭스윙(New Jack Swing) 같은 장르를 한국적 감성에 맞게 재해석해 곡에 담아냈다. 특히 1집 데뷔곡 "난 알아요"는 기존 한국 가요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뉴잭스윙을 기반으로 한 빠른 리듬의 댄스 음악이었고, 2집 "하여가"는 국악과 랩, 메탈음악을 접목시켰으며 3집 "교실 이데아"는 록과 힙합을 결합한 실험적인 사운드를 선보였다. 또 "컴백홈"에서는 본격적인 힙합 비트로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며 청소년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단순히 음악적인 면에서만 혁신을 일으킨 것이 아니었다. 그들의 가사는 청소년들이 직면한 사회적 문제, 불만, 그리고 방황을 대변하며 당시 청소년 세대의 열렬한 지지를 얻었다. 대표적으로 "교실 이데아"는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담았고, "컴백홈"은 가출 청소년들에게 집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전달해 사회적 이슈와 맞닿아 있었다.


이러한 음악적, 가사적 혁신은 당시의 사랑 노래 위주의 성인 취향 대중가요와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고, 서태지와 아이들은 그렇게 청소년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서태지와 아이돌이 "문화 대통령"이라고 불린 이유는 이러한 음악과 메시지의 혁신 덕분이었을 것이다. 이들이 선보인 새로운 스타일은 한국 대중음악의 지형을 바꾸었고, 그들의 등장과 퍼포먼스는 지금 K-pop의 기초가 되었다고 볼 수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q3xy4p2JTfU

서태지와 아이들 (Seotaiji and Boys) - 컴백홈 (COME BACK HOME) M/V


3. "서태지"의 스타일


서태지와 아이들은 새로운 음악적 스타일뿐만 아니라 독특한 이미지로도 청소년들에게 어필했다. 특히 서태지는 귀여운 외모와 부드러운 매너로 대중의 관심을 끌었고, 음악 창작 활동 외에는 대중적 활동을 거의 하지 않는 신비로운 이미지로 청소년들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서태지와 아이들의 전곡을 작사, 작곡한 서태지는 또한 천재적인 아티스트로서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사회에서 잠시 은둔하는 등 비전통적인 삶을 살았던 그의 배경은 그의 그런 이미지를 더 강화시켰다. 


하지만 그는 사회 질서를 해치는 행동은 하지 않음으로써 청소년들에게 긍정적인 인물로 자리 잡았다. 서태지의 가사와 음악은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폭력이나 사회적 혼란을 조장하지 않았고, 스타일과 미학적으로 기존의 기성세대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도 사회적으로 큰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다. 예를 들어, "컴백홈"에서 선보인 갱스터 랩 장르와 그 스타일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그들의 반항적인 이미지를 강조했지만, 동시에 가출한 청소년들을 향해 집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는 그들로 하여금 큰 틀에서는 한국 사회의 모범적인 이미지로 남을 수 있도록 했던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Seotaiji and Boys) / 서태지 (Seotaiji)

4. "서태지와 아이들"의 유산


서태지와 아이들은 4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데뷔 4년 만에 돌연 은퇴를 선언했지만, 그 짧은 기간 동안 한국 음악 산업에 여러 가지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 그들은 TV 방송사의 스타 시스템에 대한 통제력을 약화시켰고, '컴백' 시스템을 도입하여 앨범 발매의 새로운 형식을 만들어냈다. 또한, '콘셉트' 기반의 앨범 제작 방식을 대중화했고, 팬 클럽 시스템을 체계화하여 '서태지 매니아'라는 열정적인 팬덤 문화를 탄생시켰다. 또 한 가지 그들의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는 음악 사전 검열 시스템의 폐지에 기여한 것이다. 1996년에 공공 공연 윤리 위원회의 사전 검열이 폐지되면서 음반 제작과 유통이 자유로워졌고, 이는 음악 산업의 큰 변화를 가져왔다. 이로 인해 한국 음악 산업은 더 많은 창의적 자유를 누릴 수 있었고, 이는 이후 K-pop의 발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서태지와 아이들 은퇴 기자회견 / 은퇴 발표 후 서태지 집 앞에 몰려든 팬들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해체된 이후, 멤버였던 양현석은 K-pop을 글로벌 음악 브랜드로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는 1996년에 YG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며 K-pop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YG 엔터테인먼트는 빅뱅, 2NE1, 블랙핑크와 같은 세계적인 K-pop 그룹을 배출하며 한국 대중음악을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시키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특히 힙합과 R&B를 중심으로 한 음악 스타일은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의 강력한 개성으로 이어졌다. 이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처음 시도했던 장르적 실험과도 연결된다.


5. "서태지와 아이들", 그리고 K-pop의 진화


서태지와 아이들의 음악적 혁신과 문화적 영향력은 현재 K-pop 아이돌 시스템에도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 그들이 개척한 장르적 다양성과 청소년들과의 강력한 소통 방식은 현재의 K-pop 아티스트들이 따르고 있는 중요한 요소다. 또한 서태지와 아이들이 만들어낸 '컴백' 시스템, 팬덤 문화, 그리고 음악의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내는 방식은 K-pop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서는 문화적 브랜드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들과 현재의 K-pop 아이돌 사이에는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누렸고, 상업성을 거부했으며, 대중의 시선에서 벗어나 은둔 생활을 추구했다. 반면, 현재의 K-pop 아이돌은 체계적인 기획사 시스템 속에서 훈련을 받고, 곡을 받아 데뷔를 하고, 대중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상업적 성공을 추구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은 한국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며, K-pop의 전신을 형성했지만, 그들이 보여준 자유로운 창작과 독립성은 오늘날의 아이돌 시스템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서태지와 아이들 이후 K-pop은 더욱 정교한 제작 시스템과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통해 발전해 왔으며, 지금은 BTS, 블랙핑크 등과 같은 그룹들이 전 세계에서 K-pop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이들은 다양한 음악적 장르와 스타일을 접목해 글로벌 팬들과 소통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K-pop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이 지닌 창작의 자유와 비상업적 태도는 오늘날의 K-pop 아이돌과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에서 그들의 독창성과 가치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L-AxO7EPU8c

서태지와 아이들(Seotaiji and Boys) - 하여가(Anyhow Song) M/V

https://www.youtube.com/watch?v=g9JapbJsvZo

서태지와 아이들(Seotaiji and Boys) - 필승(Must Triumph)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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