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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성희 Jul 14. 2024

유튜브 특별법의 필요성

사적 제재의 문제점에 대한 글을 올린 지 얼마 되지 않아 문제가 터지고 말았다. 천만 유튜버 쯔양이 전 소속사 대표이자 전 남자친구에게 협박과 갈취, 폭행을 당해 온 것을 고백하는 영상이 올라온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사건의 개요는 이러하다. 일명 ‘렉카연합’라 불리는 유튜버들의 쯔양 과거에 대한 폭로 협박이 있었고 그로 인해 금전이 오가는 일이 일어났다. 이 일이 또 다른 사이버레커 ‘가로세로연구소(이하 가세연)’에 의해 폭로되었고 가세연은 쯔양의 녹취를 허락 없이 방송하기까지 했다. 그들의 말로는 정의 구현이었을지 모르지만 피해자 본인의 동의도 없이 방송을 해버리는 바람에 쯔양은 그날 새벽 급하게 사실을 고백하는 방송을 하게 됐다. 여자로서, 인간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이다.

한국일보 논설위원의 김희원 씨는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의 수익모델을 n 번 방에 비유하기도 했다. 정치인, 연예인 등 이름난 이들의 명성을 약점 삼아 불륜, 성폭행, 폭행 등 선정적 의혹을 폭로하면 관음욕구를 가진 이들이 몰려와 그들의 돈벌이 수단이 된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도 그와 다르지 않다. 마치 궁지에 몰린 여린 유튜버를 돕는다는 식으로 포장해 동의도 없이 한 여자의 과거와 상처를 들췄고, 지금도 자기들끼리 누가 정의로운지 떠들며 상대를 비난하고 있다. 한마디로 서로 총질을 해대고 있는 모습이 꼭 홍콩누아르를 떠올리게 한다. (결국 누군가는 죽게 되기 마련이다.)


인터넷 매체, 특히 유튜브의 유해성에 대해 요즘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중에 있었다. 아동용을 따로 설치하거나 창작자가 아동용으로 창작물을 게시하는 방법, 또 신고 이외에 다른 자극적이고 유해한 영상들을 어떻게 걸러낼 수 있으며, 처벌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었다.

아이들이 하는 게임 유튜버임에도 욕설은 기본이고, 생각 없이 넘기다 보면 술 마시며 돈을 구걸하는 사람들도 있고, 술집 아가씨들과 후원을 받으면 시키는 일을 하는 등 기상천외한 라이브 방송들이 있어 혀를 내둘렀다.

물론 유익한 채널들이 더 많고 도움을 많이 받고 있기에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로서 참 난감하고 어려운 순간이 종종 있을 때가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아동용을 보게 했었지만 이는 우회해서 보면 그 어플 자체가 소용이 없었다. 그저 꾸준히 아이들을 예의 주시하고 유해한 콘텐츠는 신고를 눌러주는 일뿐이었기에 자괴감도 들었다.


실제 아이브의 멤버 장원영 씨는 허위 사실로 비방해 온 유뷰브 ‘탈덕수용소’를 운영한 박모 씨에게 민사소송을 제기하고자 했다. 하지만 피고가 누구인지 불분명했다. 박모 씨는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어 소재를 파악하기도 힘들었다. 왜 이렇게 장원영 씨는 박모 씨를 고소하려 했을까?

‘탈덕수용소’는 악명 높은 사이버레커 채널로 연예인들의 근거 없는 루머와 허위사실을 유포해 연예계 측으로부터 수차례 고소를 당했음에도 악의적 행위를 멈추지 않았다. 결국 박모 씨가 만든 영상으로 여론 조작과 선동에 이용되었기에 장원영과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측은 끈기를 갖고 박모 씨를 추적해 온 것이다.

박모 씨의 신원을 알아내기 위해 구글에 3번이나 요청을 했고, 캘리포니아 관할 지방법원에 정보공개청구를 위해 디스커버리 제도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 1억 손해배상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이 내려졌고 스타쉽엔터테인먼트는 다시 형사고소도 진행해 2024년 5월 24일 박 모 씨는 인천지검 형사 1부에 의해 부동산과 예금채권 등 재산 2억 원이 동결 됐으며 법원 판결 이후 범죄수익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 조치할 계획이다.

이것은 운이 좋은 사례일 수도 있다. 때문에 ‘유튜브 특별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늦은 감도 있지만 이제라도 말이 나와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사실 본사 구글이 미국에 있다 보니 실명을 숨기고 이를 악용하는 유튜버의 경우 처벌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위의 탈덕수용수처럼 다른 나라에서 정체를 숨기고 있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긴급한 경우, 피해자에게 손해가 막심한 경우,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나 마약 조직을 소탕하는 것과 같이 연계되어 범죄자를 함께 구속하고 제지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이제 그들의 화살이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까지도 향하고 있다.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방안은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작은 고소 사건의 경우 벌금을 내는 게 대수롭지 않기 때문에 벌금을 내고 콘텐츠를 게시하는 방법을 선택한다고 한다. 그로 인한 수익창출이 더욱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수익을 내지 못하게 하는 페널티를 주게 하는 방법을 생각 안 할 수 없다.


갖은 정성으로 채널을 키우고 정보를 나누는 유튜버들도 많다. 지식을 나누고 팬들에게 받은 사랑만큼 주변 이웃에게 나누는 유튜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일로 ‘초록은 동색’이라는 이미지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참고문헌>

김희원. 가세연의 피 묻은 돈. 한국일보 2021.12.09.

https://m.hankookilbo.com/News/Read/A2021120917140001084


*위 내용은 브런치스토리와 네이버 블로그에서 동시에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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