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유현 인터뷰
Q.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A. <뜨거운 안녕.>을 연출한 유현 감독입니다. 광고 감독으로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 영상 광고물을 제작하고 있어요.
Q. 작품 소개도 부탁드린다.
A. <뜨거운 안녕.>은 진아가 4년 만난 남자친구 경남과 좌충우돌, 우당탕! 서툴게 이별하는 이야기로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기초제작 실습 수업 과정에서 만든 작품입니다.
Q. 극장 개봉 소감
A. #공포#두려움#감사#설렘 그중 #공포#두려움이 가장 큽니다.
극장을 찾는 관객은 금전적 비용과 시간 비용을 투자하니까 적어도 그만큼 선택한 작품에 기대를 하게 되잖아요.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는 아마 더 그렇겠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무겁고도 무서운 책임감이 느껴져요. 무르고 싶을 만큼이요. 수많은 ‘처음’을 겪어본 것 같은데 ‘첫 영화’의 ‘첫 상영’은 감당이 잘 안되고 있어요. 고백하건대 <뜨거운 안녕.>은 영화제 경험도 전무하고, 장점보다 단점이 더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함께해 준 배우들, 스태프들과 부족한 작품 잊지 않고 아껴준 배급사 관계자분들께 감사의 마음 전하고자 참여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오히려 누가 되진 않을까 두려워요. 작품이 기대에 못 미쳐 실망하셨다면 혹평은 연출인 저를 향해서만 부탁드리겠습니다.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열악한 제작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열악한 환경은 저에게 비롯됐거든요.
Q. 촬영 당시 있었던 재밌는 에피소드
A. 재미있기보다 슬픈 에피소드가…… 아직도 생각하면 눈물이…! 남산 제2호 터널 진입 전 이태원 주공 아파트 부근에 육교가 있어요. 지금은 많이 변했지만, 당시만 해도 너무 아름다운 공간이었답니다. 오래전부터 좋아했고, 이 영화의 시작이었고, 단 하나의 씬만 촬영해야 한다면 이 씬이라 할 만큼 중요했고, 생각만으로 행복하게 했어요. 가장 좋은 광선일 때 촬영하기 위해 바로 옆 골목부터 촬영하고 이동했는데… 그새! 육교에 광고 현판을 설치하고 있는 거예요. 네 개의 모서리 중에 하나 정도 고정했을까? 이제 막 시작한 거죠. 우리 피디님과 조감독님이 30분만 미뤄 달라고 사정해봤지만 어림없었어요.
싱그러움이 묻어나는 남산의 정경과 유난히 새파란 하늘, 그 가운데 길고 긴 육교.
그 위를 홀로 걷고 있는 진아의 모습. 익스트림 와이드 샷으로 타임도 길고 긴 육교를 다 걸을 때까지 모두 할애할 생각이었는데… 진아 머리끝, 정수리 쪽만 보이는 상황이 된 거예요. 상상이 되세요? 아직도 마음이 아파요.
Q. 작품 속에 나오는 세 사람의 관계성이 현실적이면서도 재미있다. 이러한 관계성을 가진 캐릭터들을 만들게 된 계기
A. 자전적인 경험이 모티브가 된 작품이라 현실적으로 느껴질 수 있어요. 재미 부분은 설정과 캐릭터를 희화화했기 때문이겠죠. 할 수만 있다면 웃어넘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충분히 많은 시간 ‘어둠’이었는데 그걸 그대로 어두운 이야기로 꺼내고 싶지 않았어요. 캐릭터 이야기가 나왔으니 잠시 성찰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진아도 그렇긴 하지만 경남과 주현은 시나리오에서부터 단편적인 캐릭터로 설정되어 있어요. 배우라면 누구나 연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나길 바랄 거예요. 충분히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함께해 준 우리 배우님들, 꼭 보은하겠습니다.
Q. 놀이터에 앉아있던 진아에게 한 아이가 마치 모든 것을 다 안다는 듯이 사탕을 건네는 장면이 좋았는데 진아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들어간 장면인가?
A. 현실에서 무작정 도망친 적이 있어요. 정처 없이 떠돌다가 소매물도까지 갔었죠. 매점에서 멍하니 창밖을 보며 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매점 아저씨가 다가와 아무 말 없이 호빵 하나를 ‘툭’ 건네고 ‘휙’ 가시는 거예요. 호빵이… 너무너무 맛있었어요. 물론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도 자지도 못해서 해골처럼 비쩍 말라 있었기 때문에 불쌍해 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럼 어때요. 호빵이 맛있었는데! 마음이 따뜻해졌는데! 나와 나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타인의 위로가 가장 적당한 온도일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아요.
Q. 작품 연출에 있어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A. 인물의 감정선이 중요했어요. 진아는 지나치게 감정적이지 않으면서 매 순간 다양한 감정이 공존하는 모습이길 원했어요. 경남과 주현은 악의를 가진 캐릭터로 보이지는 않기를 바랐는데 이 이야기가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고자 시작한 건 아니기 때문이었죠.
Q. 마지막 씬에서 공유림 배우에게 디렉팅을 하실 때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다면
A. 마지막 씬에서도 여전히 진아에게 다양한 감정이 공존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어요. 해는 뚝! 뚝! 떨어지고 촬영 현장에 있는 모두의 마음이 급한 상태였어요. 심지어 동네 주민들까지 구경 나오기 시작해서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죠. 그 와중에 유림 배우가 자기 몫을 해낸 거예요.
Q.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전하고픈 특별한 메시지가 있다면
A. 글쎄요.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라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메시지라고 하는 게 솔직한 것 같아요. 결국 버려야만 하는 남겨진 감정은 버렸으면 했거든요. 헤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이별 앞에 서툴러서 우스꽝스러워졌던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는 날이 더 많아지는 거예요. 그런 날들이 모이고 모여 덩치가 제법 큰 트라우마가 돼서는 연인 관계뿐 아니라 모든 관계를 어렵게 만들어 버리고 있었어요. 뿌리를 찾아 뽑아 태우고 날려 보내고 싶은 사적인 마음이 담긴 것 같아요. 성공한 것 같진 않지만.
Q. 연출 의도에도 있었던 ‘쉽게 버려지지 않지만 결국 버려야만 하는 남겨진 감정' 여전히 갖고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A. 사탕, 드실래요?
Q. 앞으로 작품 계획이 있다면
A. 하고 싶은 아이템은 많아요. 다음 작품은 서두르지 않고 기획개발 단계, 시나리오 작업같이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과정에 공을 들여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싶어요. 본업이 있어서 더디게 진행되고 있지만 포기하지는 않을 생각이에요.
Q. 감독님에게 단편영화란 어떤 의미인가
A. 30분에서 40분을 넘지 않는 짧은 영화?! 덧붙이자면 ‘독립된 하나의 장르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매력적인 콘텐츠’인 것 같아요. 매체 간의 경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콘텐츠의 성격을 드라마, 영화, 광고로 명백하게 규정짓기도 어렵잖아요. 광고도 ‘애드 무비’ 혹은 ‘브랜디드 필름’이라며 광고와 영화를 결합하는 시도를 점점 더 많이 하고 있고요. ‘그럼 그건 영화가 아니지!’라 외치는 분들도 있긴 하지만요. 몇몇 얼굴이 떠오르네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
A. 크레딧에 있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배우 공유림, 유민석, 이솔잎, 정윤건 | 배급 퍼니콘 | 슈퍼바이징 프로듀서 최정인 | 프로듀서 서금석 | 스크립터 김철민 | 조연출 김민정 | 연출부 노종찬, 김현중, 유의규 | 촬영 황훈희 | 촬영부 황승윤, 박재웅, 양광남, 장자목, 김병수 | 조명 김태일 | 조명부 김병용, 조일광, 박나열 | 발전차 이대중 | 미술 이선화 | 미술부 윤인솔, 공준기, 박윤수 | 동시녹음 장현욱, 장현민, 김성훈 | 의상 정혜정 | 분장 방예지, 이서원 | 캐스팅 임명화 | 편집 허범규 | 편집팀 이정훈 | 색보정 김건률 | 사운드믹싱 안진우 | 오디오프로듀서 이재혁 | 작곡 이혜인 | 번역 Shaynnie, Michael Cho | 유림 매니지먼트 곽태양 | 민석 매니지먼트 류지상 | 윤건 어머니 유서연 |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님 박기웅, 이충직 , 38기 동기들 | 고마운 분들 김경훈, 이재의, 정윤지, 최은우, 정인호, 김민식, 김다애, 전지현, 김수영, 주호철, 유재승, 김철희, 이진욱, 이용두, 김용구, 김경화, 김은비, 이화동어르신들 그리고 권순화, 이영화, 권용진, 김보미, 찰떡이
<뜨거운 안녕.> (Sad and Glad Goodbye)
러닝타임 : 12분
감독 : 유현
배우 : 공유림, 유민석, 이솔잎, 정윤건
스탭 : 제작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 슈퍼바이징프로듀서 최정인 | 프로듀서 서금석 | 각본/연출 유현 | 스크립터 김철민 | 조연출 김민정 | 연출부 노종찬, 김현중, 유의규 | 촬영 황훈희 | 촬영부 황승윤, 박재웅, 양광남, 장자목, 김병수 | 조명 김태일 | 조명부 김병용, 조일광, 박나열 | 발전차 이대중 | 미술 이선화(다락425) | 미술부 윤인솔, 공준기, 박윤수 | 동시녹음 장현욱, 장현민, 김성훈(앰비언스) | 의상 정혜정 | 분장 방예지, 이서원 | 캐스팅 임명화(레인보우) | 편집 허범규(언프레임) | 편집팀 이정훈(언프레임) | 색보정 김건률(컬러그라프) | 사운드믹싱 안진우(해머) | 오디오프로듀서 이재혁 | 작곡 이혜인(러브아일랜드) | 번역 Shaynnie, Michael Cho | 유림 매니지먼트 곽태양(WS엔터테인먼트) | 민석 매니지먼트 류지상(스콘엔터테인먼트) | 윤건 매니지먼트 유서연(윤건어머니)
로그라인 : 4년 만난 남자친구 경남과 이별 중인 진아. 이별의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던 진아는 불현듯 후배 주현을 떠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