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에서 동기유발
난 동기유발에 관심이 많다. 수업 시 아이들을 가르칠 때, 아이들이 수업에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수업 계획을 세울 때 동기유발은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처음에 공부할 마음을 잘 일으키느냐가 수업 성공의 관건이다.
최근에 나의 체육수업 사례를 들어보겠다. 체육교과의 목표인 학생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매 체육수업 시 5분 정도의 시간을 할애해 줄넘기를 해오고 있다. 줄넘기는 아이들의 건강, 성장, 운동습관 기르기에도 좋아 꾸준히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더불어 틈이 날 때마다 또는 수업이 예상보다 조금 일찍 끝났을 때 수업 끝날 때쯤 아이들이 좋아하는 8 자 뛰기도 가끔 병행을 하고 있었다. 1학기때는 8자 뛰기가 익숙하지 않은 단계라 속도에 상관없이 넘는 데에만 중점을 두었다. 2학기에 처음 몇 번을 해보니 아이들은 여전히 넘는 데에만 중점을 두었고, 조금 익숙해진 아이들은 지루해지기 시작했는지 넘으면서 장난을 친다. 물론 뛰어넘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아이들이 1학기보다는 조금 더 잘 뛰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도전의식과 경쟁의식으로 동기유발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분 동안 8 자 뛰기 횟수를 늘리는 도전 미션으로 제시했다. 각 학급에 남학생 2팀, 여학생 2팀, 4팀을 팀별로 2분 동안 몇 개를 하는지 측정했다. 그랬더니 그냥 할 때보다 긴장감을 가지고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 학급은 밝히지 않고 최고 기록을 경신한 팀의 기록을 알려주었다. 아이들의 긴장감은 더 고조되었고, 경쟁의식이 아이들의 동기를 더 유발했다. 이때쯤이면 경쟁이 과열되어 자기 팀의 기록이 좋지 않을 때 친구 탓을 하거나 심한 경우 언쟁이 생기기도 하고, 팀에서 잘하는 친구들만 하자느니 여러 요구 사항과 불만 사항이 조금씩 생겨났다.
아이들에게 몇 가지 원칙을 이야기해 주었다. 이 활동은 오롯이 너희들의 건강과 도전의식(체육과 목표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팀의 협동정신을 고취하기 위함이니 그렇지 못할 경우 8 자 뛰기를 계속 의미가 없기 때문에 중단하겠다고 했다(이런 협박은 아이들이 극도로 좋아하는 활동에만 약발이 있다). 정말 다행으로 아이들도 자신들의 목표 달성을 위해 조금씩 인내심을 발휘하고 있었다. 도전의식이 생기기는 했지만 아이들이 모두 일사불란하게 활동하기는 어렵다. 뛰기 자체가 어려운 아이, 타이밍을 잘 못 맞추는 아이, 장난치는 아이, 너무 잘해서 오버하는 아이, 줄돌이(줄 돌리는 아이) 줄 돌리는 속도가 빨라졌다가 느려졌다가 하는 경우, 마음만 가득하지 몸이 마음만큼 움직여주지 못한다.
동기유발도 중요하지만 동기유발후 아이들이 원래 궤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방향을 잘 잡아주어야 한다. 원래 취지가 아이들의 건강과 도전의식, 협동정신을 길러주기 위함이니 이 방향에서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하여야 한다. 자칫 동기유발의 유혹에 빠져 방향성을 잃어버린다면 동기 유발의 의미가 퇴색되지 않을까?
원래의 방향성을 잃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단단히 주의를 주고 한 가지 더 업그레이드하였다. 다소 다툼의 요소가 있어 보이지만 아이들에게 다시 업그레이드의 이유를 잘 설명해 주었다. 지키지 못할 시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협박? 과 함께. 업그레이드한 동기유발 활동은 중간중간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선생님의 설명대로 잘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들을 각 학급대표로 선발하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학급대표는 수업 중 성실도에 따라 수시로 바뀔 수 있으며 학급대표의 기록은 각 학급의 과열경쟁을 막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측정하기로 했다.
이 도전활동을 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바는 이 활동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위축되거나 활동을 포기하는 것이었다. 또한 경쟁과열로 인한 잦은 다툼이었다. 정말 다행이게도 여러 아이들이 활동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안 보이게 눈치를 주긴 하지만 꿋꿋하게 잘하려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도전 목표가 조금씩 상향될 때마다 나 또한 수업을 더 잘하고 싶은 동기가 유발된다. 물론 내가 먼저 방향성을 잘 잡아가야지 원래 의도했던 바를 이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