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na Cho Jan 18. 2024

지금 밤 12시야, 아침 6시 아니고...

가끔은 토리가 자다가  밤에 11:30반이나

12시쯤 일어나서 문 앞으로 갈 때도 있다,

문 앞으론 가선 앉아 있거나 엎드려 있다간

다시 내 앞으론 와선 내 눈을 바라본다.


나도 토리의 뒤척임에 일어나서 움직이는

토리를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 바라보지만,
이럴 때면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다.

문 앞이라면 토리가 내가 출근했을 때

지겹도록 머무는 곳인데 갑자기

일어나서 한 밤중에 문 앞을 서성거리고,

문을 긁는 것일까...

어떤 걸 좋아할지 몰라서 두 개를 준비해 봤어...

분명 나가고 싶어서 그런 거라고

생각을 했지만 지금 이 시간에 자다

일어나서 나가는 건... 안 되겠다 생각이

들어서 일단 테라스 문을 열어준다.

하지만 테라스 밖으론 나가지 않고 얼굴 쪽만

내밀어 코를 킁킁되다가 내가 침대로 가서

눕자 토리도 이내 와서  코를 골며

잠에 빠진다.

난 가끔 토리가 사람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이런 자세는 어디서 배운 거니?!... 아주 요가강사해도 되겠어~


아무튼 밤에 토리가 그런 날은 나도 다른 날에

비해  좀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  산책을 나가서

평상시 보다 긴 시간을 산책을 하고 돌아

오는데, 밤에 이런 일이 있다고 해서 나가자마자

변을 본다거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은 없고

평상시 아침 산책때와 다를 바가 없다.


이런 일을 지금껏 두 번 봤고, 그 두 번중

한 번이 어젯밤에도 11시 반쯤 일어나서

2~3번 문 앞을 서성 거렸다. 나도 일어나서

토리를 좀 관찰하다가 내가 잠든 척을 하자

토리도 자리를 잡고 이내  잠이 들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든 생각이 보통은

아침 산책을 나가기 전에 내가 토리를

깨워서 사료를 주고, 산책을 나가는데

중간에 토리가 자다 일어나서 아침 산책 나가는

시간이라고 착각을 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9시나 9시 반쯤 잠을 자고, 아침

 5시 반쯤 일어나서  준비를 하고 산책을

나가는데, 요즘은 밤 12시나, 아침 6시나

둡긴 마찬가지니까 토리가 시간을

헷갈린 게 아닐까 하는 내 위주의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어젯밤에 토리가 자다 일어나서

문 앞을 서성거리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어젯밤에는 엄동설한에

굵은 빗줄기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는 밤이어서

토리의 안절부절못하는 모습과 겹치며 마음이

심란해지면서 쉽게 다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아마 비가 오지 않았다면 밖에 나갔을 수도

있었다....


왜냐하면 토리가 집에서는 대소변을 보지

않기 때문에(내가 없을 때 두 번 있긴 하지만)

나는 하루 두 번 출근 전/퇴근 후 산책을 매일 하고

있는데, 이게 내가 피치 못할 사정으로 퇴근이

늦어지거나, 내가 아프기라도 할 땐 어떻게

해야 할까... 1년 365일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하루 두 번씩 산책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서 말이다.

주변엔 딱히 부탁할 사람도 없으니

말이다. 그러면서 예전에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미혼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가 생각이 났다.

어떤 분들은 강아지와 비교가 되냐고

생각을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한 생명을 오롯이 혼자서 책임져야 하는

입장에선 텔레비전전속의 미혼모나 나나,

크게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으로 빗소리를 들으며 그날밤

하늘만큼이나 무거운 마음으로 기나긴

밤을 보냈다.

예전에 친구가 사람을 떠나 살 생각을 하지 말고,

좋은 사람들 곁에서 같이 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땐 내가 '나는 자연인이다'란

프로그램에 빠져서 속세를 떠나 혼자 살

생각에 푹 빠져 있을 때여서 그런 말들이

전혀 귀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야

그 말이 어떤 의미지가 느껴졌다.


주변에 언니라도 산다면, 친구라도

있다면 친하게 지내는 지인이라도 있다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이사를 갈 일이 있으면 누구라도

옆에 있는 곳으로 신중히 고려를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생과 견생에 대한 깊은 고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