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그램 비평- 얼라이브의 강점과 적용 가능성에 관해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얼라이브’는 고인이 된 음악가들을 AI 기술을 통해 재구현하여 그들의 무대와 음악을 새롭게 제작해 보여준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은 총 4화로 제작되었으며, 1, 2회차는 울랄라세션의 임윤택, 3, 4회차는 유재하의 모습을 재현했다. 세상을 떠난 비운의 음악가들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은 복원된 고인의 음성과 모습으로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 과거에는 ‘만약 그들이 살아있었다면’이라는 가정이 실현 불가능한 허상에 불과했지만, 인간의 상상력과 기술력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시청자들은 진한 감동을 받았다. 이를 통해 ‘얼라이브’는 그동안 부정적으로 악용되었다는 인식이 강한 딥페이크 기술의 긍정적 측면을 드러내며 기술의 발전적인 역할과 확장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얼라이브’는 세대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만드는 음악의 힘을 보여줬다. ‘얼라이브’의 음악 역시 많은 음악 프로그램들이 그러하듯 보는 이의 감정을 요동치게 했다. 특히 현재와 과거가 교차하는 상황이 주는 감동이 컸다. 회차마다 고인을 추억하는 다양한 가수들과 고인의 콜라보 무대는 그 자체로 마음속 깊이 위로와 감동을 주었다. 시간이 흘러 나이가 든 울랄라세션 멤버들과 예전 모습 그대로인 임윤택의 듀엣, 훌쩍 자란 임윤택의 자녀와 죽기 전 과거 모습의 임윤택이 만난 순간, 유재하의 동문 후배들이 중년을 넘어선 아저씨들이 되어 젊은 유재하를 무대에서 재회한 순간은 프로그램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 중 하나였다.
시청자들이 받은 감동에는 스토리텔링의 힘도 컸다. 주변인들의 시선을 통한 스토리텔링이 인물의 서사에 몰입을 높여주며 감정을 고조시켰다. 고인과 교류했던 다양한 출연자들이 고인에 대한 기억을 한편씩 꺼내 들려주는 인터뷰는 ‘얼라이브’가 가진 장점이었다. 그들의 인터뷰가 인물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고 입체적으로 만들었다. 시청자들은 주변인들이 고인과 함께 지낸 이야기와 주변인들이 기억하는 고인의 모습을 통해 고인이 생전에 간직했던 음악에 대한 열정, 삶에 대한 태도 등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고인의 발자취를 따라 고인의 생애를 새롭게 재구성하는 동안 감동이 전해졌다.
또한 고인을 사랑하고 존경하는 주변 사람들이 고인을 그리워하는 모습과 관객들의 반응을 계속해서 보여줌으로써 우리가 고인을 잃은 아픔과 상실감에 공감하도록 이끌었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으로 상실감이 큰 유가족들, 고인이 이룬 성취를 높게 평가하며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동료 음악인들. 그들이 다시 만난 고인의 무대로 잠시나마 그리움과 아쉬움을 해소하는 표정을 보면서 시청자들 또한 함께 그들이 가진 마음을 공유할 수 있었다.
딥페이크 기술은 교양 프로그램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 대중들이 현재로선 볼 수 없는 상황을 구현해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역사 속 인물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감정과 숨결이 느껴지는 역사 프로그램은 독립운동가나 위인들의 뛰어난 정신과 가치를 계승하고 업적을 기리는 동시에 프로그램의 시사점을 몰입도 있게 전달할 수 있다. 그들의 목소리와 얼굴이 당시 사회적 맥락과 함께 제공된다면 시청자들이 훨씬 몰입하기 쉬울 것이다. 영화와 교양 프로그램의 접목이다. 또한 세월호 참사와 같이 사회적 중요도가 높은 사건 사고를 재조명하는 시사 프로그램에서는 사고당한 피해자들의 사고 전 일상의 모습을 재현한다면 피해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주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고 당시 상황을 현장감 있게 재연하여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해결을 촉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의 제작도 도모할 수 있다. (다만 반드시 피해자 가족들의 고통을 고려하여 제작해야 하며, 피해자나 피해자 가족들의 동의가 전제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