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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완 Dec 03. 2024

삶에는 신용카드가 없다.

행복은 고통을 먹고 자란다. 


고통과 행복은 특이한 관계다. 고통 속에서 행복을 찾기는 어렵다. 공존하기 힘든 관계이지만 연결되어 있다. 고통은 행복을 넣는다. '세상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 한국을 여행했다' 영상으로 우리나라를 뜨겁게 만든 마크맨슨은 '신경 끄기의 기술'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이 결혼하는 사람이 당신과 싸울 사람이다. 당신이 구입하는 집이 당신이 수리할 집이다. 당신이 선택하는 꿈의 직업이 당신에게 스트레스를 줄 직업이다. 어떤 일이건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다시 말해,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는 것은 한편으로 우리의 기분을 해치기 마련이다. 얻음은 곧 잃음이기도 하다. '


 결혼하는 사람이 내가 싸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삶이 한결 편해진다. 특별한 사람과 싸우다는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별한 사람이기에 다를 수밖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것을 받아들이면 쓸데없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또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다른 것이 당연한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과정은 고통이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만큼 고통도 주는 것이 당연한 걸 이해하는 것뿐 아니라, 받아들여야 하는 고통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고통의 과정은 다시 사랑하는 사람과의 새로운 관계라는 행복으로 이어진다.  


30대가 지나면서 모임에 나가면 반복되는 상황이 있다. 결혼을 앞둔 사람들은 결혼 한 사람들을 대단하게 생각한다. 또 아이를 가진 사람은 아이를 낳고 키운 사람들을 대단하게 생각한다. 인생의 커다란 축제인 결혼과 출산 역시 고통스러운 과정들의 결과인 것이다.


'내려놓음'의 자세를 가질 수 있다면, 고통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런 생각으로 오래 마음 챙김을 했다. 하지만 내려놓음이라는 마음의 태도를 얻고 유지하는 과정이 고통이다. 내려놓음은 꾸준한 자기 절제와 수양의 결과물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의 뒤에는 고통으로 가격이 매겨져 있다. 

수요 없는 공급이라는 밈이 된 '박진영'은 24년 만으로 50을 넘었다. 그는 50대에도 춤을 추기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한다. 그는 1일 1식을 한다. 점심만 먹고, 저녁은 일주일에 3일만 먹는다. 16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나오는 생장호르몬을 얻기 위해 고통을 견디는 것이다. 박진영은 고통을 투자해서, 50대에서 춤을 추는 행복을 얻었다. 


삶은 신용카드처럼 후불로 결제가 되지 않는다. 그저 지금을 고통 없이 보내면, 비용을 치르지 않은 우리에게 고통은 이자비용까지 받아간다. 우리에게는 고통을 주체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그리고 그 고통의 정도를 낮춰주는 것은 습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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