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y baby how are you
그와 사귄 지 240일가량 되면서 우리는 연락을 자주 안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나 일하러 가는 중이야] [ 좋은 하루 보내] 등으로 마무리된달까.
오늘은 일하고 있다는 그에게 이모티콘을 보냈더니 5시간 동안 연락이 안 됐다.
그래서 일을 하고 나서 점심시간에 뭐 하냐고 하니 나에게 말도 안 하고 동료들이랑 저녁을 먹고 이제 호텔 방에 막 돌아왔다고 하는 것이다.
[Wyd]
[Just got back to my hotel room after having dinner with colleagues ]
일단 연락을 안 하고 동료들이랑 놀았던 거에 화남 + 5시간 동안 연락 안 됨 + 그 사이에 텔레그램은 접속함+ 엄마 집이 아닌 호텔 방에 머물고 있음으로 인해 화가 나서 그에게 5시간 2배인 10시간 연락을 씹을 거라고 통보했다.
그러다가 화가 나고 의심이 가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는 거다. 5번 만에 받았지만. 그는 저녁에 샤워를 하는데 알고 보니 샤워 중이었고 계속 의심하는 나에게 처음으로 그는 영상 통화를 했다.
나는 그의 중국인 여자인 친구가 너무나도 싫었는데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에게 물어보니 연락을 했냐 오늘 만났냐 하니 그가 오늘 연락을 했는데 씹혔다고 했다. 이거도 어이가 없었다.
내일은 다른 친구를 만난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가기 위해 모든 약속을 11월로 미루고 친구들과 만나고 있지 않은데 말이다. (미국 갈 돈을 아껴야 해서)
이 상황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졌고 알게 모르게 분노 같은 게 생겨서 스스로 다스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저 막연하게 11일 남은 이 시점에 미국에 가는 게 즐거워야 하는데 내가 포기한 수많은 것들을 생각하면서 그를 원망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생각이 불현듯 들어서 말이다.
솔직한 심정으로 너무 오래 떨어져 있어서 그런지 그가 있든 없든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하겠고 그를 만나러 가는 게 즐겁지 않았고 긴 비행과 세컨더리 룸의 루머에 대한 걱정과 내가 가는데 계획을 전혀 세우지 않는 그가 걱정스러울 지경이었다.
내 마음의 문제일까? 사랑이 식은 걸까? 나는 정말 그의 연락을 10시간 씹고 싶었다. 그리고 그가 자러 가면 5시부터 그가 일어나기 전까지 연락을 잘 안 한다. 저녁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다. 우리가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Hey baby how are you 같은 대화를 하지 않기에 애초에 기대를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