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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줌마의 정석은 없나

요아정

by 마음돌봄

디저트 이야기가 아니다.

요아정 = 요즘 아저씨의 정석.

드라마 <도깨비>에서 지은탁이 열심히 "아저씨, 사랑해요."를 외쳤는데 그 장면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인가. 오히려 아저씨라고 부르기 어색한 외모의 배우들이 '요아정'의 정석을 이루고 있는데, 나의 경우엔 어릴 때부터 봤던 배우들이라 전혀 아저씨 같지가 않다. 사실 거의 친구 나이가 아니던가.



과거 아저씨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내장 지방으로 인한 둥글고 부풀어 오른 배, 처진 피부, 뭔가 껄끄러운 화법 등 편견을 갖게 하며 중년 남성을 희화화한 경우가 많았는데 지금은 40대의 나이는 안정감을 주는 나이가 된 듯하다. 역사를 통틀어서 생각해 보면 좀 과장될 수는 있으나 특정 시기를 제외하고는 태평성대가 아닌 난세라고 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계절적으로도 불안감을 안고 살았던 시간들. 미래에 대한 불안, 노후 걱정, 유독 추운 겨울에 많이 들리는 부고 소식과 장례식장 방문. 이런 현실 속에서 요즘 '아저씨'는 20대의 청량함과 싱그러움은 아닐지라도 잘 정돈된 바디로 증명하는 꾸준한 자기 관리, 좀 더 여유 있고 친근한 말투와 화법, 세월이 안겨준 느긋함과 다 받아줄 것만 같은 편안함, 유머감각 등을 탑재하여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빨리 변화하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은 특히 이런 부분들에 더 열광하는 것이다. 나이가 있으니 더 배려심 있고, 진지함과 진중함을 잃지 않는 모습이 더 배기가 된다. 아 물론 외모가 주는 한결같음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나 '요아정'이 될 수는 없을 테니.



나이가 더는 유세가 아닌 시기다. 꼰대 문화로 치부되었던 아저씨 들은 이제 문화의 한 중심이 되었다.

급변하는 세상, 정신없이 폭풍처럼 몰아치는 여러 변화 속에서 우린 더 안정된 무언가를 갈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행가만 역주행하는 것이 아니라 책도 역주행하는 요즘이다. 오래된 그 어떤 것에서 어떤 것을 찾고 있는 요즘 세대인지도 모른다. 오래된 것이 주는 편안함, 무사함, 안녕. 그 모든 것이 귀중한 요즘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죠?'라는 인사가 무색할 만큼의 시대. 그래서 더 필요한 '아저씨'인가.



또 다른 '요아정 = 요즘 아줌마의 정석'은 어떤 모습일까?

역시나 잘 관리된 바디, 적당한 재력, 여유 있는 태도와 20대 뺨치는 외모가 필요한가.

차분하고 여유 있는 말투 또한 필수일까.

이 이상은 전혀 가늠할 수가 없다.

일단 나이가 있으니 여유로움은 당연히 탑재해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요즘 아줌마가 되는 길도 쉽지가 않구나.



자, 일단 당신의 아저씨에게 투표하세요.

요아정.jpg 사진출처 : 맥스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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