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Lena Cho Mar 11. 2024

후회는 없지만 피곤은 해요...

이제 내 개인  SNS 대부분이 토리 사진이고,

휴대폰 사진첩에도 토리 사진이 300장 가까이

되어가고 있다, 토리를 입양한 지 약 3개월

정도 되어가니 한 달에 약 100장 이상을

찍고 삭제하기를 반복한 거 같고, 이렇게

개인 SNS에도 토리 사진이 도배가 되다시피

하다 보니 지인들이 토리가 와서 좋은지,

후회하진 않는지를 종종 묻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후회는 없다,

그런데 처음 데려오기 전에 우려했던 것보다

한 생명에 대한 책임감은 내가 예상했던

거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그리고 엄마들이

애들이 내 맘 같지 않다고 푸념을 하는 소리를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듣는데, 강아지 역시

내 맘 같지 않다.. 가끔은 내가 기싸움에서

지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우려스러운 건

내가 아플 때이다.

당장 내가 아파도, 나 조차도 보살펴

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토리까지 신경 써

줄 사람이 없는 것이 가장 문제이다.

날씨 좋을땐 좋은 곳 많이 가자~

그다음으로 직장 회식이나, 퇴근이

늦어질 때 마음이 굉장히 불안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이 늦게 끝나거나, 갑작스러운 회식이

있을 땐 참으로 난감하다. 우리나라

회식이 안 가면 이상한 사람(?)

취급하는 문화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굳이 굳이 모두가 참석해야 한다.


아무튼 나는 거의  출/퇴근 시간이 일정하니

토리는 내가 오기 1시간 전부터 문 앞에

나와있는데, 시간이 1~2시간씩 늦어지면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회식은 영혼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사람이 된다.


생활 패턴이 이렇다 보니 주말은 토리와

24시간을 보내며 거의 집에 있는 시간

보다 밖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여기저기 다니고 있다, 장소 선정은

전적으로 내 기준에서 선정이 되고,

내가 가봤던 곳 중에서 토리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을 가는데, 내가 몸이

이렇게 안 좋아지기 전까진 나도

둘레길이나, 산책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길을 토리와 함께 다니고 있다.

텀블러에 턱괴고 있는 모습보니 차가 밀려도 지루하지 않네..ㅎ

이렇게 다니면서 느낀 게 예전엔 혼자

운전을 하면서 다니면 굉장히 지루하고,

따분하고 그랬는데, 이젠 따분하고

지루한 마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거의 사람을 태우고 가는 거나 마찬가지인

기분이 들정도이다. 대화는 거의 일방적인

내선에서 시작하고 끝이 나는 편이지만,

젼혀 심심하지가 않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한강도 날씨가 좋은 날이면, 한 번씩

가서 2시간 정도씩 쉬다 걷다를 반복하다 온다,

햇살도 쐬고, 사람 구경도 하면서 말이다.

우리 일광욕좀 해볼까~!!
한강이 햇살을 받아 낮에 별이 빛나고 있는 거같다.

그리고 이제 토리는 우리 집이 완전히

자기 집이라고 생각을 하는 거 같고,

나도 어설프지만 완전히 자기 주인이란

생각을 갖게 된 거 같다. 애견카페에서

내가 잠시라도 화장실이라도 다녀올라치면

잘 놀다가도 카페 주인이 놀랄 정도로

화장실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다...


산책하고 올 때는 집으로 가는 길을

본인이 먼저 방향을 틀 정도로 길을 알고,

토리가 잠을 잘 때 내가 토리가 싫어하는

토리발이나, 배 등을 만져도 전혀 미동도

없이 코를 드르렁드르렁 굴면서 잔다는

것이다. 작은 소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토리가 이렇게 내가 허락 없이(?)

본인몸을 마사지를 해줘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잠을 잘 수 있는 건 그동안의

나와의 신뢰가 많이 쌓인 덕분이란 생각이

든다.

일어날때도 이렇게 귀엽게 일어나기 있기,없기?!

그렇다면 사람관계에선 어느 정도 신뢰가

쌓여야 자신의 아킬레스건을 타인에게 편히

들어내 놓을 정도가 되는 걸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한다.

모르긴 몰라도 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겠지만,

자신의 치부까진 아니더라도 속내를

털어놓을 정도까진 나와 토리의 관계보단

시간이 훨씬 많이 필요한 거 같다.

토리야 그냥 너 침대에 있으면 안될까?!~

그나저나 글을 쓰다 보니 분리불안은

토리에게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더 심한 거 같은

기분이 드는 건 기분 탓만은 아닌 거 같은데,

사실 나도 오랜만에 맞는 주말엔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고 싶을 때가 있는데, 잠시라도

밖엘 나가지 않으면 내가 불안해져서

안 나갈 수가 없다.

실외배변을 하는 토리를 위해 잠시는 나갈 수

있지만, 그것도 마음이 불편해져서 한 주 동안

날 기다리느라 고생했을(?) 토리를 위해

나의 주말은 기꺼이 배변 외 시간에도

토리를 위해 시간을 쏟아야 그날 저녁

발 뻗고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흘러가는 대로 맡겨 보기로 하자....



매거진의 이전글 체구도 작은데 아픈 곳이 너무 많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