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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황하는 기이이린 Oct 20. 2021

공무원 막 준비한다면 꼭 읽어보세요!(1편)

공무원을 향한 당신의 각오를 다져줄 한 마디들.

나는 법원직 공무원 준비를 3년간 준비하고 떨어진 전직 공시생이다.


솔직히 떨어진 사람의 준비 글을 봐서 뭐하나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내가 최근 3년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최대한 솔직하게, 간결하게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최근 3년 동안의 이야기이고,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서 배울 것도 충분히 많다. 당신이 공시생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은 사람이라면, 혹은 공부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 한 번쯤 읽어보고 이에 대해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이 글을 통해서 자신의 상황과 많은 것들을 고려해 신중하게 공무원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다.




1. 공무원 시험은 매년 더 어려워지고 있다.


내가 준비했던 년도(18년 초중순 ~ 21년 초)가 꽤 최근이니 아마 지금도 상황은 크게 달라졌을 것 같지 않다. 그래서 내가 공부했을 때를 기준으로 글을 써보겠다. 내가 시험을 보며 매년 느꼈던 것은 공무원 시험이 너무나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 공무원 기출문제들 중에서 4~5년 전 문제만 풀어봐도 알 것이다. 뭐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시험 수준이 깊어지고 난해해지고 있다.(물론 난 내 직렬을 기준으로 말하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직렬이 비슷할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 시험들은 좀 과할 정도로 난이도를 올리고 있다.


그만큼 수험생들의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는 얘기다.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공무원 시장에 사람은 더더욱 몰리고 수험생들의 수준 또한 지속적으로 높아지는데, 뽑는 인원은 큰 차이가 없으니 출제자들은 변별력을 높이기 위해 시험을 더욱 어렵게 낼 수밖에 없다(물론 일부 직렬들은 많아지는 경우도 있음). 참 뭐 같은 현실이다. 뭐 취직이 어려우니 공무원에 몰리는 건 당연한 현상 아니겠는가. 결론적으로 사회에서의 취직이 어려워지는 만큼 공무원의 길도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시험 수준이 어려워질수록 처음 공무원에 입문하는 사람들은 더더욱 단기간 안에 합격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머리가 비상한 일부의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다년간의 공부를 해야 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공무원 준비생의 대부분이 그럴 것 같은데, 법 과목이나 행정학 등 자신 직렬에서 요구되지만 대학에서 전혀 접해보지 않은 과목을 공부해야 되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게다가 2022년부터 행정부 직렬들의 경우 공무원 선택 과목 제도가 폐지되었고, 무조건 각 직렬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야 한다. 그러니 더더욱 공부 기간이 더 걸릴 것이 당연하다.


그렇기에 나이가 많은 사람일수록 공무원 시험의 진입에 신중해야 된다. 요즘에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바로 공무원 시장으로 들어오는 수험생들도 많다고 한다. 유입층의 나이도 많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공무원 시장에서 나이는 무기다. 나이가 어리다면 공무원 공부를 때려치우고 나가더라도 기회가 있지만, 나이가 30대가 넘어가는 순간 사회에서의 기회는 정말 현저하게 적어진다. 나이가 많을수록 리스크는 더더욱 커진다.


요즘 취직이 어마어마하게 힘든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이 더더욱 공무원에 몰리는 것에도 이유가 있다. 그러나 취직이 힘들다고 공무원 시장에 오는 것은 정말 바보짓이다. 공무원도 사회의 대기업, 공기업만큼이나 되기 어렵다는 것을 기억하자. 정말 굳은 결심을 하고 와야 하는 곳이다. 공무원 시장에서의 경쟁은 매년 더 치열해지고, 공무원 시장에서 잉여 인생이 되는 사람들도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매년 시험이 어려워지고 있으니 이를 꼭 염두에 두고 최대한 빠르게 합격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죽도록 공부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과감히 포기하자. 적당히 열심히 했는데도 인생이 위험해지는 상황이 온다.(나처럼)


글쎄, 인원층이 절대적으로 줄어드는 구간이 생기면 어떨지 모르겠다. 매년마다 수능 인구가 줄어드는 것처럼, 절대적으로 인원이 줄어들면 상황이 좀 나아질까? 근데 그게 언제 올진 난 잘 모르겠다. 설마 그거 기대하고 공무원 지금 진입하는 사람은 없겠지.


여러 상황들을 모두 고려한 다음 공무원 공부를 할 거면 굳은 결심을 먹고 되도록 빠르게 시작하자. 내 상황과 환경에 맞춰서 철저하게 계획을 맞추고 애매하거나 어렵다 싶으면 과감하게 포기하자. 오래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데 무턱대고 "난 1년 만에 합격 쌉가능"이러면서 공부 시작하면 진짜 망할 확률이 높다(물론 그런 사람이 얼마나 있겠느냐만은). 특히 인기 있고 워라밸이 좋은 직렬일수록 장기간 공부는 더 확률이 높다. 수준이 매년마다 높아진다는 것을 꼭 유의하자.


냉정하게 판단하자. 내 암기 머리 수준이 대략 어느 정도인지, 내가 준비할 직렬은 어떤 과목이 있는지, 과목당 공부의 양이 많은지 적은 지, 내 국영사 수준은 어느 정도 되는지, 내가 책상에 얼마나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사람인지, 인강비나 교재비가 대략 얼마나 들어가는지, 내가 공부를 얼마나 오래 할 수 있는지, 집에서 금전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 기간이 있는지, 있다면 몇 년 정도가 가능한지, 없다면 현재 내 자본으로 얼마나 준비할 수 있는지, 알바나 일 병행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얼마나 필요한지, 등등등을 모두 생각해보고 공부를 시작하자. 애매하거나 어려워 보인다면 과감히 포기하자. 열심히만 하면 다 될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공무원 시장에서 열심히 안 하는 사람들, 절실하지 않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더 적다. 우리는 살아남아야 한다. 철저한 계획과 고민을 바탕으로 인생을 헛되이 버리지 말자. 이 점 꼭 유의하면서 열심히 공부해 꼭 좋은 날을 맞이하자.



역사학자도 못 푸는 문제가 나와서 논란이 되었던 2018년 7급 국사 시험 문제




2. 직렬을 선택할 때 최근 뽑는 인원을 고려해보자.(공무원에는 운도 필요하다.)


관운이라는 표현을 아는가? 관직에 오를 때 필요한 운을 말한다. 이 관운이라는 게 전반적인 운을 뜻하기는 하지만 나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면서 정말 관운이라는 게 필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던 때가 있다. 바로 매년 뽑는 인원의 수가 달라져 내가 좀 아깝게 떨어졌을 때가 바로 그랬다.


내 경우에는 1년 차 때 시험과 2년 차 때 시험의 합격 인원수가 2배 차이였다. 2년 차 때 합격자 수가 1/2로 적어졌다는 뜻이다. 나는 법원직 공무원 시험을 쳤었는데 1년 차에 1차 필기 합격자가 내 기억으로 대략 408명 정도였다. 그런데 2년 차 때에는 1차 필기 합격자가 210명? 정도였다. 1년 차 때 법원 행정부에서 인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해서 왕창 뽑았는데 인원이 무지하게 많이 남아서 다음 년도에 합격 인원을 대폭 줄여버린 것이다. 나는 결국 2년 차 때 2문제 차이로 떨어졌다. 그때 아쉬웠던 감정들이 너무 기억에 남는다. 작년 인원이면 무조건 합격하고도 차고 넘치는 점수인데 인원수 때문에....라는 큰 아쉬움이 너무나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인원 잉여는 내 3년 차까지도 이어져서 3년 차 인원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물론 인원수가 줄더라도 합격할 사람이 합격하는 건 팩트다. 근데 그건 정말 공부와 암기에 자신 있는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해당된다. 대부분의 합격자들은 커트라인 근처에 몰려있다. 그리고 결국 1~3문제 차이로 떨어지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내가 보통의 평범한 두뇌를 가진 사람이라면, 인원이 반으로 줄었는데 '아 그래도 난 무조건 합격해'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위험하다. 용기를 북돋아주는 용으로는 좋겠지만, 그 이상은 위험하다. 위험하고 처절한 현실이 다가온다는 것을 마음속으로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 막연한 자신감만으로는 모든 것을 그르칠 수 있다.


결국 똑같은 실력을 가지고 있더라도 작년에는 붙었던 사람이 올해는 떨어질 수 있다. 똑같은 난이도라도 년도에 따라 합격 인원이 엄청나게 갈릴 수 있다. 내부 조직의 입장에서는 수험생을 배려할 필요는 없으니 각 직렬마다 필요한 인원만 알아서 뽑는다. 그러나 수험생의 입장에서는 인생을 걸고 하는 일이다 보니 너무나 치명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내 경우에는 정말 치명적이었다. 멘탈이 강하지 않으면 정말 힘들 것이다.


인원 수가 갈리는 것도 직렬마다, 년도마다 상황이 다르니 무조건 인원이 어떻게 될 것이다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인원 수의 증폭이 있을 때마다 내 인생에 치명적인 일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인원의 변경은 대충 정권 교체할 때, 혹은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정책적으로 뭔가 밀 때, 각 부처의 상황에 따라서 조금씩 갈린다. 어쩔 땐 많이. 그런데 공무원 인원을 뽑는 것은 내부 예정자가 아니면 알기가 굉장히 힘들다. 그러니 결국 운이라는 표현이 붙는 것이다. 아주 소수 직렬이 아닌 이상 어떤 직렬이 어떻게 빵꾸가 날지, 혹은 필요가 없을지는 시험 임박 전에는 잘 알 수 없다. 


운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그래도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최대한 위험한 상황은 피해보도록 하자. 자신이 선택한 직렬을 보고 그 전 해 뽑았던 인원수 몇 개년 치를 뽑아놓고 보는 것이 필요하다.(최소 7~10년 이상은 보기를 추천한다.) 변동폭이 큰지, 적은지. 최근 인원수가 많았는지, 적었는지를 보고 인원의 큰 줄기를 잡아놓자. 최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면 각종 직렬별 인터넷 커뮤니티를 뒤져보자. 최근 몇 년간 많이 뽑았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혹은 적게 뽑았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하자. 물론 인원은 절대적으로 내부 사정에 의해 결정되니 절대 몇 사람의 말만 듣고 섣부르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자신이 선택한 직렬에 확신이 없고 긴가민가하다면, 혹은 여러 직렬 중 어떤 것을 할지 모르겠다면 고려사항에 인원도 넣고 고민해보자. 잘못하다간 정말 피눈물 나오는 상황이 생기게 된다.


혹여나 인원 상황이 그리 좋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꼭 원하는 직렬이 있다면 이를 각성제로 사용하자. 정말 죽도록 열심히 하지 않으면 떨어질 것이라는 두려움을 몸에 새기자. 인원은 정말 정말 치명적이다. 괜히 열심히 공부해서 공부 수준을 꽤나 갖춰놓고서도 결국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공무원 공부를 얼마나 열심히 했든, 수준이 어느 정도든 결국 안 한 것만 못한 것이다. 정말 위험한 지표이니 공무원 꼭 열심히 하자. 부디 정말 정말 열심히 해서 공무원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공무원 인원을 정할 때 수험생을 고려하는 부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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