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 1학기 국어 교과서에 아름다운 이야기가 나온다. 제목은 '선생님, 바보 의사 선생님'. 바로 장기려 선생님에 대한 글이다. 긴 문장을 적절하고 자연스럽게 띄어읽는 공부를 한다. 독해의 기본이 되는 띄어읽기의 중요성을 배운다. 선생님을 따라 읽으면서 내용 이해가 쉽고 상상이 잘 된다는 것을 알아간다. 읽고 나서, 아이들이 궁금해한다.
' 장기려 선생님은 어떻게 되었어요?'
' 지금도 살아 계셔요?'
' 의사가 왜 가난해요?' 등등
지식채널 e에 장기려 선생님 영상이 있어서 설명을 덧붙여가며 짧게 짚어준다. 호기심 천국이 되었다.
' 보험이 뭐에요?'
' 어디가 아프셔서 팔을 못쓰시게 된거에요?'
' 누구랑 살았어요?'
갖가지 질문이 쏟아질 때쯤 조용히 묻는다.
' 이렇게 궁금한 게 생길 땐, 어떻게 해야 할까?'
'엄마한테 물어봐요.'
'유튜브를 찾아봐요.'
'좋아, 좋아. 선생님 생각에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칠판에 ㅊ 을 쓴다.(아이들, 아니 내가 자주 사용하는 초성퀴즈!)
이정도 쯤이야. 아이들은 이구동성으로 '책'이요 한다.
'책을 보면 너희들의 궁금증이 다 해결될거야. 그럼 어떻게 할까? 도서관에 가서 빌려보는 것도 좋지만, 선생님은 책을 사는 것을 추천한단다. 저번에 누가 물어봤는데...선생님은 책에 왜 밑줄을 그어요? 음, 그건 읽다가 감동을 받거나 내 생각과 똑같아서 깜짝 놀라거나 평소에 궁금했던 답을 찾았을 때 기뻐서 줄을 긋는단다. 대출한 책은 금방 반납해야하고, 줄도 못긋잖아. 그래서 선생님은 책 사는 걸 추천해.'
'엄마가 책 안사줘요. 집에 있는 거 읽으래요.'
'그래? 그럼 엄마를 설득해야지. 어떻게?'
'책 사주시면 안돼요?라고요?'
'노노노. 부정적으로 묻지 말랬지? 책 사주실 수 있어요? 라고 물어야지.'
'엄마가 도서관에서 빌리라고 하면요?'
' 책을 사야하는 이유를 3가지 정도 말씀드려봐. 설득이지.'
'아~~~~ 밑줄 긋고 싶다고요?'
' 여러 번 읽고 싶어요. 도 이유가 되겠구나.'
아이들 표정이 진지하다. 오늘 집에 가서 잘 얘기해볼 것을 다짐한다. 공부는 이렇게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을 채워가면서 배움이 앎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교과서로 끝내지 않고 더 깊이 더 넓게 펼쳐나가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