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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근 May 15. 2024

<그녀가 죽었다> 리뷰 -영화 자체가 훌륭한 스토리텔러

시의적절하고 신선한 SNS 범죄 추적극

<그녀가 죽었다>는 들려주는 영화입니다.

관음증 범죄자와 사이코패스 여자, 두 화자를 통해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완성도 높은 영화이지만, 작품성 있고 깊이 있기 보다는 상업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영화를 추구하며 영화 자체가 훌륭한 스토리텔러입니다.

스릴러나 미스터리 요소들을 쌓아가는데 주력한다기보다는 SNS 범죄 추적극 정도로 정의할 수 있겠는데, 두 화자의 내레이션을 통해 애써 감춤 없이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관음증과 사이코패스의 세계에 초대된 관객들이 거침없는 전개에 몰입하다 보면 1시간 43분이 순식간에 지나갑니다.

관음증 범죄자와 자신을 훔쳐보는 범죄자에게 복수하기 위해 '죽음'을 택한 사이코패스의 두뇌 싸움은 마지막까지 치열합니다.


지금 SNS에서 벌어지고 있는 세태와 그 이면에서 자라나는 범죄 요소들을 소재삼은 이 영화. 마음 둘 곳 없는 인물들의 향연 같은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주인공인 변요한 배우는 관객을 의미심장하게 쳐다봅니다. 마치 <살인의 추억>의 마지막 장면, 숨어버린 범죄자와 그 시대가 낳은 범죄에서 과연 당신들은 자유로운가 묻던 송강호 배우처럼 말입니다.


간만에 시의적절하고 신선한 영화가 나왔습니다.



PS. 이 정도의 상업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영화의 감독이 김세휘라는 시나리오 작가 출신의 신인감독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타겟>, <용감한 시민>, <그녀가 죽었다>까지 9개월 만에 주연작 3편을 개봉시키는 기록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신혜선 배우는 이 영화를 통해서 상업영화에 특화된 연기력을 다시 한 번 과시하고 있습니다.

독립.예술영화부터 10여년간 쌓아온 변요한 배우의 탄탄한 연기력도 이번 영화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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