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살의 신 (CARNAGE)

by OOO

'아이들은 싸우면서 큰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뉴스를 보면 폭행, 협박, 모욕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학교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정신적, 신체적인 피해를 보는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부모들의 지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시작한다.


이 영화는 두 아이의 싸움으로 시작한다. 한 아이가 다른 아이의 두 앞니를 나뭇가지로 때린다. 이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마이클(존 C. 라일리), 페넬로피(조디 포스터) 부부와 앨런(크리스토프 왈츠), 낸시(케이트 윈즐릿) 부부가 한 아파트 거실에 모인다. 두 아이의 싸움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서 모인 두 부부의 대화는 교양 있게 서로를 대하지만, 의견이 맞지 않고 묘한 신경전과 비꼬기, 말싸움으로 서로를 헐뜯는다. 결국, 처음의 교양 있는 모습들은 찾아볼 수 없고 거친 욕설이 난무하는 난장판으로 이어진다.



로만 폴란스키 감독

4명의 배우가 아파트에서 80분 동안 그저 대화만 이어나가는 영화이지만, 배우들의 뛰어나고 몰입감 있는 연기, <피아니스트>를 감독한 '로만 폴란스키'의 감독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결코 지루할 틈이 없다. 이러한 영화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한정된 장소인 만큼 배우들의 연기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80분 동안 이렇다 할 돌발 상황이 존재하지도 않기 때문에 더욱이 배우들의 연기가 얼마나 이 영화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지 깨달을 수 있다.



튤립을 내던지는 낸시(케이트 윈즐릿)

아이들의 싸움을 협의하기 위해 모인 두 부부지만, 정작 이 문제에 대한 협의는 점점 미궁에 빠진다. 뉴욕의 중산층인 4명의 부부는 교양 있는 모습으로 서로를 대하는 교양 있고, 가식적이고, 허위가 가득한 그들의 모습이 술과 이러한 상황에 의해 폭력적이고 추악한 민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초반부에는 부부끼리 동맹을 맺고 서로 싸우지만, 후반부에는 모든 개개인이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며 위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 장르가 코미디였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결국, 영화의 마지막까지도 협의는 이루어지지 못한 채 끝이 나지만 정작 두 아이는 다시 화해한 듯, 친하게 잘 뛰어노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한정적인 공간과 단 4명의 배우

매우 한정적인 공간, 단 4명뿐인 배우들 하지만 그들의 연기와 노련한 거장의 손길로 연극 무대를 그대로 스크린에 담아내었다. 허례 의식과 가식이 가득한 서양 중간층을 비꼬는 대본 또한 훌륭하였고 그들의 추악하고 폭력적인 밑바닥을 드러내는 교양인의 모습을 담은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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