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 한 가지 전제해야 할 것은 자녀교육 시에 중요한 것은 공부만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둔다. 자녀 진로지도시 기본적으로 자녀의 재능, 자녀가 원하는 것 등을 고려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공부만이 중요한 시대는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나는 개인적으로 학생, 자녀들의 공부를 지도하는 것에 관심이 많아 이 부분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한다.
나는 공부에 관심이 많아 가족들이나 지인들을 만날 때, 지인의 자녀들을 어떻게 지도하는 지를 꼭 물어본다. 난 아들이 둘이라 주로 아들들의 공부 지도에 좀 더 관심이 있다. 아들들을 지도하는 데 있어서 공통적인 대답이 '믿고 기다려!'이다.
나의 바로 위 형의 아들, 나의 조카들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 조카 둘은 고2 때까지 학원 교육을 아예 받지 않았다. 작은 형님의 교육관은 아이들의 인생은 자기 스스로 헤쳐 나가라!이다. 작은 형님은 아이들과 대화나 놀이, 여행을 많이 다니시고 책은 원하는 대로 사주셨던 것 같다. 학습지도는 별도로 하지 않은 것 같았다. 중학교 때까지는 거의 하위권이었고, 첫째는 중3 정도에 서울에 자사고인 **고를 들어가기 위해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역시 늦게 공부를 시작했기에 고2까지 고전했고, 고3 때는 별도로 과외를 좀 받은 것 같다. 당해연도에는 만족한 결과를 얻지 못했고, 재수를 하면서 학원을 등록하고 무섭게 공부했다고 한다. 재수해서 Y대 전자공학과에 합격하였다.
둘째도 중3 때까지 거의 놀다시피 하다가 자기도 형의 고등학교를 따라가겠다고 나름 열심히 해서 원하는 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둘째 역시 고등학교 성적은 좋지 않았다. 둘째도 재수를 하게 되었다. 대학도 자기 형을 따라 Y대를 목표로 했으나 실패하고 H대 전자공학과 지방 캠퍼스에 입학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편입준비를 해서 현재는 K대 전자공학과를 다니고 있다.
아는 지인의 아들은 중학교까지 거의 게임만 하다가, 고등학교 입학하고 나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고등학교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P공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입학했다고 하셨다. 이 분은 아들이 고등학교 3년 동안 너무 열심히 해서 건강이 많이 걱정되었다고도 했다. 이 분도 아들이 중학생 동안 속을 많이 썩였지만 아들을 믿고 기다렸다고 했다.
나 아닌 다른 사람을 믿는다는 것, 결국 자신을 믿는 것이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으면 자신이 하는 어떤 일에도 강한 확신이 있다. 나를 믿으면, 더구나 사랑하는 내 아이들은 더 믿음이 가지 않을까?
특히 아들을 키울 경우, 아들에 대한 아빠의 믿음은 더욱 중요하다. 주변에서 아들에 대한 불신으로 아들이 어긋나 힘들어하는 경우들도 많이 보았다. 아빠의 믿음은 아이에게 확신을 주지만 반대의 경우 아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을 느끼게 한다.
간혹 수능시험이나 어려운 관문을 극복한 아들의 수기나 글들을 보면,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과 자부심을 드러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아이들이 사춘기 시절, 힘든 시기에 방황하거나 공부를 안 하거나 사고를 칠 경우, 일시적으로 힘듦을 일탈을 통해 표현한다 생각하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이로 인해 여러 가지로 늦어질 수 있으나 부모님이 굳건하게 버텨준다면 이 고난은 힘으로 바뀔 수 있다.
또 하나 대부분의 아들들의 특징은 철이 늦게 든다는 것이다.
그러나 철이 들고 뭔가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면 무섭게 집중한다는 것이다. 친구들이나 제자들 중에서도 무섭게 뒷심을 발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믿고 기다려 주어야 한다. 특히 아들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이다.
난 경험을 통해, 책을 통해 이런 사실들을 잘 알고 있었지만 나에 대한 확신이 없었기에 내 아들들에 대해 강한 믿음이 없었던 것 같다. 난 이 부분에 대해 내 아이들에게 미안함이 많다. 특히 둘째에게.
아버지는 나에게 끝없는 신뢰를 주셨는데. 난 그렇지 못했던 것 같다. 과거의 나를 잊어버리고 무조건 잘하기만을 바란 나의 욕심 때문은 아니었을까? 공부를 중요시한 내가 성적만을 믿음의 근거로 삼은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