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디매거진 숏버스 Apr 01. 2023

미술관의 변명

영화 <미술관의 변명> - 김한범 감독

세상에서 가장 공포스러운 건 실체가 있는 것 같았는데 없는 이상함이야. 


 왜인지 요즘 나는 소름 끼치게 싫어하는 공포, 스릴러 장르의 작품들을 연달아 보고있다. 분명 이런 걸 보면 밤에 잠을 못 잘텐데 왜 자꾸만 나의 손가락은 공포, 스릴러 작품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건지. 이게 전부 작품이 너무 재밌게 생긴 탓이다. 여튼 이번 미술관의 변명이라는 작품은 이상하게도 어디서 본 것만 같았다. 그래서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몇 년 전 텀블벅 프로젝트에서 언 듯 본 게 기억이 났다. 이내 나는 텀블벅 사이트에 미술관의 변명을 처봤다. 그랬더니 그에 화답하듯 화면에 프로젝트가 나왔다. 그때 내가 봤던 프로젝트가 진짜 영화로 구현이 됐다는 사실에 왜인지 기분이 좋았다. 후원하지도 않았으면서 이런 감정을 느끼는 내가 웃기지만 어떤 사람의 꿈이 이뤄진 것을 목격하는 건 꽤나 행복한 일이라 어쩔 수 없다. 



작품은 홀로 미술관을 지키는 주인공 지훈을 보여 준다. 그는 종일 데스크 앉아서 전화를 받거나 미술관을 정리하는 일을 한다. 그럼 주인공 혼자 전화도 받고 미술관을 정리하려면 힘들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미술관에는 이집트 목관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있고 아무것도 없다. 심지어 미술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하루 겨우 한 명에서 두 명뿐이다. 신기한 건 찾아오는 사람들의 성별, 나이, 국적은 다양하다는 거다. 30대 후반 여성, 일본인, 중년 남성까지. 이들은 대체 어떻게 여길 찾아온 건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소름 끼치는 건 이제부터다. 이렇게 방문한 방문객들은 밤이 되면 미술관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죽음에 대한 변명을 늘어놓는다. 우리 그 전화를 직접 받는다고 생각해 보자. 닭살 돋지 않는가. 그렇게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을 당하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심장이 쪼그라든다. 만약 나라면 전화를 바로 끊고 미술관을 그만뒀을 텐데. 주인공은 간이 대빵만한 건지 일을 그만두지 않고 버틴다. 그렇게 미술관을 지키기 시작한 지 3일째 목관과 미술관의 이상한 기운과 걸려오는 전화들 때문에 주인공은 정신이 이상해지고 미쳐가다 미술관을 일을 그만둔다. 진작 그만두고 도망치지 왜 버텼는지 참 안타까웠다.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이내 스크린이 올라가면 힘이 풀리게 만든다. 그만큼 흥미진진하고 가슴 쫄리게 하다가 나중엔 끝났다는 안도감이 든다는 뜻이다. 점점 날씨가 더워지고 있다. 이럴 땐 온몸을 오싹하고 춥게 만들어버리는 공포, 스릴러 장르의 작품 아니겠는가? 괜히 여름에 공포, 스릴러 작품이 개봉할까. 모두가 이 작품을 보며 긴장하고 무서워하다 안도 했으면 좋겠다. 



인디매거진 숏버스 객원필진 3기 김민서

작가의 이전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한반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