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차를 팔고 택시를 타고 다니는 이유_돈은 좋은 하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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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십 수년 전이었나,

구매하고 싶었던 차가 있었다. 몇 세대는 앞서 간 디자인, 대신 이야기 해준 사회적 지위.


뭐 그런 것들의 상징인 아이템이었다.


그것을 구매했을까.


구매하지 않았다. 며칠 전 얼핏 '당근마켓'을 훑어보다가 낯익은 자동차 모델이 보였다.


십 수년 전 구매하지 않았던 그 자동차다. 관리가 꽤 잘 된 중고차였지만 '차량의 가격'은 꽤 씁쓸한 가격이었다. 그뿐이던가. 분명 당시에는 수 세대는 앞섰다고 확신했던 그 디자인이 촌스럽기 그지 없다.


만약 그때 그 차량을 샀더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지출은 퇴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반대로 어떤 지출은 진보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예전 철도 회사들이 '회계'의 의미를 혁신적으로 바꿔 놓던 시기에 처음으로 '감가상각'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지출을 회계장부에 기재함으로써 더 이성적인 재정관리를 가능하게 한 것이다.


'감가상각'은 눈에 보이는 지출이 아니다. 마치 일시적으로 한번의 지출만 감당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 같지만 실제로 당시 파산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노후화 되는 장비'에 대한 '미래지출'을 현재로 계산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


수입 고급 세단 중 벤츠는 프로모션이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만약 '벤츠 차량'을 15년전 1억으로 구매했다고 해보자. 계약방식 60개월(5년), 수입자의 경우에는 훨씬 높은 편이지만, 최적의 시나리오 캐피탈 이율 3%로 잡아보자.

그러면 실제 구매하게 되는 차량의 가격은 1억 800만원이 된다. 1억 800만원짜리 차량은 15년 뒤에 800만원짜리 중고차로 변한다. 즉 차량을 팔고나면 납부한 이자정도만 갚을 수 있다.


1억은?

그렇다. 그것은 이미 사라진 셈이다.


만약 그 차량을 구매할 돈을 S&P500에 두었다면 돈은 얼마가 되었을까. 이 경우에 15면 뒤에는 4억 8천만원으로 그 수익이 480%나 늘어나게 된다.


두 가지의 경우를 보자. 하나는 1억을 손해를 봤고 다른 하나는 3억 8천을 이익이 생겼다. 결국 두 선택지의 차이는 총 4억 8천만원인 셈이다.


그런가.


그렇지 않다.


차량이라는 것은 단순히 구매가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15년간의 유지비가 본질이다.


15년간 수입차 보험료는 연간 200~300만원 수준이다. 대략 250만으로 잡고, 15년이면 보험료만 3750만원이다.

자동차세, 등록세를 포함하여 이런 저런 세금은 1000만원 가량이 나간다. 타이어 교환, 엔진 오일, 브레이크 패드, 배터리, 소모품 교체, 정기 점검, 고장 수리도 대략 3000만원 정도로 볼 수 있다.


연간 주행거리를 1만 5천으로 잡으면 고급 세단 승용차의 연비로 계산시 연간 연료비는 340만원 수준이다. 이를 15년으로 계산하면 대충 5천만원이 나온다.


자, 다시 계산하면 이렇다.


차량가격 1억 800만원

보험 3750만원

세금 1000만원

정비와 소모품 3000만원

연로 5000만원


총합이 2억 9천 400만원이다.

자 그렇다면 이돈을 모두 S&P500에 넣었으면 같은 기간에 얼마가 됐을까.


15년 뒤 1000만원자리 구식 중고 수입세단이 아니라 13억 2천 만원짜리 자산이 생긴다. 실질 차이는 대략 12억 이상이다.


만약 차를 사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어떻게 되는가. 버스 이용료는 15년 간 최대한 넉넉하게 잡아도 2천만원이다. 택시를 타고 다니면 어떤가. 하루 2회 2만원 수준을 꾸준하게 이용한다고 했을 때, 365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택시를 타고 다녀도 730만원이다. 여기에 15를 곱하면 1억 900만원이다.


다시말해서 택시를 타고 다니면 '정비비용, 세금, 보험'도 없고 감가상각도 없고 더군다나 '주차'도 걱정없고 언제나 스마트폰으로 부를 수 있는 '기사 님'이 오시기도 한다.


물론 '리스'나 '장기렌트' 방식으로 구매하거나 '법인명의'로 구매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고급 수입차'가 아니라 국산차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같은 조건을 국산차로 적용했을 때 3500만원짜리 국산차의 경우, 총 들어가는 지출은 1억 900만원이 된다. 이는 앞서 말한 택시를 타고 다니는 비용과 같다.


국산차의 경우, 택시를 타고 다니는 바와 거의 같다. 그래도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는 이렇다. 국산차의 지출은 '고정비'다. 손 쓸 방법 없이 무조건적 지출이다. 반면 '택시비'는 유동적 지출이다. 간혹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약속이 취소되거나, 지인의 차량을 이용할 때, 혹은 자전거를 이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매일 'Tiger 미국 S&P 500 ETF' 한주를 살 수 있다. 이는 15년 간 평균 수익률이 대충 10%내외였다. 줄어든 지출금이 매년 10%씩 성장하여 돌아온다.


결국 '택시'는 바로 보여지는 '지출'이기 때문에 '과소비'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택시'를 타고 매달 주어지는 잉여금을 모두 투자에 사용하는 바가 훨씬 이득이다.


이런 계산이 완료되고, 나는 가지고 있던 차량을 팔고 가차없이 '택시'를 이용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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