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당신이 꿈꾸던 미래도
이런 모습은 아니었을 텐데 생각하기도 한다.
당신의 푸석한 머리가 훨씬 곧고 검었을 무렵,
젖살이 채 빠지지 않은 당신의 볼에
붉그스름한 석양이 묻어
긴 밤 따스히 잠이 들던 그때에
어느 엄마의 딸이기도 했던 당신은
로맨틱한 낭만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혼자 떠안아버린
도돌이표 같은 육아와
당연하게 여겨지는 당신의 수고.
아무리 잘 해내도
이유 없이 죄인이 되는 당신은
손가락질을 온몸으로 감내한다.
취미, 소비, 일상, 심지어 수면까지.
어디에도 당신이 없건만,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속에서만
당신은, 온전한 당신이 된다.
당신을 뜯어먹고 크는 듯한 아이에게,
그래도 사랑스러워서. 미워서.
그리 생각한 스스로가 미안해서.
당신은 또 죄인이 된다.
부디, 긴긴밤. 잠깐 마음을 내려놓을 틈이라도 생기길.
순한 당신의 아이가 밤새
깊은 잠에 빠져 울음을 터트리지 안기를.
세상이 조금 더 다정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