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미국비자를 받을 수 있는데?
오늘은 생리를 해서 배가 너무 아픈 날이었다. 그의 미팅 소리에 3시에 깨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어제는 그가 바람피우는 꿈을 꿨다. 일본 여자애와 마리오 카트(피카츄 버전)를 타며 즐겁게 데이트하는 모습을 제 3자 관찰자 입장에서 볼 수 있었다.
나는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그게 너무 슬프고 화가 나서 울었더니 식당 아주머니가 같이 울어줘서 더 슬펐다. 그에게 보이스톡을 걸어서 “You not gonna see me again never ever.”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가 바람 펴도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던 거와 달리 나는 용서를 하지 않았고 그와 나의 사이의 감정적 교류의 깊이가 그리 깊지 않구나 생각했다.
나이가 먹으면 같이 페스티벌에 공연에 갈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줄 알았으나 그와 함께 한다면 나는 꼼짝없이 집에 갇혀서 요리를 하거나 필라테스를 다니고 도예 수업을 들을 것 같아서 조금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슬퍼졌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많은 공연이 열린다. 이번에 미국에 갈 때도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공연을 하지만 그는 가고 싶다고 하지 않았다. 나는 공연장에 가서 친구를 사귀거나 솔플을 해야 할 운명에 처한 것이다. (내가 미국에 가든 한국에 있든 간에) 이건 중요하지 않다.
그가 돈을 절약하는 것이 가장 스트레스였다. 장난이지만 치실 틀을 씻어서 얼음을 얼렸는데 그의 기발한 생각(?)과 이상한 행동이 합쳐져서 나의 커피를 만드는데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얼음을 하루종일 얼리고 내 물통을 씻어주는 건 좋으나
그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그가 설명하기를, 자기는 준비를 잘하는 다람쥐 같은 사람이라면서 내가 내일 회사에 갈 때 커피가 필요하고 그걸 만들어주면 내가 행복해하는 거 같아서 자기는 준비를 미리 해주는 거라고 했다. 그게 자기의 루틴이라면서.
어제는 자고 있는 그를 방해하지 않기 위해 혼자 맥도널드를 다녀오는 길이였다. 휭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는데 할아버지가 내 엉덩이를 만지고 가는 것이다. 그래서 "할아버지 어딜 만지세요!!!!!!" 라며 소리를 질렀는데 주변에 도와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매우 낙담했다. 출근을 해야 해서 경찰서를 가지 못했고 그에게 말하니 이런 일이 생겨서 매우 미안하다고 전화 통화를 쉬는 시간에 했다.
그가 자고 있을 줄 알았으나 하루종일 레지던스에 있어서 걷다가 왔다고 했는데 그조차도 의심스러워서 내 Trust issue가 문제가 있구나 깨달았다.
새우 볶음밥을 먹으면서 그의 마사지를 받고 오늘 하루는 어땠는지 그가 자고 있을 때 사실 맥도널드를 갔다 왔다 말하고 이런저런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그가 얼음을 준비하는 동안에도 말이다. 우리는 11시경에 잠에 들었고 서로의 팔을 잡고 껴안고 잤는데 나는 그 순간이 좋았다. 다시 아침이 되었고 그가 날 깨워주었다. (새벽에 잠시 깨서 더 자라고 강요당했지만)
오늘 아침엔 같이 만두를 먹고 나갈 채비를 하고 있다가 그 앞에 앉아 몰래 사진을 찍고 있었다. 왜냐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셔츠를 입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자기한테 오라는 손짓을 보내서 무릎에 앉았는데 그는 일 때문에 지쳤는지 내 가슴에 얼굴을 파묻고 키스를 하기 시작했다. 목에도 입술에도.
커피를 마셔서 입냄새가 날까 봐 미안한다 했더니 괜찮다고 하였고 무릎에 앉아 몇 번이고 등을 쓰담쓰담을 하더니 갑자기 일어나라고 하여 우리는 서서 마주 보고 껴안고 있었다.
엄마집에서 반나절을 보내고 그와 함께 남산 공원 산책을 하고 저녁을 만들어 먹었다.
엄마 집에 있는 동안 그와 함께 있는 게 그리우면서도 혼자인 게 좋았는데 그에게 의존하지 않는 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그도 그걸 알고 있고.
내 인생이 그로 가득 차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나는 그 없이도 잘 지내는 편이었다. 그가 항상 필요하다면 너무 비참할 것이다.
남자친구 없이는 못 지내는 여자애들을 얘기하면서 나는 그렇지 않다고 하였다. 그래서 요 며칠 그와 함께 너무 붙어 있어 미안하다고 하니 네가 혼자 있을 시간이 필요하다면 엄마 집에 가겠다 했더니 괜찮다고 말하여서 안심이 되었다.
"나는 너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어."라고 하니 "알고 있어!" 당황스러운 표정으로 그가 대답했다.
우리는 또다시 우리의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비자 걱정을 하지 말라는 그에게 어떻게 비자 걱정을 하지 말라는 거냐고 정확하게 말해보라고 하니 학생이 되게 하거나, 결혼을 하면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미국에 살고 싶어 비자 때문에 결혼을 하고 싶어 했던 전 여자친구가 안다면 뒷목 잡고 쓰러질 말을 그는 아무렇지 않게 했다.
그래서 미국 결혼 비자가 얼마나 얻기 어려운 지 알고 있냐고 하자 가서 인터뷰를 하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그에게 방법이 있으니 그렇게 말하는 거겠지?
사실 걱정하던 부분을 그가 아무렇지 않게 얘기해 줘서 안도감이 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나는 미국에 갈 수 있을까? 그렇다고 내가 미국에 살고 싶은가라고 반문해 본다면 그건 아니다. 나는 아메리칸드림이 전혀 없다.
그에게 걱정하는 부분을 얘기했다. 나는 살면서 공연에 같이 가고 페스티벌에 같이 가는 사람과 내 인생을 함께 하게 될 줄 알았다고 그랬더니 콘서트는 6개월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이벤트라며 매일매일 계속해서 하는 일연의 행위들이 더욱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에 갇혀 요리를 하고 집안일을 할 것 같다고 하니 그가 집안일을 도울 것이며 집에도 갇혀있지 않을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내가 그에 대해 오해했던 부분이 있던 만큼 그가 말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에게 나는 필라테스를 가고 일을 하고 도예 수업을 가는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그가 걱정하는 건 그가 돈이 많다는 건 내기 이미 아는 사실이나 아빠와 오빠가 용돈을 줬던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 재정상태가 엉망이라는 것도. 그래서 그 부분을 자기가 대신하는 삶을 살고 싶지는 않다는 것이다. 내 스스로 재정적 자립감과 독립감을 가져 돈을 운용하는 라이프를 가지기를 바라는 것인데 지금 당장의 나로서는 저축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그가 나를 걱정하고 신뢰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미국에 가면 스스로 일을 찾고 직업을 얻고 병원에 다녀야 한다. 이 모든 것들을 내가 이뤄낼 수 있을까? 30이기에 다시 모든 것을 시작하기에 늦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엄마와 오빠에게서 온전히 떨어져 그리고 나를 baby처럼 케어하지 않는 남자 (나를 좋아하는 건 확실하지만 그만큼 표현이 적은 이 남자 밑에서) 자립심과 독립심을 더욱 키워나가야 하는 나로서는 얼마나 더욱 독립적으로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와 함께 있어도 우리는 각자 할 일을 하고 나는 글을 쓰고 그는 그의 일을 한다. 물론 우리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같이 요리를 하고 잠을 자지만 나와 그는 독립적인 존재이다. 그 점에 대해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그가 언제든지 내 인생에 사라져도 나는 계속해서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