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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밤 Apr 17. 2022

혼자노는기록 #36 , 서점가기





혼자노는기록 #36 , 서점가기



서점은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지만 극적이진 않았으면 싶을 때 찾는 장소다.

책장을 굳이 들춰보지 않아도 서점 벽마다 가득 들어찬 책들을 지긋이 보고 있노라면

머릿속에서 퐁퐁 새로운 상상들이 샘 솟는다.


수많은 책들이 저마다의 이야기들을 속닥거리고 있을텐데도 서점 안은 차분하기만하다.

마치 소리없는 아우성처럼 공간마저 문학적인 서점만의 특별함이다.


사람 사는 일 다 그게 그거, 시시하고 뻔하다고만 생각해 소설책만 볼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종이 위에 내려앉은 타인의 발자취들이 

작은 우주들처럼 근사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발걸음도 에세이 코너 주위만 뱅글거린다.


다들 어떻게 살고 있는 걸까?


서점 안을 설렁설렁 돌아다니다 영문 모르게 이끌리는 제목 앞에 서

책장을 스윽 훑으며 타인의 우주를 가늠해본다.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와 서로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을 내보이고, 또 받아들이는 과정의 시간을 즐긴다.

그 속에서 어디에도 얽메이지 않은 채 머릿속을 환기시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나랑 너무 닮은 듯해도 싫고 너무 다른 듯해도 싫은 애매하기만 기준을


기어이 뚫고 마음에 꽂히는 상념 한 줄에 마침내 매대로 향한다.

여기까지가 서점 안에서만 가능한 책과 나 사이의 그저 아름답기만한 한때다.

책을 집에가져온 순간 읽고 싶은 마음 한구석에 읽어야한다는 무게감이 실리고야말기 때문이다.


한달 전 퇴근길 독립서점에 들러서 책장을 휘리릭 넘기다 반해버린 상념집도

지금은 내 책상위에서 움직일 생각이 없는 책갈피가 꽂혀진 채 널부러져있다.


책과의 설레는 썸을 타러 조만간 또 다시 서점을 찾을 것이다.

대형서점이든 독립서점이든 상관없다. 어디든 발길 닿는대로...

애초부터 우연한 마주침을 위해 향한 공간이니까.


누군가의 삶에, 한줄 단상에 몇번이고 첫눈에 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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