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더운 여름에 보육실습을 했었다. 아직도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3지망까지 원하는 실습지를 써 내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곳에 실습지 배정을 받고. 이게 우리 과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나는 다행인지 불행인지 1지망에 썼던 곳으로 실습지가 배정되었다. 실습지는 거리상으로 배정된다고 공지가 내려왔었지만 의문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누군가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에 실습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1시간 30분 거리에 배정이 되기도 했었다. 이외에도 보육실습비가 기관마다 달라서 실습을 가는 교생실습생은 눈물을 머금고 실습비를 내곤 했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아직도 내게 보육실습은 조금 아픔으로 남았다. 나에게 아픔이었던 이유들을 참고해서 실습을 한다면 다른사람들은 덜 힘들게 실습을 마칠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있어 어린이집 실습은 좋은 추억이길 바라며, 하나의 좋은 자격증을 발급받는 과정이길 바란다.
제일 기억에 남는건 인간관계였던 것 같다. 아무래도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도교사와의 관계가 나에게는 중요했던 것 같다. 난 평소에도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쓰는 편이었어서 그런지, 실습 동안 인간관계에 예민했던 것 같다. 다들 이만큼 읽었으면 예상하다시피, 보육실습 중 나의 인간관계는 꼬여버렸다. 그 이유에는 여러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난 그런 뜻으로 이야기 한 것이 아닌데 오해가 생겨버린 점, 지도교사가 화가 나있을 때 질문의 타이밍을 잘 못맞추었던 점, 담임선생님님이 부탁한 일을 잘못 이해하여 생겨버린 점 등이 있다. 이 중에서 '내가 잘못했었지, 그러지 말껄.' 하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도 '읭?' 하는 부분도 사실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런 것들로 인해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꼈고, 이로 인해 보육실습이 힘들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힘들었던 것은 교구만들기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기관에 취업했을 때 교구를 만드는 일이 거의 없지만, 실습 때에는 교구를 만드는 일이 많다. 난 유치원 실습 때 보다 어린이집 실습 때 교구를 더 많이 만들었었다. 교구를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고, 지도교사의 조언을 받고, 여러 차례 수정하여 교구를 만들었던 점이 나에게는 낯선 일이었던 것 같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면서 했던 일인지라 피곤함의 주된 요인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생각나는 것은 수업이었다. 단위수업, 연계수업, 올데이 수업을 준비하는 일이 만만치 않았던 것 같다. 어떤 수업을 할지 내가 계획을 세워 오면 지도교사와 상의를 해야 했다. 여러 번의 상의 끝에 수업을 정하고, 그에 맞는 교구를 만들고, 활동계획안을 쓰고 이 모든 것을 또 점검받는 것이 나에겐 부담으로 느껴졌었던 것 같다. 올데이 때는 내가 오전부터 쭉 하루 일과를 운영해야 했는데 정말 부족함을 많이 느꼈고 좌절감 또한 느꼈던 기억이 난다.
글을 읽으면 보육실습이 힘들기만 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사실 실습하면서 좋았던 것들도 많다. 어린이집 시스템에 대해 알 수 있었고, 6주간 실습을 하고 나면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어린이집에는 영아들이 있는데, 영아들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또한 같은 동료 실습교사와 고민을 공유하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점은 아직도 감사하다. 그러니 보육실습을 할 때 어렵고 힘든 점도 많겠지만, 6주라는 시간이 흐른다는 것은 진리이고 얻는 것도 많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