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소년법 개정
1997년 일본 한 중학생이 초등학생들을 잇달아 공격해 두 명을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
가해자는 불과 14세였으며, 언론은 그의 이름 대신 ‘소년 A’라 불렀다. 그는 한 피해 아동의 머리를 절단해 학교 정문 앞에 두었고, “생명이란 무엇인가를 시험해보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 한마디는 일본 사회 전체를 충격과 공포 속에 빠뜨렸다.
사건의 잔혹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소년법의 보호 대상이었다.
당시 일본의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을 받을 수 없다는 조항 때문에, 소년 A는 법정이 아닌 소년원(정확히는 의료소년원)으로 보내졌다.
그곳은 단순한 교정시설이 아니라, 정신치료와 심리치료를 병행하는 기관이었다.
그는 약 7년 동안 치료와 교정 과정을 거친 뒤 2004년 사회로 복귀했다.
이렇게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소년’이라는 이유로 보호받을 수 있는 것일까?
이 질문은 일본의 법과 사회 인식을 바꾸어놓았다.
이 사건은 일본 소년법 개정의 계기가 되었고, 2000년 개정에서 형사처벌 가능 연령을 16세에서 14세로 낮추는 조치가 이루어졌다.
또한 피해자 가족이 재판 과정에 의견을 낼 수 있는 제도도 도입됐다.
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기존의 가치 위에, 피해자와 사회의 정의, 책임의 무게가 함께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다.
개정 전 사형·징역·금고형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검찰 송치가 의무였지만, 개정 후에는 범죄의 종류와 관계없이 고의적 행위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14세 이상 소년은 원칙적으로 검찰에 송치해야 한다는 규정이 신설되었다.
또한, 심판 기록을 열람할 수 있게 되었으며, 16세 이상은 원칙적으로 성인과 같은 재판을 받게 되었다.
고베 소년 A 사건과 같은 중대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소년 A는 정신감정 결과, 정신분열증(조현병)이나 지적장애는 없었지만, 타인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느끼지 못하며 공감 능력의 결여, 충동 조절의 문제, 반사회적 성향이 뚜렷했다고 한다.
그의 가정은 겉보기엔 평범했지만, 부모의 기대와 엄격한 통제 속에서 감정을 억누르고 고립된 아이로 자랐다고 전해진다.
어릴 때부터 동물 학대 등 위험한 행동을 보였으며, 일기에는 “사람을 죽여보고 싶다”, “죽음의 신이 속삭인다”는 문장이 있었다.
정신의학적으로는 정신병이라기보다 인격장애적 성향이 강한 사례로 평가되었다.
당시의 취재자료에 의하면 삼 형제 중 장남인 소년 A는, 아버지가 엄격하고 감정표현이 적은 성격에 어머니는 과보호적이며 감정적, 의존적인 성격이었다고 한다.
이러한 환경이 소년을 정서적 결핍과 공감능력 결여,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게 된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는 환경에서 자라야 하며, 통제보다 대화의 관계가 아이를 인간답게 만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부모가 되고 나서 이 사건을 다시 접하니, 피해자의 부모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부모 입장에서도 생각하게 된다.
만약 내 아이가 피해자였다면, 만약 내 아이가 가해자였다면…
피해자 가족은 지금도 그를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가해자가 2015년 자신의 범행과 삶을 기록한 책 『절가(絶歌)』를 출간했을 때, 그들의 상처는 다시 살아나고 찢겼을 것이다.
게다가 그 책의 인세가 가해자의 손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일본 사회의 분노를 더했다.
(피해자와 가해자 가족 또한 책을 출판했다.)
한편, 가해자의 부모는 “아들을 사람답게 키우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우리에게 있다”며 공개적으로 사죄했다.
하지만 사회의 시선은 냉혹했고, 그들은 세상과의 모든 관계를 끊은 채 현재는 행방을 알 수 없다고 한다.
소년 A는 출소 후 이름을 바꾸고 사회로 돌아와 어디에서 어떤 이름으로 살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2025년 현재 그의 나이는 42세.
법은 그를 보통의 시민으로 되돌렸지만, 사회는 여전히 그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어딘가에서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두려움과 불안, 분노의 감정까지 불러일으킨다.
이 사건뿐만 아니라 지금도 학폭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아이들의 피해자 신상은 공개되어도, 가해자가 소년 소녀라는 이유로 그들의 신상과 범행은 철저히 법에 의해 숨겨지는 현실이, 사회가 진정 누구를 보호하고 있는지 많은 의문을 가지게 된다.
소년법은 그를 보호하고 법이 개정되었지만, 그를 병들게 한 가정과 사회의 책임은 누구도 묻지 않았다.
소년을 보호하는 법이 어디까지 ‘정의’를 담을 수 있을까?
소년의 책임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진정한 갱생과 회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 것일까?
갱생과 회복이라는 것이 있을 수 있을까?
참고: 법무성 「少年法改正について」
https://www.moj.go.jp/houan1/houan_shonenhoy2k_refer01.html
사진 출처: https://president.jp/articles/photo/29559?pn=1
(神戸市の須磨警察署前で、山下恭二写す。兵庫県/神戸市。 1997年6月29日撮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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