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완 Dec 16. 2024

출퇴근 길에 타이머를 켜면, 습관이 달라진다.

꼭 퇴근하는 지하철 안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오후 회의에서 버벅거리며 제대로 답하지 못한 질문이 떠오른다. ‘아는 내용인데 왜 말 못 했어’ 핀잔주듯 딱 맞는 답이 떠오른다. 아쉬움에 눈을 질끈 감고 입술을 꽉 다문다. 이런 적이 처음은 아니다. 출근하는 길에 고민하던 업무의 실마리가, 퇴근하는 길에 빼먹은 일들이 떠오른다. 돌아보면 학생 때도 유난히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하는 공부가 효율이 좋았다. 막상 독서실에서는 집중이 안돼, 지하철로 한 바퀴 돌면서 공부를 해야 하나 고민하기도 했었다. 이런 상황들은 우연이 아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보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라. 

'시간이 없어요' 많은 직장인이 새로운 시도를 못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이해한다. 절대적으로 시간이 적은 것이 사실이지만, 기대치가 높은 것이 주요하다. 현실적으로 낼 수 있는 시간 동안 낼 수 있는 성과가 기대치에 못 미치기 때문에 시간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대만 낮춘다면, 시작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다. 우선 시작만 할 수 있다면, 이야기는 정말 달라진다. 습관을 만들고 싶은 직장인이라면,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길 적극 권한다. 출퇴근 시간을 활용하는 것은 여러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우선 시간이 없다는 핑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습관을 만들 앵커 전략이란 게 있다. 이미 반복하고 있는 행동에 원하는 습관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매일 하는 출근에 새로운 습관을 더하면 더 쉽게 자리 잡을 수 있다. 또한 질문만 미리 준비한다면, 방향 설정하는데 효과적으로 시간을 활용할 수 있다. 


반복적인 행동은 뇌를 이완하여 창의적인 생각을 가능하기 한다. 

자동차 운전 모드가 있듯, 뇌에도 모드가 있다. 우리가 매일 하는 출퇴근길, 화장실에서 뇌는 디폴트 모드가 활성화된다. 이 모드는 몽상, 자기 성찰과 같이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연결하고 창의적 사고를 하는데 적합하다. 인큐베이션 효과라는 것도 있다. 직접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정신적인 휴식을 취할 때 문제에 대한 해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출퇴근 시간에 뇌의 모드가 바뀌어, 정신적 휴식 상태로 들어가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하지만 출퇴근 길 대중교통에 있는 많은 직장인들은 유튜브로 영상을 본다. 출근길에 내게 주는 작은 휴식임을 잘 알지만, 뇌의 입장은 다르다. 영상은 우리에게 감정을 일으킨다. 웃기거나 슬프거나, 대중교통 속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감정을 마음껏 표출할 수 없기에 감정 조절에 의지력을 소모하게 된다. 또 드라마를 보다면, 스토리를 쫓아가고 주인공의 감정을 공감하고 예측하느라 나도 모르게 많은 에너지가 쓴다. 우리는 굉장히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출퇴근 시간을 오히려 에너지를 소모하며 보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매일 아침 10분 정도 걸어서 지하철 역으로 간다. 엘리베이터를 타며, 30분 타이머를 맞춘다. 30분 동안 오늘 쓸 글에 대한 질문을 반복한다. 지하철에 타서도 눈을 감고 질문을 반복한다. 이 분야의 전문가는 김성근 감독이다. '계속 생각하며 걷다 보면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그의 책 <인생은 순간이다>에서 그가 밝힌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비결이다. 그는 풀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걷는다. 2시간 넘는 거리를 걸으며 질문을 반복하며 걸었다.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바로 야구에 적용했다. 새로운 문제에 봉착하면, 그는 다시 걸으며 아이디어를 냈다. 따로 걸을 시간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출근시간을 활용하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준비물은 당신이 시작하고 싶은 분야에 대한 질문이면 된다. 출퇴근 길에 관련된 책을 읽거나, 팟캐스트를 듣거나,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한 가지 팁을 주면, 습관을 만들 때 스마트 워치 타이머 도움이 컸다. 타이머를 시작하면, 어느 장소든 내 습관을 시작하는 장소가 된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나는 퇴근길 지하철 역이다. 타이머로 5분, 15분, 30분으로 쪼개서 계획한 일을 한다. 그 시간들을 엑셀에 표기해, 오늘 하루 스스로에게 얼마의 시간을 투자했는지 추적한다. 이런 과정에 익숙해지면 피곤한 퇴근길에도 타이머만 시작하면, 계획한 일에 쉽게 집중할 수 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