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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지 Feb 09. 2022

첫 개학_ 정신 없는 하루

  첫 개학을 맞이하는 아침, 공교롭게도 나는 당직 당번이었다. 그래서 아침부터 너무 바쁜 하루를 맞이하게 되었다. 실외환경을 세팅하고, 현관에 있는 tv영상을 틀고, 교사실과 원장실의 불을 켜고 문을 활짝 열었다. 그리고는 부담임이 아침에 해야 하는 일들을 하였다. 교실 환기를 하고, 공기청정기를 켜고, 핸드타올과 세모금 컵을 채우고, 위탁급식을 하는 기관에 맞게 배식도구들을 미리 챙겨 놓았다. 

  이것 저것 일을 하다보니 벌써 8시 50분이 되었다. 차량을 타러 가야 하는 나는 하던 일을 급하게 마무리를 하고 차를 향해 뛰어갔다. 나는 차량에 제 시간에 탑승했지만, 함께 타는 최선생님(종일반)이 차 타는 걸 잊으셔서 조금 늦게 출발했다. 그 탓에 기사님께 한 소리를 들으며 출발해야 했다. 하지만 제 시간에 맞춰 아이들을 태웠고, 시간에 맞춰서 유치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우리 반은 18명이 왔다. 아이들 놀이 중에 가방을 확인하고 각종 서류, 아이사랑카드, 약 등을 챙기느라 정신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게 놀이에 참여하는 둥 마는 둥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쏜살같이 흘렀고, 밥을 먹고 바깥놀이를 나가게 되었다. 그렇게 1차 반일반 하원시간이 되었다.(우리 기관은 하원을 반일반 1차, 반일반 2차, 종일반 1차, 종일반 2차로 나누어서 한다.)

  오늘 아이들과 무슨 놀이를 하였는지, 어떤 아이가 친구들과 노는 것을 어려워 했는지, 어떤 아이가 한 영역에서만 놀이를 했는지 파악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이게 초임교사의 한계인가 싶었다. 또 증명사진과 실물이 달라서 모든 아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매치시키지 못하였다. 아이들을 하원시키고 나서는 가방에서 꺼냈던 서류를 분류하고, 아이들이 가져온 소지품들을 정리하고, 교실을 정리하였다. 그렇게 빠르게 하루가 지났다. 진짜 아이들 이름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내 감정이나 느낌도 모른 채 하루가 끝나다니. 그저 어서 금요일이 오길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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