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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흥미 있는 주제, 전개_70세 사망법안, 가결(중

by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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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읽고 싶은 책을 사오면, 가장 끌리는 한 권을 그 자리에서 완독하고 나머지는 책꽂이에 들어간다. 고로 서재와 거실 책꽂이의 '그 많은 책'을 다 읽었냐면, 그렇지는 않다.



'70세 사망법안, 가결'은 김치를 묵혀 먹듯, 한참을 책꽃이에 있던 책이다. 죽어 있는 시계가 하루에 두번 정확하게 들어 맞듯.


어떤 책들은 나의 기분과 분위기, 상황을 기다리다가 적확한 타이밍에 나에게 오곤 한다. 며칠 전, '뭐 읽을 책 없나' 책꽂이 앞을 서성이다가 생각 없이 꺼내 읽었다. 구매 직전에는 'SF 혹은 미래에 관한 공상 관련 책'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다.



매우 현실적이고 인간냄새가 풀풀하고 나는 책이다.



배경은 '노인'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 일본에 두고 있다. 배경은 일본이지만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큰 주제에 따른 다양한 세대와 성별, 인물들이 입장이 잘 들어난다. 취업을 하지 못한 아들, 죽을 날을 기다리는 시어머니와 그를 모시고 있는 며느리, 집안 사정에는 꽤 무심한 남편 등.



인물과 상황이 너무 현실적이라 매우 몰입하고 읽고 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냐, '소설'이냐, 하는 선택에서 고민 없이 소설을 골라 읽게 된다. 넷플릭스는 볼게 없고 소설은 다음 내용이 궁금하니 어쩔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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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일본과 한국은 그 처한 상황이 비슷하다. 그 밖에 중국이나 유럽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령화 저출산은 이제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시대의 문제'가 됐다. 시대가 이렇게 된 것에는 '자본주의' 구조적 문제가 없지 않다.



근대 초기에는 서구 자본가와 제3세계 노동자로 구분이 됐다. 다만 '제국주의'가 종결되면서 현대 사회에는 한 국가에 '노동자'와 '자본가'가 등장한다. 이 과정에서 당연히 나이가 많은 이들은 '부동산', '주식'을 비롯해 다양한 자산을 형성하고 있다. 반면 젊은이들은 상대적으로 '노동자'의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로 젊은이들은 '스펙', '학력'과 같은 능력을 길러내야 하는 무한 경쟁 사회를 경험한다. 젊은 세대는 생존을 위해 더 오래 준비해야 하고, 준비가간은 결혼과 출산의 지연으로 이어진다.


그 결과 노인은 늘어나고, 젊은 노동자는 줄어든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고령화로 인해 '부양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에 있다. 여기서 부양 부담은 '자산가'가 아닌 '노동자'에게 지어진다.


자본가는 부동산 월세, 금융자산 등의 자산을 가지고 있다. 고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보다 더 많은 부를 갖는다.



반면 젊은 세대는 자본을 만들 기회를 갖기 전에 소비자이자 노동자로 고정된다. 노동 소득은 정체되는데 자산 가격이 이미 멀리 달아나 있기 때문에, 가볍게 '해외 여행'을 가거나 적잖은 소비 지출에 큰 부담을 갖지 않고 '자산'을 형성하지 않는 것에 있다.



실제로 소설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은 그들의 세대에 대한 몫을 표현한다. 그것이 지나치게 정형화 된 방식으로 표현되지 않기에 공감하면서 몰입이 가능하다.



아직 소설은 절반 밖에 읽지 않아, 어떻게 내용이 전개 될지 궁금하다. 다만 '고령화'라는 사회적 이슈가 현대 일본 사회에 어떤 갈등을 주고 있는지 너무 명징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가키야 미우' 라는 작가의 다른 책들도 한번씩 읽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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