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용입니다. 어그로 잘 끌어봤습니다.
언제까지 입으로만 할까? 나의 다이어트 성공은 이번 생 안에 오는 열차이긴 한 걸까? 내 체중은 세 자릿수 언저리. 그래프로 따지면 고도비만에 위치해 있다. 내 몸이 부끄럽다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이제 진짜로 체중을 감량해야 할 때가 되었다. 헬스장 트쌤도 경고하지 않았던가. 아직은 젊어서 그렇지, 계속 이 몸무게로 살아가면 곧 고혈압에 고지혈증이 올 거라고. 꼭 그런 무서운 병이 아니더라도 오래 앉아있으면 허리가 아프고, 많이 걸으면 무릎이 비명을 지른다. 작가의 생명은 허리라던데, 아직 작가 생활을 시작도 못했는데 벌써 허리가 아프면……안돼, 안돼! 다이어트, 허리 건강 지키기 시작이다!
원래 이 정도까진 아니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인스턴트식품을 즐기는 고도비만 여성이 되어있었다. 몸무게가 급격히 불어난 건 첫 번째 다이어트가 실패로 돌아간 뒤다. 2022년 여름쯤일까. '운태기'가 오고, 조금씩 줄어가던 체중이 다시 원상 복귀된 걸 본 뒤, 나는 미친 듯이 음식을 집어먹기 시작했다. 운동은 하지 않고 고칼로리 음식만 먹어대니 살이 찌는 건 당연했고, 거기에 자취까지 시작하자 내 식생활은 그야말로 고탄수고지방의 끝을 달렸다. 대식가인 데다, 음식을 빨리 먹어치우고, 국물요리를 좋아하는 나. 쭉 적어보니 진짜 체세포 하나하나 뜯어고쳐야 하는구나…….
이처럼 운동 vs식단 중 나에게 어려운 건 식단이다. 운동은 재미라도 찾을 수 있지만 식단관리에서 재미라곤 눈곱만큼도 찾기 어렵다. 채소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고구마나 감자를 싫어하는 것도 아니다. 닭가슴살도 이 정도면 잘 먹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도 어렵다, 식단관리는. 건강한 퉁퉁이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나는 그냥 뚱뚱이다. 그리고 이런 식생활로 평생을 살아갈 수는 없다. 다이어트는 평생 습관이라고 한다. 그 말은 운동과 식단은 평생 습관이란 뜻이다. 피자와 콜라를 매일 먹으며 살 수는 없다.
식단과 운동을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도 해보았고, 친구들과 어플을 이용하기도 했다. 둘 다 실패했다. 그렇지만 작가를 꿈꾸는 사람으로서 기록하지 않고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건 좋은 소재를 놓치는 것과 다름없다. 미국에 있는 친구와 의논 끝에 유튜브 브이로그를 해보기로 했다. 돈이나 유명세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기록만을 위한다면 유튜브도 좋은 매체가 될 것 같았다. 브이로그를 찍으려면 내 생활습관을 다 뜯어고쳐야 한다. 너저분한 책상도 정리해야 하고, 집에서만 굴러다니는 습관도 바꿔야 한다. 브이로그를 찍기 위해 준비해야 할 일을 적다 보니 내가 왜 살이 쪘는지 알겠더라. 움직이지 않고 많이 먹기. 살 빼기의 정석인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기의 정확히 반대로 행동하고 있었다. 이젠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