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의 시대에서 ai의 시대로
chatGPT를 통해 코딩은 처음에는 신기했다.
당시 버전은 chatGPT3.0이었고, 질문에 대답을 하는 것 만으로도 재미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유용했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글쎄요...
왜냐하면, 이 친구는 모른다는 말을 하지 못했다.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헛소리를 하기 때문이었다. 이 친구만 믿고 알고리즘을 만들고 코드를 짰는데 안되는 경우가 발생하면 헛소리의 구렁텅이로 빠져들었다.
당시에는 컴퓨터가 헛소리를 한다는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마치 우리 어른들이 말씀하시듯이 뉴스는 거짓말 하지 않는다는 것과 같은 이치랄까?
이전까지 나에게 컴퓨터는 거의 정답만 말하는 존재였다. 물론 가짜정보도 많이 있었겠지만, 주로 내가 받아들이는 정보는 어느정도 바탕이 되는 정보가 있거나 많은 사람들로 부터 인정을 받은 정보들이었다.
블로그나 카페에서 형편없는 정보도 많았다. 하지만, 그런 정보는 단번에 가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것이 검색의 시대의 우리들이었다.
하지만, chatGPT는 달랐다. 너무 확신에 차서 대답하는데 믿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헛웃음이 나왔다.
컴퓨터가 나에게 거짓말을 하네?
검색의 시대에서 ai의 시대에 들어서니 컴퓨터가 나에게 직접적으로 거짓말을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래도 편리하기는 했다. stockflow에서 하는 질문은 답변이 달리는 데 몇일이 걸리는 경우가 많았고, github는 내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이 두개는 모두 영어로 질문하고 영어로 답변을 받아야 했다.
하지만, chatGPT는 한글로 바로 답변을 해줬다. 그것이 설령 거짓일지라도.
인간은 얼마나 간사한가? chatGPT에 맛을 들이니 stockflow와 github에 들어가는 빈도는 눈에띄게 줄어들었다. 코딩을 하는 시간 내내 chatGPT와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났고 그렇게 ai가 만든 코드를 읽는 시간이 늘어났다.
이때부터 내 코딩 실력이 엄청나게 늘었다. 어느순간부터는 chatGPT가 만든 코드를 읽어보는 것 만으로도 이게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정도까지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그러면 나는 다시 방향을 잡아 질문을 수정했고 ai는 꽤 마음에 드는 답변을 내놓았다.
나도 모르는 동안 프롬프트를 쓰는 실력과 코드를 읽어나가는 실력이 이중으로 양성되고 있었다.
초기의 케이브 사피엔스의 컨셉을 설명해보겠다.
유저는 자신의 활동을 업로드하고 그 활동은 자동으로 피드로 등록되었다.
하지만, 활동이 진짜 기록으로 남으려면 앱의 관리자인 나의 승인이 필요했다.
내가 활동을 승인해야 진짜 기록으로 남는 시스템이었다.
활동의 정도에 따라 티어도 있었는데, 토끼, 사슴, 물소, 사자, 사람이었다.
즉, 열심히 활동을 해서 사람까지 레벨업하자는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이런 활동 외에도 운동, 러닝에 대한 알짜 정보들을 앱에 매거진 형식으로 업로드를 했다.
'29cm'가 옷 쇼핑몰이면서 패션에 대한 매거진 기능도 갖추고 있는 것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유저들이 자신들의 활동 외에도 운동 매거진을 보면서 좀 더 '케이브 사피엔스'에 재미를 가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하지만, 당시의 나의 프로그래밍 실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못했다.
그래서 앱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업로드하는 프로세스가 꽤 어려웠다.
여기서 개발자는 함정에 빠진다.
개발자는 자신이 앱을 만들기 때문에 앱을 이용하는 방법을 가장 잘 안다.
하지만, 유저는 앱을 사용하는 방법을 전혀 모르고 깊은 애정도 없기에 알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그래서 개발자는 앱을 이용하는 방법이 쉽다고 생각하지만, 유저는 어렵다고 느끼는 것이다.
유저가 어렵다고 느끼는 순간 그 앱은 수명이 다한것이다.
굳이 어려운 앱을 누가 이용하려 하겠는가?
하지만, 나는 이 사실을 깨닫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어쨋든 내가 지금 말하고 싶은 것은 '케이브 사피엔스'는 유저가 이용하기에 엄청 어려운 앱이었다.
자신이 하는 활동을 선택하고 생성되는 카드를 클릭해서 자신의 활동을 업로드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왜 그렇게 어렵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쉽게 만들 실력이 부족했다.
이런 시간을 갖는 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같이 케이브 사피엔스를 만들기로 했던 다른 2명의 트레이너와의 관계가 소원해졌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들은 정말로 나에게 잘해줬다.
주말에 자신의 자취방에 나를 초대해서 같이 피자를 먹으면서 코딩을 하고 케이브사피엔스의 활동을 알리기 위한 영상작업을 했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는 같이 러닝도 하고 비치요가 강사를 초빙해서 비치요가도 했다.
카페에서 해가 질때까지 작업을 하면서 우리의 밝은 미래를 꿈꿨다.
헬스장에서 일하다 힘들면 잠시 헬스장 밖으로 나와 무슨 작당모의라도 하듯이 계단에 숨어서 '케이브 사피엔스'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지를 의논했다.
우리는 헬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모든 활동을 지원하고 응원하는 그런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그런데 우리가 왜 소원해졌을까?
문제는 나한테 있었다. 그들을 주말에 불러서 일하고 이야기하는데 정작 그들에게 수고비라도 줄 수 없는 현실이 너무 미안했다.
빨리 잘돼서 그들에게 좋은 보상을 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비치요가는 많은 회원을 끌어들이지 못했고, 러닝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오히려 나가는 돈이 더 많았다.
이런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변호사님께서 다시 한번 나에게 물으셨다.
"코치님, 지금도 케이브 사피엔스 투자받아서 해볼 생각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