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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상상한 대로 되고, 아마추어는 걱정한 대로 된다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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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는 상상한 대로 되고, 아마추어는 걱정한 대로 된다.'



평소 방송인 강호동 씨가 하던 말이다.



20대 초반 괴짜 같은 구석이 있어서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않았다.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랬다. 당시 조그만 수첩이 있었는데 거기에 모두 기록하곤 했다. 당시의 나는 기록하는 것을 몹시 좋아했던 듯 하다. 지금도 20년 가까이 된 지난 친구들의 전화번호를 그대로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수첩은 '스마트폰' 역할을 했다. 수첩은 '일기'이자, '전화번호부'이자, '메모장'이자, '플래너'였다.



당시에는 '끌어당김의 법칩'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던 시기다. 부정적인 사람을 극도로 피하고, 부정적인 생각도 의식적으로 피했다. 좋은 말, 긍정적인 말, 나를 자극하는 말들로 가득한 수첩을 가지고 다녔다. 언제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여겼다. '목표'나 '꿈' 따위를 적어두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상당수는 이루어졌고 나머지는 그렇지 않았다.



지금은 '시크릿'에 그닥 심취해 있진 않다. 다만 '긍정의 효과'에 대해서는 더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 '긍정'에 '긍'은 '좋게 생각하다'가 아니라 '받아들이다'라는 의미다. '수긍'하다,의 '긍'과 같은 의미다.



그저,..



'그랬구나'하고 상황을 받아 들이라는 의미다. 누군가가 어떤 말을 하건, 어떤 상황에 놓여 있건 사람은 그 상황을 상황 자체로 봐야 한다.



사고가 나서 무릎이 깨졌다면, '나는 왜 이렇게 재수가 없지?'가 아니라 '사고가 났구나'가 먼저 떠올려야 한다. 그리고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을 인식했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가, 를 떠올려야 한다.


'왜 나에게만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가'하는 것은 상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곡하는 것이다. 그것은 망상이다.



살다보면 꽤 별로인 일들을 경험한다. 그런 일들은 무작위의 확률로 무작위의 사람에게 벌어진다. 고로 어떤 불행은 '나'와 무관한 '인류' 다수에게 벌어지는 '이벤트'에 가깝다.



수학에는 '대수의 법칙'이 있다. 시행횟수가 많으면 반드시 수학적 확률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다시말해서 던진 동전이 연속으로 세번 뒷면이 나와도, 그것은 동전의 정체성이 뒷면이 더 잘나오록 설계되서 그런 것은 아니다. 단순히 수확적 확률에 도달할 만큼 시행횟수가 많지 않아서 그럴 뿐이다. 그런 경우에는 그저 감정을 배제하고 아무런 생각없이 떨어진 동전을 주어 '무한대'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강원랜드'는 '운'을 믿지 않는다. 그들은 주주총회에서 '플레이어'가 더 좋은 운을 가질까, 걱정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학적으로 계산된 확률에 따라 수익률을 계산한다. 시행횟수가 많아지면 반드시 이긴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어떤 일이든 '될 확률'보다 '안 될 확률'이 더 높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체로 희소하기 때문에 그렇다. 고로 원하는 것이 안된다는 것에 그닥 좌절할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은 '확률 맞추기'를 좋아하는데, '내 이럴줄 알았다', '거봐 내가 말했지?'와 같이 자신의 부정적 예측력을 자랑한다. 그것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이냐면 애초에 로또는 1등이 될 확률이 작다는 것을 알며 사는 것이고, '공부'는 내일 까먹을 것을 알면서 외우는 것이고, 내일이면 쌀 것을 알고 먹는 것이다.



본래 그렇다. 성공보다 실패가 더 흔하다.



강호동 님의 말씀에 너무 공감된다. 프로는 상상하는대로 되고, 아마추어는 걱정하는대로 된다. 같은 생각이지만 누군가는 상상하고 누군가는 걱정한다. 생각하는 방식 하나로 많은 것이 결정된다. 누군가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것은 극복이 아니라 '목표물'을 바라보느라 주변 시야가 흐려지기 때문이다.


주사위를 100만번 던질 사람에게 여순여섯번째 쯤의 시행은 짧게 스쳐가는 과정중 하나다.



한번의 샷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겠다는 욕심이 모든 것을 망친다.



핸리포드의 말처럼 '당신이 무엇이라 생각하던, 당신의 말이 맞다.' 부정적으로 생각해도 당신이 맞고, 긍정적으로 해도 당신이 맞다. 중요한 것은 좌절을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애당초 좌절받지 않을 정도로 시행횟수가 무한하다고 여기는 것이다. 아직 기회는 많고 지금이 아니라도 언제든 괜찮다. 그러기 위해서는 '안 될 걱정'이 아니라 '되는 상상'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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