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이 되었어도 할 일이 없을 때 마다 줄곧 공고를 찾아보곤 했다. 어떤 곳에서 어떤 조건으로 공고가 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유치원은 정교사를 뽑네.', '이 유치원은 종일반 교사를 구하네. 근무 시간이 길다.', '여긴 정교사를 뽑는데 사립호봉을 주는구나.' 등 공고를 보며 다양한 생각을 했다. 그렇게 공고를 찾아보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기가 취업했다는 유치원에서 공고가 났기 때문이다. 그것도 동기의 직무와 같은 조건으로 공고가 나 '뭐지? 또 뽑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동기에게 연락을 해 보았다.
결론은 '그 유치원에 안 가기로 했다.' 였다. 연봉도 높고 임용도 되는 곳이라 이유가 궁금했다. 그 이유는 신원 진술서를 내고 수업참관을 하고 이러한 문자가 왔기 때문이다.
'우리 원이랑은 안 맞는 것 같네요.'
카톡으로 연락했기 때문에 동기의 표정, 목소리, 말투 아무것도 알 수 없었는데 그 속에서 절망감과 속상함, 허무함이 보였다. 결국 그 친구는 고민 끝에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임용고시 공부를 하겠다고 하였다. 어찌 대답할 지 몰라 '그게 더 잘 하는 걸 수도 있어.' 라고 시덥잖은 위로를 해 주었다. 내 말은 하등 위로가 되지 않았겠지. 취업 번복이란 것이 자신에게 일어나는 일이라곤 생각하지 못했었겠지.
졸업을 하고 보니 이런 일이 주변에서 종종 일어나곤 했다. 그러나 이런 케이스가 앞으로는 없었으면 좋겠다. 이럴수록 많은 선생님들이 채용 소식을 들어도 불안감과 긴장감 속에 지내게 되지 않을까. 나도 출근할 때 까지는 취업이 되었다고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번복당했다고 해서 크게 상심하지 말아야 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