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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y Soul Oct 05. 2024

33. 영국 여행: 옥스퍼드 & 코츠월드 핵심 스팟

옥스퍼드 & 코츠월드 빨간바지 일일투어 후기 및 소감

빨간바지 여행사를 통해 옥스퍼드, 코츠월드 투어를 다녀왔다. 가격은 약 13만 원 정도였는데, 적당한 가격으로 하루 두 도시를 관광할 수 있는 효율적인 코스의 투어였다. 코츠월드는 중세의 작은 돌집들로 이루어진 평화로운 시골 풍경이 아름다웠고, 옥스퍼드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 도시라 그런지 학구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옥스퍼드는 런던에 살면서 꼭 한 번은 방문하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처음에는 옥스퍼드가 단순히 대학교 이름인 줄로만 알았다. 옥스퍼드는 대학교 이름일 뿐 아니라 대학 도시의 이름인데, 이를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옥스퍼드 특유의 '컬리지 시스템'을 알아야 한다. 옥스퍼드는 한국의 대학교와는 다르게 단일 기관이 아니라 38개의 독립적인 컬리지로 구성되어 있다. 각 컬리지에는 고유의 건축 양식과 역사적 배경이 있으며, 학생들은 자신의 컬리지에서 생활하고 학업을 이어간다. 이들 컬리지는 대학 본부와는 별개로 운영되지만, 모든 학생들이 한 대학으로서 통합되어 교육을 받는다. 때문에 이 컬리지들을 보통 옥스퍼드로 총칭하는 것이다. 특히 뉴컬리지나 크라이스트처치 같은 유명한 컬리지들은 그 역사적 건축물과 함께, 해리포터 촬영지로도 잘 알려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아무튼 옥스퍼드와 코츠월드를 하루에 모두 경험할 수 있는 옥코 투어는 관광객에게 좋은 선택이 된다. 투어를 고민하는 분들을 위해 옥코 투어에서 방문한 핵심 스팟들을 소개한다. 마지막에는 나의 솔직한 투어 후기까지.


1. 코츠월드: 바이버리 (Bibury)


코츠월드는 영국의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보여주는 지역으로, 돌집과 초록 들판이 펼쳐진 아름다운 마을들이 많다. 중세의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들도 많아서,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바이버리는 코츠월드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중세 시대의 돌집들이 아기자기하게 모여 있는 풍경이 인상적이다. 특히 알링턴 로우(Arlington Row)는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모습으로,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포토존이다. 


참고로, 코츠월드 지역은 럭셔리한 별장도 많은데, 데이비드 베컴 가족이 소유한 £12 million 규모의 고급 별장도 이 근처에 있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기간 동안 베컴 가족은 외부와 격리된 이 완벽한 별장에서 지냈다는 썰.

바이버리 (Bibury)의 알링턴 로우 (Arlington Row)

 

2. 코츠월드: 버튼 온 더 워터 (Bourton-on-the-Water)


버튼 온 더 워터는 '코츠월드의 베니스'라고 불리는 마을로, 조그만 강이 마을 중심을 흐르고 작은 돌다리들이 놓여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마을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강을 따라 천천히 걸어 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힐링이 된다. 


또 이곳의 '베이커리 온 더 워터(Bakery on the Water)'에서 먹은 스콘과 밀크티는 정말 맛있었다. 스콘 2개와 밀크티가 나오는 메뉴인 크림티(Cream Tea)를 추천한다. (가격은 £8.9)

버튼 온 더 워터 (Bourton-on-the-Water) / 베이커리 온 더 워터(Bakery on the Water)에서 주문한 크림티(Cream Tea)



3. 옥스퍼드: 블랙웰 서점 (Blackwell's Bookshop)


옥스퍼드에 도착해 가장 먼저 들른 곳은 블랙웰 서점이었다. 옥스퍼드에서 가장 넓고 역사적인 거리인 브로드 스트리트(Broad Street)에 위치한 이곳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술 도서 서점으로, 역사가 140년을 넘었다고 한다. 특히 지하에 위치한 Norrington Room은 3.5km에 달하는 책장이 줄지어 있는 것이 압도적이었다. 겉보기에는 작은 동네 서점 같았는데 생각보다 멋진 실내와 큰 규모가 인상적이었다. 

블랙웰 서점 (Blackwell's Bookshop)


4. 옥스퍼드: 보들레이언 도서관 (Bodleian Library)


옥스퍼드에서 가장 중요한 도서관인 보들레이언 도서관은 이 대학의 중심 역할을 한다. 수백 년 동안 학문 연구의 중심지로 자리 잡아왔으며, 수많은 귀중한 고서들이 이곳에 보관되어 있다. 도서관에 소장된 책들의 길이를 다 합치면, 런던에서 대전까지 갈 수 있는 거리에 해당한다고 할 정도다. 또 도서관의 웅장한 건축 양식은 이곳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도서관 내부는 해리포터 영화의 일부 장면들이 촬영된 장소이기도 하다. 


옥스퍼드의 보들레이언 도서관 앞에는 도서관의 창립자인 토마스 보들리 경의 동상이 있다. 이 동상과 관련해 옥스퍼드에서는 작은 전설이 있는데, 바로 동상의 왼쪽 발을 만지면 시험에 행운이 온다는 이야기다. 많은 학생들이 시험 기간에 이 발을 만지며 행운을 기원하고, 이로 인해 동상의 왼쪽 발이 유난히 닳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전통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오며 학생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학문적 성공을 기원하는 상징이 되었다. 우리에게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보들레이언 도서관 (Bodleian Library) / 토마스 보들리 경 (Sir Thomas Bodley)의 동상


5. 옥스퍼드: 레드클리프 카메라 (Radcliffe Camera) & 세인트 메리 교회(St. Mary the Virgin)


레드클리프 카메라는 둥근 돔 형태의 독특한 건축물로, 현재는 주로 보들레이언 도서관의 열람실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카메라(Camera)"는 라틴어로 아치형 지붕이 있는 방 또는 돔형 건물을 뜻한다. 존 레드클리프의 기부로 지어진 이 건물은 옥스퍼드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랜드마크다. 외관의 고풍스러움과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 바로 옆에 위치한 세인트 메리 교회는 옥스퍼드 대학교의 교회 역할을 하며, 그 역사적인 중요성과 고딕 양식의 아름다움으로 잘 알려져 있다. 투어에서는 교회 탑에 올라가지 않지만, 탑에 오르면 옥스퍼드 시내와 레드클리프 카메라를 포함한 주변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멋진 전망을 즐길 수 있다고 한다. 이 두 건축물은 옥스퍼드의 중심부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어, 역사적이고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한층 더 강화해 준다. 

레드클리프 카메라 (Radcliffe Camera) / 세인트 메리 교회(St. Mary the Virgin)와 교회 꼭대기에서 바라본 옥스포드 전망


6. 옥스퍼드: 뉴컬리지 (New College)


옥스퍼드 투어의 하이라이트는 뉴컬리지였다. 뉴컬리지는 옥스퍼드의 여러 컬리지 중 하나로, 역사적 의미와 더불어 영화 해리포터의 촬영지로도 유명한데, 특히 뉴컬리지 가든과 복도는 영화 속 장면 그대로였다. 특히 가든 내 '말포이 나무'는 해리포터로 유명한 스팟이고, 뉴컬리지 학생식당 역시 해리포터의 호그와트 연회장을 연상시키는 장소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참고로, 호그와트 연회장의 실제 촬영지는 옆 컬리지인 크라이스트처치의 학생식당인데, 아쉽지만 빨간바지 투어에서는 크라이스트처치 대신 뉴컬리지를 방문한다. 규모가 조금 작긴 하지만 여기도 호그와트 연회장의 분위기를 느낄 수는 있다. 


또한, 뉴컬리지의 이념인 "Manners Maketh Man"은 매우 유명한데, 이는 인간의 품격이 예의에서 나온다는 철학을 강조한다. 흥미로운 점은 이 문구가 영화 "킹스맨(Kingsman)"에서 주인공의 대사로 사용되면서 다시금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다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콜린 퍼스(Colin Firth)가 연기한 캐릭터는 이 대사를 강조하며, 신사로서의 예의를 강조하는 장면을 연출한다. 이 대사는 뉴컬리지의 오랜 철학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영화가 개봉되면서 현대 문화 속에서도 다시 주목받게 되었다.


뉴컬리지의 정원과 건축물은 이러한 철학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으며, 고대의 전통이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뉴컬리지는 입장료가 £8로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그래도 옥스퍼드를 가장 잘 느낄 수 있었던 곳이었다. 해리포터의 촬영지이자 실제 학생들이 생활하는 곳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더욱 새로웠던 장소. 

뉴컬리지 (New College) 가든과 복도
뉴컬리지 (New College) 학생식당과 이념이 적힌 로고


7. 옥스퍼드: 탄식의 다리 (Bridge of Sighs)


옥스퍼드에서 또 하나의 유명한 명소인 탄식의 다리는 그 이름이 참 재미있다. 성적표를 받은 옥스퍼드 학생들이 이 다리를 건너며 한숨을 쉬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실제로 다리의 모습은 베네치아의 탄식의 다리와는 다르지만, 그 유래와 이름 자체가 흥미롭다. 

탄식의 다리 (Bridge of Sighs) / 브로드 스트리트(Broad Street)


이번 여행은 코츠월드의 중세 마을과 옥스퍼드의 고대 건축물을 하루 만에 경험할 수 있었던 투어였다. 특히 두 지역 모두 각각의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다양한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또 혼자서 이 두 지역을 하루 만에 가기는 어렵기 때문에 효율성 면에서도 이 투어를 추천할만하다. 또한 해리포터 팬이거나 옥스퍼드 대학교에 관심이 있다면 더더욱 이 투어를 추천할 수 있겠다. 하지만 해리포터 팬이 아니거나, 만약 이 도시들에 큰 관심이 없다면 나는 굳이 이 투어가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차라리 그동안 내가 추천했던 런던 내의 다양한 명소들을 방문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추가로, 런던 1년 살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이 시점에 내가 여행지를 추천한다면 런던 근교 여행으로는 이 투어도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투어 말고 한 도시를 꼽자면 요크(York)를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만약 범위를 넓혀 영국 내 어디든 갈 수 있다고 한다면 나는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를 추천한다. 에든버러는 런던과는 확실히 다른 중세시대의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그 도시만의 아름다움을가장 강하게 남긴 도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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